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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1인 시위… 신동아 보도 후 ‘공자학원’ 퇴출운동

[뉴스後] 靑 게시판에는 ‘퇴출 청원’, 시민단체는 실태 파악

  • 최창근 객원기자 caesare21@hanmail.net

청원, 1인 시위… 신동아 보도 후 ‘공자학원’ 퇴출운동

‘신동아’ 2월호와 5월호에 실린 공자학원 관련 기사.

‘신동아’ 2월호와 5월호에 실린 공자학원 관련 기사.

‘신동아’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공자학원(孔子學院)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歐美에서 논란! 퇴출운동 이어져’(2월호) 기사에서는 공자의 이름을 빌려 중국어・중국문화 교육기관을 표방하는 공자학원이 실제로는 중국의 ‘스파이 기관’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혹을 짚었다. 세계 각국에서 공자학원이 퇴출되고 있는 현실과는 반대로 공자학원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한국의 상황도 지적했다. 

“마오쩌둥은 동양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5월호) 기사는 한국 언론 최초로 공자학원 교재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공자는 벼슬하기를 좋아하는 속물이었다’는 식으로 공자를 왜곡・폄하하고, ‘마오쩌둥(毛澤東)은 위대한 지도자다’ ‘중국은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는 공산주의 이념 선전을 담은 교재의 문제점을 다뤘다. 보도 이후 반향은 컸다. 

독자들은 “공자학원은 스파이 양성소, 퇴출이 답이다”(pys2****) “중국공산당을 찬양하는 첩보학원 철폐”(zoom****)” “지하에 있는 공자가 땅을 치며 울고 있을 것이다”(tjdx****) “정부는 손도 못 댈 테니 여론이 움직여야죠”(soli****) “아무리 경제적으로 중국이 중요해도 이런 학원을 그냥 두는 것은 우리나라 정체성을 포기하는 일 같다”(than****)는 댓글을 달았다. 

신동아 기사를 바탕으로 한 유튜브 동영상도 다수 제작됐다. 중국 전문 채널 ‘신세기TV’는 ‘한국 공자학원이 가르치는 충격적인 내용들’을 게시했고, ‘전략TV’는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첩보기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미디어파이’는 ‘공자학원에 공자는 없고 마오쩌둥만 있다’ 동영상을 통해 공자학원 문제점을 환기했다. 

6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자)학원 추방하라’는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공자학원은 중국공산당의 선전기구임이 밝혀졌다.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전파하는 교육기관이라는 가면을 쓰고, 중국공산당을 미화하고 그 악행을 숨기면서 친중 인맥을 구축하는 고등 스파이 기관”이라고 주장하며 참고 자료로 신동아 5월호 기사를 첨부했다. 청원 게시 후 청와대는 “본 게시물의 일부 내용이 국민 청원 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수정됐습니다”라는 안내문과 함께 임의로 ‘공자’ 글자를 ‘별표(**)’로 블라인드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제목과 내용만으로는 공자학원을 일반 학원과 구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청원 게시자는 “‘공자’조차 블라인드 처리하는 것은 중국 눈치 보기의 전형”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자학원 퇴출 시민운동 펼쳐져

시민사회에서도 공자학원 반대・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8월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라는 미명하에’(In the Name of Confucius・假孔子之名) 상영회가 열렸다. 2016년 중국계 캐나다 감독 도리스 리우가 제작한 이 영화는 캐나다 토론토교육위원회에 공자학원 문제가 고발되고, 청문회와 표결을 통해 퇴출되는 과정을 다뤘다. 공자학원 교사였던 쏘냐 자오의 실제 경험을 통해 중국공산당 선전기구 역할을 수행하는 공자학원의 실체를 파헤쳤다. 

이 상영회를 주관한 ‘공자학원 조사 시민모임’ 김진희 공동대표는 “캐나다 사례는 한국 등 외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자학원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시피 한 한국의 현실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학부모를 중심으로 공자학원 퇴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정교모) 공동대표인 석희태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위선자들 : 새로운 수탈계급과 전체주의의 민낯’을 번역한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 한민호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관(국장) 등이 자리했다. 한 전 국장은 신동아 공자학원 관련 기사를 읽은 후 ‘공자학원추방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 7월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매일 공자학원 퇴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국내 공자학원・학당 보고서 발간, 세미나 및 토론회 개최, 교육부에 공자학원 문제 제기, 온・오프라인 퇴출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 전문가는 “공자학원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국가보안법・교육기본법 등 한국 실정법을 어겼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활동을 제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공산주의 이념 교육과 친중파를 양성하려는 목적이 분명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고양하겠다는 취지로 중국공산당이 설립한 기관이다. 2020년 4월 기준 162개 국가에 545개 공자학원, 1170개 공자학당이 설치돼 있다. 한국에는 2004년 ‘세계 최초’ 공자학원인 서울공자아카데미(서울 강남구 역삼동)가 설립된 후 총 23개 공자학원·학당이 설립됐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숫자다. 

공자학원 퇴출은 세계적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공자학원과 관계를 끊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연말까지 미국 내 공자학원 전면 퇴출을 선언했다. 반면 아시아 최다 공자학원 보유국인 한국 정부와 교육계는 무관심하거나 도외시하고 있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최창근 객원기자 caesar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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