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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 중국은 적인가, 친구인가

“한미동맹은 사활 걸린 문제”라고 中에 선 그어야

윤영관 前 외교장관의 ‘對中 외교’ 조언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한미동맹은 사활 걸린 문제”라고 中에 선 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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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채널 90개

“거의 모든 국제정치학자의 관심사지만 답변이 서로 엇갈리고 정답은 없는, 열려 있는 질문이다. 변수가 여럿이라고 본다. 세계경제가 호황으로 가는지, 불황으로 가는지, 계속 침체되는지, 다시 활성화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경제가 좋아질 경우엔 세계화 현상이 심화하고 협력적 분위기가 강화되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반대로 경제가 지금처럼 나쁘면 내셔널리즘, 고립주의가 강화될 소지가 크다. 중국이나 미국의 국내 정치 변수,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어떤 인물이 리더로 등장하는지도 중요하다. 중국과 미국 내 정치 세력의 역학구도는 또 다른 변수다. 역외 변수로는 테러리즘, 난민 문제 등이 있다.

미·중이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긍정적 시나리오다. 미·중 관계는 협력과 경쟁의 측면을 함께 가졌다. 지속적 협력은 협력·경쟁의 측면 중 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을 뜻한다.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현재 미·중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이 9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보 영역에서는 경쟁하지만 다른 이슈로는 협력해왔고, 그러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양국 모두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낙관론자들은 상호 의존도 심화에 따라 미중 관계에서 협력이 강화되리라고 보는데,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질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 독일이라는 상승 대국과 기존의 제국인 영국, 두 세력을 중심으로 유럽 질서가 양 진영으로 나뉘고, 갈등과 대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세계대전으로 폭발한 것처럼 미·중이 충돌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권위주의적 통치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해 성장이 과거처럼 이뤄지지 않고 정치적 자유마저 지금처럼 제한받는 상황이라면 중국 국민의 불만을 돌리는 수단으로 공세적 대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19세기 패권국 영국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쇠퇴한 반면 독일은 1871년 통일 이후 국력이 확대됐다. 패권 전반기에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의 신기술 등을 바탕으로 산업의 우위를 활용한 국제무역을 통해 국부를 창출했으나, 패권 후반기에 이르러 자본을 해외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경제로 변모했다. 산업 경제에서 투자 경제로 이행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패권국이 쇠퇴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모습이다.



3차례 영토 분할된 폴란드

▼ 사드 배치와 그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은 향후 동아시아에서 협력보다는 갈등, 다시 말해 미·중의 양극화가 촉진될 기미로 읽힌다.   

“2008년 이후로는 뭐라고 할까, 미·중 관계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우는 추세가 나타나는 듯하다. 미·중 관계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인사로는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를 들 수 있다. 그는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려고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가 군사적으로 충돌할 것이라고 본다.

학자로서 중국에 가서 얘기할 때, 제1차 세계대전 이전 빌헬름 2세가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해 역설적으로 독일을 포위하는 연합 전선을 만들게 한 경험을 중국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중국이 지나치게 공세적으로, 또는 절대 안보의 차원에서만 현안에 접근하면 주변국이 두려워할 것이며 종국엔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친다는 얘기를 해준 것이다.”

‘미·중 충돌 불가피론자’인 미어샤이머 교수는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두 나라로 한국과 폴란드를 꼽는다. 폴란드는 3차례 영토가 분할돼 떨어져 나갔으며 123년 동안 주권을 잃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한국이 ‘안보의 미국’과 ‘경제의 중국’ 사이에서 어느 쪽에 설지 결정할 시기가 다가온다고 본다.  

▼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고립주의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껏 얘기한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 것 같다.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길 것 같다. 미국 학자들의 얘기대로라면 그는 국제정치나 외교 분야에 안목이 없는 사람이다. 단기적 계산, 다시 말해 이득이 얼마고, 손해가 얼마인지 따져 계산하는 방식으로 모든 일을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시도다. 고립주의를 내걸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빠져나가면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이다. 한미동맹, 미일동맹이 약화하면 한국과 일본은 핵 옵션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동아시아 국제정치는 한층 불확실하고 불안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다뤄야 하는 한국 처지에선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방위비 분담을 어떻게 할지 같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큰 맥락에서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너희도 들여다보지 않나”

“한미동맹은 사활 걸린 문제”라고 中에 선 그어야

지난해 9월 3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동아일보]

▼ 중국 일각에서 “한국은 반드시 보복당한다”는 둥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은 민주주의, 인권, 자유 등 한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도 아니다. 종국엔 한미동맹의 강화, 심화 외엔 해법이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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