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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도약 기술’로‘죽음 극복’ 도전까지

‘검색왕’ 구글의 大변신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인류 도약 기술’로‘죽음 극복’ 도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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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래 가치? 애플보다 구글!
  • ● 지주회사 전환하고 ‘혁신기술’ 올인
  • ● 매출 90%가 광고수입…매출 다변화 절실
  • ●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드론, 생명연장…“A부터 Z까지”
무엇을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한국에서는 ‘치킨 빅데이터’를 기준 삼아 열풍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치킨’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꾸준하게 많이 언급되는 단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는 “허니버터칩, 설현 등의 경우에서 치킨보다 언급량이 많아질 때 대중이 해당 대상을 열풍으로 인지하는 경향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한다.

이런 기준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2016년 3월의 열풍이었다. 다음소프트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내내 이 9단과 알파고는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치킨보다 언급량이 훨씬 많았다. 특히 이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둔 3월 13일 4국 때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언급량이 치킨보다 40배나 많았다.

알파고 열풍은 구글로도 전이됐다. 사실 구글은 전 세계를 장악한 검색왕이지만 유독 한국에선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빅데이터로 보더라도 늘 삼성보다 적게 언급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초부터 4월 11일까지 언급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삼성-구글 간 언급량 격차가 1.8배에서 1.1배로 줄었다. 대국이 벌어진 3월에는 삼성보다 구글에 대한 언급량이 더 많았다. 최재원 이사는 “3월 대국 이후 구글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구글은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가, 왜 검색회사가 ‘인공지능’ 개발에까지 나섰는가.

1998년 스물다섯 동갑내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친구네 집 차고에서 세운 구글은 20년도 채 되지 않아 시가총액 600조 원의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글의 2015년 매출은 우리 돈으로 85조 원, 영업이익은 26조 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600조 공룡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 같은 거대 왕국을 세웠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70%가 넘고, 구글이 서비스하는 e메일, 지도, 유튜브 등의 사용자는 10억 명이 넘는다.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는 14억 대 이상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구글을 피해갈 방도가 없다.

‘공룡’ 구글은 지난해 10월 ‘제2의 창업’이라 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을 세우고 그 아래에 자회사 구글, 구글 캐피털, 구글 벤처스, 구글 X, 칼리코(Calico), 네스트(Nest), 파이버(Fiber) 등을 두었다. 구글이 기존 주력 사업인 인터넷 검색, 유튜브, 지도, e메일,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운영체계) 등을 그대로 맡고, 알파벳과 나머지 회사들은 ‘미래 기술’에 매진한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2014년 구글에 인수)도 이런 자회사 중 하나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첫 실적 발표를 한 올해 2월 1일, 시장은 구글에 애플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선사했다. 이날 구글은 2015년 4분기 매출이 213억2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광고 매출도 19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발표 이후 구글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5650억 달러에 도달, 지난 몇 년간 부동의 1위였던 애플(5390억 달러)을 눌렀다. 그런데 애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는 구글보다 3배 이상 크다. 이 아이러니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보다 미래 전망에서 애플보다 알파벳에 더 기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류에게 유용한 모든 기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0억 명은 현재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 이들 40억 명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하려면? 구글이 내놓은 답은 간단히 말해 이렇다. ‘와이파이 공유기를 풍선에 넣고 하늘 높이 띄운다.’ 바로 룬 프로젝트(Loon Project)다. 고도 20~30km의 성층권에 공유기를 장착한 열기구 하나만 띄우면, 서울 시내 전역에서 LTE급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인류 도약 기술’을 개발하는 구글X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약을 맺고 구체적인 프로젝트 실현에 나섰다. KT나 SK텔레콤 같은 이동통신회사가 하던 망 구축 사업을 저개발국에서 구글이 하는 것이다.

구글이 도전하는 ‘기상천외한’ 신사업은 룬 프로젝트 말고도 셀 수 없이 많다. 지주회사 이름이 ‘알파벳’이고 알파벳의 홈페이지 주소가 abc.xyz인 것에서 짐작되듯 구글은 인류에게 유용한 모든 기술을 A부터 Z까지 제 손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너무 유명해 이미 ‘고전’이 된 듯한 느낌이고, 바둑을 제패한 알파고는 스타크래프트를 거쳐 기상예보, 의료진단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이사회 의장은 지난 2월 다보스 포럼에서 “앞으로는 인터넷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오면 모든 기기에 인터넷이 연결돼 인터넷이 전기나 공기처럼 존재하는데도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알파벳 자회사 중 네스트, 파이버, 사이드워크 랩스 등이 구글의 IoT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특히 스마트홈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네스트는 아이팟을 탄생시킨 토니 파텔 등 애플 출신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주목받고 있다.

구글 X와 칼리코는 좀 더 먼 미래를 바라보는 문샷(MoonShot)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문샷이란 ‘달을 보고 싶다면 망원경을 닦을 게 아니라 달로 로켓을 쏘아 올려라’라는 의미다. 즉,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적 도전으로 큰 폭의 기술 발전을 이룬다는 뜻이다.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구글 X의 대표 작품으로는 자율주행차,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위한 구글 글래스, 룬 프로젝트, 하늘에 띄운 풍력발전기 마카니 파워(Makani Power), 2족 혹은 4족 보행 로봇 등”이라며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프로젝트가 실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 시스템을 바꾼다

칼리코는 인간의 노화와 관련된 질병 및 치료를 연구한다. 칼리코는 이미 당뇨병 환자의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양병석 연구원은 “심지어 칼리코의 목표는 ‘죽음을 극복하는 것’으로 소개된다”며 “구글은 인류가 가진 큰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착실히 행동에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의 저자 이즈미다 료스케는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가지고 ‘도시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한다. 구글이 ‘자율주행차가 일으킬 사회 시스템의 대변화를 미리 간파’했으며, ‘자율주행차야말로 구글이 그리는 좀 더 스마트한 사회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로 본다’는 것이다. 상상해보자.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할 필요가 없다면 주차장도, 기차역도 지금만큼, 지금의 형태로 필요하지 않다.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도 없다. 달리는 차를 업무 공간으로, 혹은 주거 공간으로 꾸밀 수도 있다. 우리 생활과 도시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래리 페이지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출사표를 던지며 “많은 사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것이 구글의 꿈이고 비전이겠지만, 장부를 보며 냉정하게 말하자면 구글의 과제는 광고수익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다. 매출 면에서만 보자면 구글은 현재 ‘인터넷 광고 회사’다.

2015년 구글의 광고 매출은 673억9000만 달러로 구글 매출의 90%를 차지했다. 구글은 검색 광고뿐만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을 감상할 때 그 앞에 붙는 광고 등으로 매년 매출을 크게 늘려나가는 추세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라는 쟁쟁한 경쟁자가 있는 모바일 등에서는 굵직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상기 세종대 교수는 알파벳 출범 배경으로 △기존 구글의 미래 성장에 대해 투자자들이 가진 의문을 해소하고 △다양한 신규 사업 추진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며 △인재를 유지 및 확보하기 위함으로 본다(‘알파벳으로 다시 시작하는 구글 창업자들’, 한국인터넷진흥원, 2015년 8월).

구글의 신사업들은 아직 돈을 벌어들이지는 않는다. 알파벳은 구글 이외의 사업에서 4억4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그보다 8배 많은 35억6700만 달러의 영업 손실을 냈다. 신사업 부문 적자가 이렇게 큰데도 괜찮은 것은 구글이 그간 벌어놓은 돈이 엄청나고, 지금도 광고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열정적으로 의심하라”

룬 프로젝트 등이 잘돼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한다면, 자율주행차가 실현돼 사람들이 이동하는 시간에 운전하는 대신 인터넷을 한다면 구글 사용량은 폭증할 것이고 그에 비례해 구글 수익도 급증할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선순환이 정착될 때까지 구글의 자금력이 버텨주고 투자자들이 양해해주는 것이다.

물론 구글과 구글이 꿈꾸는 미래 사회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은 다국적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수익우회세(Diverted Profits Tax)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데, 이 세금의 별칭이 ‘구글세(Google Tax)’다. 안 그래도 전 세계인의 구글 의존도가 너무나 높은데 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저개발 국가들마저 구글에 종속된다면? 지구인 개개인의 정보를 너무나 많이 알고 있는 구글이 ‘21세기의 빅브라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판단 착오로 버스와 접촉사고를 냈다. 이 일은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를 낼 경우 그 책임은 차주(車主), 제조회사, 제조회사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납품한 회사 중 누가 져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안겼다. 이처럼 구글의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른데그에 대응하는 사회 시스템의 변화는 느리다.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강연에서 구글X를 이끄는 애스트로 텔러는 구글X 연구소의 일상을 소개하며 “열정적으로 의심하는 것은 낙관주의의 완벽한 파트너(Enthusiastic skepticism is optimism's perfect partner)”라고 했다. 이는 구글이 말도 안 돼 보이는 신기술을 연구할 때뿐만 아니라, 그런 구글을 어떻게 소화하고 대비해야 할지 당혹스러운 인류에게도 유용한 지침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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