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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폐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공시 포기를 삶의 전환점으로” “공시 실패하면 인생 막장”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공시폐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공시폐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대한민국 청년들은 스스로를 ‘N포 세대’라고 자조합니다. 기존 3포·5포·7포에서 더 나아가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죠. 그런데 요즘은 다시 ‘1포 세대’로 돌아갔다고 하네요. 포기해야 하는 한 가지는 ‘이번 생(生)’입니다. 이미 청년들 사이에선 “이번 생은 틀렸어”라는 ‘웃픈’ 신조어가 돌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에 발목 잡힌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청년 10명 중 4명은 공시(공무원 시험)를 준비합니다. 공시생이 급증하는 만큼 ‘공시 폐인’도 늘고 있는데요. 장기간 공시를 준비하며 젊은 시절을 책상 앞에서 보내다 번듯하게 내세울 이력 한 줄 없이 취업시장에 내던져진 공시 폐인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동아’ 2020년 1월호 ‘[사바나 르포] ‘공시 폐인’의 비극적 현실, 노숙인·백수…’ 제하 기사가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네이버포스트에서만 4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600개를 웃도는 댓글이 달렸는데요. 

해당 기사는 공시 합격을 위해 연애와 취업을 잠시 뒤로 미뤘고, 끝내 시험에 떨어져 이젠 연애도, 취업도, 건강도, 꿈도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공시 폐인의 솔직한 심정을 다뤘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사례만큼이나 안타까운 댓글이 눈에 띄었는데요. 시험 준비 7수 끝에 합격했다는 한 누리꾼은 “알고 지내던 5수생이 결국 목숨을 끊었다. 나 또한 5수 넘어가니 멘탈이 깨졌다. 그렇지만 계속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밖에도 자신의 사례를 들며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공시에 합격할 수 없다. 안타까운 건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2년 죽어라 공부해보고 안 되면 접고 다른 거 알아보는 게 상책이다” 등 먼저 공시 폐인의 길을 걸어본 이들의 현실적 조언을 담은 댓들도 있었습니다. 

댓글 대다수는 청년들이 공무원 취업에 목매는 세태를 보며 혀를 차는 반응이었습니다. 이들은 “정규직을 채용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 취업이 어렵고 사회적 부조리까지 잇따르니 청년층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채용 과정이 투명한 공직을 선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열심히 일하기보다 편하게 일하는 직장을 지향하는 청년들의 마음가짐과 정신상태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몇 년간 공시 준비에 매달렸는데도 시험에 떨어졌으면 인생 실패자나 다름없다”라거나 “공시생의 나라가 된 대한민국 앞날이 우울하다”는 염세적인 댓글도 눈에 띄었습니다. 

누리꾼의 댓글에는 안타까움과 비아냥거림, 답답함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힐난하는듯한 일부 누리꾼의 댓글은 공시생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사 말미에 등장하는 임현수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시 포기한 경험이 인생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각자의 처지에서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그 나름의 의미를 헤아리며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동아 2020년 2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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