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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다?

솔직한 원자력 이야기

  • 김명현 |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해법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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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자신감의 문제

반감기가 수백만 년이란 뜻은 ‘수백만 년을 기다려도 그 양이 좀처럼 줄지 않고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이죠.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방사선을 내놓는다는 뜻입니다. 이 물질들이 혹시 잘못돼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면 치명적일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방사성폐기물은 굉장히 안전한 곳에 두고 격리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우리에게 속 시원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 지금까지는 꽁꽁 싸서 땅속 깊숙이 파묻어버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어려운 기술일까요. 사실 어렵지는 않습니다. 요즘 기술로 방사성폐기물이 아무리 센 방사선을 내놓더라도 그것을 잘 차폐(遮蔽)해 땅속 깊이 묻는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요. 인류가 만들어낸 건축물 중 5000년 이상을 거뜬히 견뎌내는 것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그것을 버릴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방사성폐기물의 안전성을 5000년 이상 보증한다’는 확신이 없는 겁니다. 따라서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원자력의 가장 큰 단점인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자신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결 방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합니다. 그중 한 방법으로 폐기물을 땅속에 버리지 말고 원자로에 도로 집어넣어 태워 없애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도 방법은 알려져 있지만, 역시 자신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욱이 방사성폐기물을 화학적으로 처리하고 그것을 다시 원자로에 넣는 과정에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기에 많은 나라가 꺼리고 있습니다.





과장된 위험

해법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다?

미국 양키로 발전소 [미국 양키로 발전소]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쉽게 결론내지 못하는, 우리에게 남은 숙제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언젠가 풀릴 수 있는 숙제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원자력의 또 다른 단점은 위험성입니다. 많은 분이 이해하시고 계시겠죠. 원자력발전소 하면 원자폭탄 터지는 것,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 또한 가깝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떠올릴 겁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난 사고를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이 원자력을 위험하다고 느끼겠죠.    

그런데 사실 통계를 보면 원자력발전소로 인해 사람이 사망한 사건은 몇 건 되지 않습니다. 체르노빌 사건 이외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은 다소 과장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원자력을 연구하는 저 같은 사람들에겐 책임이 없느냐. 그렇지 않죠. 일반인이 납득할 만큼 원자력의 안전성을 설명하지 못해 신뢰감을 주지 못했으니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겁니다.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는 적어도 지금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자신하는데, 대중과의 소통 부족으로 그런 것들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살펴볼 원자력발전의 단점은 뭘까요. 미지수가 많다는 건데요. 그중 가장 큰 미지수가 바로 원전 해체 비용입니다. 즉 언젠가는 원자력발전소가 정지되고 그것을 해체, 처분하려면 많은 문제가 생겨나 해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가정인데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최근 미국의 양키로(Yankee Rowe) 발전소를 완전히 해체해 환경 복원까지 한 사례가 있습니다. 몇 천억 원을 들여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는 사람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경이 복원됐습니다. 원자력발전소 해체 및 해체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법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다?
김 명 현
● 1958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졸업, 미국 MIT 박사(원자력공학)
● 前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KBS 객원해설위원
● 現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원자로센터장





신동아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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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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