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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 강지남 기자, 송홍근 기자, 이혜민 기자,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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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
자원활동가 김옥라 구술채록


청현문화재단 지음
청강문화산업대학교출판부
319쪽 / 2만2000원 
10년, 20년, 30년 목표 세우기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자기계발서 저자들은 목표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발전 ‘속도’와 ‘정도’ 면에서 차이가 난다며 ‘장기 목표 세우기’를 권했다. 덕분에 하루살이들은 삶의 의미를 찾았지만, 원대한 목표만 상상하다 오늘과 내일을 놓치는 경우도 생겼다.

이 책은 ‘목표 세우기’ 대신 ‘오늘 잘 살기’ 전략을 취한 자원활동가 김옥라(98) 씨의 구술채록기다. 1세대 자원활동가이자 사회봉사계의 대모인 그는 강원 간성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길에 오른 뒤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소녀단(한국서울스카우트연맹)을 이끌고, 한국교회 여성연합회 회장,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회장, 세계감리교 여성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봉사단체를 만들어 자원봉사, 호스피스, 웰다잉 이슈를 제기한 마음은 이랬다.  

“사람들 안에는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다 있거든요. 인생은 짧아요. 세상만사 다 집어치우고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지 말고 열심히 살자, 무슨 일이든 찾아서 하고 내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열심히 살자. 그렇게 살았어요.”(52쪽)

“인생의 위기도 많이 겪으면서 느낀 게 뭔가 하면, 내가 태어날 때의 세상보다는 떠날 때의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기를, 나의 존재로 인해서 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살아줬으면 하는 거예요.”(311쪽)



책에 실린 구술을 비롯한 기사, 사진, 글을 보면 만화 ‘미생’에 나온 “오늘 하루도 진하게 보냈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다만 자원활동가로서의 노력과 성취에 주목하다 보니 네 아들의 엄마로서의 일상은 축약됐다. 굽이굽이 위기를 겪으며 활동 지속 여부를 고민한 생생한 대목이 빠졌다. 두 역할을 병행할 수 있게 도운 동력을 설명했다면 많은 이에게 자극이 됐을 텐데 아쉽다. 어쩌면 그 동력이 연대의식이었기에 풀어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떡을 하면 온 동네가 나눠 먹고, 장례가 나면 온 동네가 초상집이 돼서 도와주고, 이런 정신이 우리나라 국민 속에 있거든요. 그거를 발휘하자 싶더라고요. 또 우리나라는 고급 유휴인력도 많다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자원봉사로 돌리자, 이런 생각을 하니 속에서 불이 나면서…. 나도 마찬가지지만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들 사회에 진 빚이 있기 때문에 환원할 의무가 있는 거예요.”(279쪽)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글쓰기 동서대전

한정주 지음
김영사
688쪽 / 1만 9000원 ‘한비자’와 ‘군주론’을 더불어 읽어본 적이 있다면 시공간의 차이를 떠나 그 유사성에 놀랄 것이다. 한비자가 진시황이라는 군주를 통해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잠재우려 했다면 마키아벨리는 체사레 보르자라는 군주를 모델로 이탈리아 통일을 위한 정치철학을 제시하려 했다. 그 시공간적 차이를 고려할 때 ‘한비자’와 ‘군주론’의 유사성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할 수도 있으나 18세기를 전후한 동서양의 지성사를 살펴보면 백과사전식 서술의 발흥, 소품문의 등장 등 똑같은 흐름이 발견된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 外
세월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김우식 지음
웅진윙스
272쪽 / 1만4000원
연세대 총장, 대통령비서실장,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우식의 꿈과 좌절, 도전과 성취가 담겼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어느 사회든, 그 사회를 만든 어른 세대의 삶의 지혜는 뒤에 오는 세대에게 귀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그가 이룬 성취가 큰 경우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젊음을 갈망하고 늙음을 백안시한다. ‘어른들’이 전해주는 삶의 지혜는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가는 우리 사회가 소중히 여겨야 할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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