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집 | 崔&朴 슈퍼게이트

崔그룹, ‘뻣뻣한’ 남재준 경질 “내가 류길재 장관 만들었다”<정호성>

최순실 그룹, 국정원·대북정책에도 개입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崔그룹, ‘뻣뻣한’ 남재준 경질 “내가 류길재 장관 만들었다”<정호성>

3/3

청와대 인사 압력

청와대가 교체를 요구한 인물은 총무국장으로 발령받은 K씨. 남 전 원장과 독대한 C씨와 마찬가지로 국내 정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국내 정보를 분석·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되리라던 그가 총무국장으로 발령받은 것은 “K씨를 국내 정보 업무에서 배제하라”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K씨를 퇴직시키라고 요구했다. 결국 K씨는 총무국장 발령이 취소되고 보직에서 물러나 대기하다 2014년 말 국정원을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친분이 있는 데다 정윤회 씨의 행보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3인방에게 찍혔다는 얘기가 나왔다. K씨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청와대를 나온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연이 깊다. 조 전 비서관이 김성호 국정원장(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장 특보로 일할 때 K씨가 국정원장 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조 전 비서관은 1994년 박지만 회장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을 때 피의자와 담당 검사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박근혜 청와대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된 조 전 비서관과 국정원 국내 정보 분석 담당(1급)으로 일한 K씨는 직무 동선(動線)도 일부 겹친다.

K씨가 맡을 것으로 유력시되던 국정원 국내보안 요직은 국정원 2차장 산하 국내 파트가 수집한 주요 정보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른바 비선 실세들은 K씨가 핵심 정보가 모이는 노른자위 직위에 있는 것을 용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K씨를 찍어낸 자리에 C씨가 임명됐다. C씨는 국정원에서 국회를 담당할 때 3인방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C씨는 현재도 같은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일보’는 11월 14일 “국가정보원 간부가 안봉근 전 비서관을 안가에서 수차례 만나 최순실 씨에 대한 국정원 내부 정보를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면서 “국정원 직원을 통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도 ‘비선 보고’ 하고, 국정원 다른 직원들의 최씨 관련 조사를 차단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지목한 간부가 바로 C씨다. ‘남 전 원장이 박 대통령 비선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는 C씨를 여러 차례 자르려고 시도했으나 무산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남 전 원장은 초기에 한번 그를 자르려고 했으나 종국엔 보직을 줬다. 채널A는 11월 14일 “C씨가 국정원장을 무시하고 우병우 전 수석에게 직보했다” “C씨가 국정원장이 새로 임명될 때마다 살생부를 내밀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견제 세력 사라지다

전직 국정원 고위인사는 “이병기 원장이 취임하면서 3인방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이병기 원장의 청문회 준비 멤버에 C씨가 못 들어갔는데 친박 실세가 천거해 C씨가 뒤늦게 청문회 준비 멤버가 됐다. C씨는 이 원장에게도 남 전 원장한테 보인 것과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원장님 이래야 합니다, 저래야 합니다’ 하니 이 원장이 기가 막혀 했다. 그래서 결국은 C씨를 쳐내고 활용하지 않았는데 그 인사가 뒤집힌 것이다.”    

국정원, 경찰 등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에서 비선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말부터라고 한다. 당시에는 최순실 씨가 아니라 정윤회 씨가 청와대를 드나든다는 말이 돌았다.

“3주에 한 번꼴로 청와대에 들어왔다고 했다. 처음에는 박지만 회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박 회장의 일정 및 동선과 맞지 않았다. 박 회장에게 직접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박 회장을 만났는데 ‘나는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구겠냐고 물었더니 박 회장은 ‘정윤회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 후 청와대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이 원대 복귀하는 일이 벌어진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사퇴설도 불거졌다. 이어서 터진 게 이른바 ‘십상시 문건’ 사태다.”  

박 회장이 국정원 고위층에 정윤회 씨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도 사실로 확인된다. 박 회장은 청와대에도 같은 뜻을 전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정윤회의 박지만 미행’ 건에 관한 조사를 박관천 전 경정에게 지시한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처벌받은 박 전 경정이 “최순실 씨가 권력서열 1위, 정윤회 씨가 2위,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한 말이 다시금 주목받는 까닭이다. 조응천 전 비서관, 박관천 전 경정, K씨, 박지만 회장과 선이 닿는 인사들이 공직을 떠나면서 최순실 그룹을 파헤치거나 견제할 만한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

최순실 씨 개입 의혹이 제기된 기무사령관 교체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지만 회장의 육사 37기 동기생인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2013년 10월 기무사령관으로 부임했다가 1년 만인 2014년 10월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좌천된 후 지난해 군복을 벗었다. 최순실 그룹의 전횡을 인지하거나 견제할 ‘박지만 인맥’을 거세하는 차원의 경질성 교체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윤회 문건 재수사해야”

“대한승마협회 문제와 독도 방문 등 정윤회 씨의 활동을 추적한 정보를 수집한 주체들은 최순실 그룹에 목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검찰은 최순실 사건뿐만 아니라 정윤회 문건 사건도 재수사해야 한다. 최순실과 이혼하기 전 정윤회의 국정 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2014년 국정원 인사가 박지만 회장과 직접 접촉하는 등 ‘최순실 그룹’ 비선에 대한 경보음은 곳곳에서 울렸다. 박 회장과 면담한 것으로 지목된 당시 국정원 인사는 “정윤회 사건이 났을 때 박 회장이 내가 조언한 대로 분명하게 치고 나가서 3인방을 잘라내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이렇게까지 밀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신동아 2016년 12월호

3/3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목록 닫기

崔그룹, ‘뻣뻣한’ 남재준 경질 “내가 류길재 장관 만들었다”<정호성>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