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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반기문 大검증

“다각적 고려하는 합리적 리더” “사상 최악 총장이 대통령감?”

자질·리더십·행정능력 다면평가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다각적 고려하는 합리적 리더” “사상 최악 총장이 대통령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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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정실 인사 논란

유엔에서 30년간 근무하고 지난 3월 사직한 앤서니 밴버리 전 유엔 사무차장보는 미국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유엔 조직은 가입국들이 낸 엄청난 분담금과 인류의 염원을 빨아들여 흔적도 없이 만드는 블랙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급박하게 필요한 직원 채용에 1년 이상 걸리는 꽉 막힌 인사제도, 정치적 편의에 따라 내려지는 유엔의 결정, 주둔 지역 소녀들을 강간·학대하는 평화유지군의 무책임한 행태 등을 언급하며 “새 사무총장은 진정으로 개혁에 정진하는 지도자여야 한다”고 희망했다.

유엔은 인권단체로부터도 자주 비판을 받는다. 그 톤은 비슷하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011년 1월 24일 연차보고서에서 “반기문은 국제적 지위가 비교적 낮은 인권침해국은 강하게 비난하지만 중국 같은 대국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초에도 인권단체의 맹비난을 받았다. 유엔이 4월에 세계 아동인권 침해에 관한 보고서를 펴내면서 사우디를 아동인권 침해국 명단에 올렸는데, 사우디 정부가 수억 달러에 달하는 유엔 공여금을 내지 않겠다고 협박하자 한시적으로 명단에서 삭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6월 11일자 사설에서 “사우디에 굴복했다며 반 총장을 비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놀라운 것은 반 총장이 이를 공개하고 압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이미 위험에 처한 팔레스타인, 남수단, 시리아 등지의 어린이들이 (사우디의 재정 지원 중단으로) 더욱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며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한 결정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유엔 내 정실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반 총장의 사위(딸 현희 씨 남편)인 시드하트 채터지는 2013년 12월 케냐유엔인구기금(UNPFK) 책임자로 임명됐다. 그는 인도 특수부대 출신으로 1997년 유엔에 채용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라크 등에서 평화유지군으로 복무했다. 2000년에는 남수단의 유엔아동기금(UNICEF) 대표로 발탁됐고, 다퍼에서 근무할 때 같은 유니세프에 근무하던 현희 씨를 만나 2006년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2007년 채터지의 유엔 산하기관 이라크 책임자 발령, 2009년 덴마크 유엔프로젝트지원처(UNOPS) 지역 책임자 승진 발령 등이 정실인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07년 채터지의 인사를 단행한 당시 유엔 이라크 특사 스테판 미스투라는 “이라크 내 유엔 조직의 확장을 감독할 수 있는 채터지의 군사 분야 경험이 필요해 그에게 일을 맡겼다”고 해명했다. 채터지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늘 행동에 조심했고 직책에 충실했다”며 정실 인사 의혹을 부인했다.

“다각적 고려하는 합리적 리더”  “사상 최악 총장이 대통령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부부가 5월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인근에서 기념 식수를 했다. [동아일보]

“정확하게 짚었지만…”

국내에선 그에 대한 비판이 주로 야권에서 나온다. 반 총장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외교보좌관과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고도 현재 여권에 기운 듯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정치를 오래했지만 외교관은 정치에 탤런트가 맞지 않다. 외교도 중요하지만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다.”(이해찬 의원, 6월 5일 워싱턴 발언)

“(반기문 사무총장의 대권 행보는) 국가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다. (…) 함께 내각에 있을 때 대한민국을 책임질 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정세균 국회의장, 5월 30일 라디오 인터뷰)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기름칠한 장어답게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잘도 빠져나갔다. 그러나 내년에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정치세력 없이 언론과 여론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전직 장관 출신 인사, 6월 1일 ‘신동아’ 인터뷰)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다음은 윤평중 한신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반 총장이 5월 방한했을 때 ‘사회통합’을 화두로 내세웠다.

“한국 사회에 결여된 부분을 정확하게 짚었다. 우리 사회는 사회통합이 필요한 임계점에 도달했다. 선정적으로 말하면, ‘격차사회’가 공고해질 것인지의 갈림길에 섰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피폐해졌다. 그로 인해 불행감, 박탈감, 소외감 등의 문제가 불거진다. 구의역 사건, 강남역 사건 등도 그런 징후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잘못된 현실을 거부하는 힘이 있다. 4·19혁명, 6월 민주화운동 같은 현대사가 이를 증명한다.”

▼ 반 총장이 그런 통합을 이뤄낼 적임자라고 보나.

“외교관으로 있을 때는 한국적인 시스템에서 자신의 색깔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일하며 자기 색깔을 냈어야 한다. 기후변화 협정은 업적으로 볼 수 있지만, 대체로 존재감이 약했다. 조정 능력, 의제 실천 능력, 인류의 고통을 덜어주는 행보가 부족했다. 국제정치가 강대국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객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물길을 내는 사람이 진짜 리더다. 국제분쟁 현장에 대처하는 게 유엔 사무총장의 핵심 임무인데, 그걸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통합 능력은 증명된 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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