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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조 서울대 교수의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

[플라톤아카데미와 함께하는 ‘삶이 묻는 것들에 답하다’] “판결문 공개, 선진 로봇 시대 여는 출발점”

  •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정상조 서울대 교수의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

  • ● 지금 필요한 건 로봇인지 감수성
    ● 사람 일자리를 빼앗기도, 만들기도 하는 로봇
    ● 인공지능 시대의 로봇 저작권법
    ● 진정한 사법개혁 첫걸음은 판결문 공개
신동아는 인문학재단 플라톤아카데미와 함께 ‘삶이 묻는 것들에 답하다’ 시리즈를 진행한다. 플라톤아카데미는 2010년 11월 설립된 국내 최초 인문학 지원 재단으로 인류의 오랜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삶의 근원적 물음을 새롭게 전한다는 취지로 연구 지원, 대중 강연, 온라인 포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선보이는 ‘삶이 묻는 것들에 답하다’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이 바뀌고 있는 세상에서 삶의 나침반을 잃어버린 듯 공허감을 겪는 우리에게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모색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진행한다. <편집자 주>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봇 기술이 발전한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건 ‘로봇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는 ‘로봇인지 감수성’이라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봇 기술이 발전한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건 ‘로봇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는 ‘로봇인지 감수성’이라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많은 서민을 실업자로, 여러 기업을 적자와 도산의 늪에 빠뜨렸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벼락부자로 만들었다. 지식재산권법 전문가로 오랜 기간 ‘기술과 사회의 관계’ 연구에 천착해 온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는 코로나19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로봇과 인공지능’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시대, 기술 발전의 뒤안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를 펴낸 정 교수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만났다.

지금 필요한 건 로봇인지 감수성

그는 “1년 동안 학생들과 대면 수업을 한 번도 못 했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고사하고 강의를 듣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로봇이라면 이런 강의를 나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 교수(?)인 나는 학생이 강의를 듣는지,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파악할 길이 없다. 하지만 로봇이라면 학생 개개인의 인터넷 활동부터 원하는 지식과 취향까지 파악하고 성취도를 분석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최근 펴낸 책에서 ‘로봇인지 감수성’이란 말을 썼던데, 어떠한 상황에서든 ‘로봇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는 것 같다.

“지금 기술 수준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로 인해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지 하는 걸 생각할 단계를 넘어섰다.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 온 지식과 정보는 이제 인간만이 아니라 로봇도 함께 학습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고 봐야 한다. ‘로봇인지 감수성’은 말 그대로 로봇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로봇을 자신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데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보편적인 도덕규범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반면 로봇에게는 이런 존엄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로봇은 식욕이나 성욕에서 자유롭고 사람보다 더 철저하게 도덕규범을 준수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로봇이 인간과 동일한 존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로봇이 인간처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인간보다 더 도덕규범을 철저히 지킨다면 로봇을 인간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면 로봇도 인간처럼 창작을 할 수 있는 작가로 취급하고, 법적으로도 사람처럼 권리와 지위를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 이제는 이런 걸 고민하면서 법과 제도를 되돌아보고 사회적 합의점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사람 일자리를 빼앗기도, 만들기도 하는 로봇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를 펴낸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영철 기자]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를 펴낸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영철 기자]

- 그런 생각을 하면 부정적인 느낌부터 든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까 봐 걱정이다.

“기존 일자리를 빼앗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데이터 라벨링’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알다시피 로봇은 사물을 직관이 아니라 픽셀로 인식한다. 사람이 손으로 쓴 숫자 하나를 인식하려면 표본 데이터 6000개 정도를 학습해야 한다. 음성, 얼굴, 차량 이동을 감지하는 경우에도 각각 수십~수만 건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학습 데이터 만드는 일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 숫자의 경우 사람이 일일이 스캔한 손 글씨를 보여주며 1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1이라고, 2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2라고 라벨을 달아줘야 한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데이터 라벨링 작업에만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을 활용하고 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 개발에 앞서가는 이유 중 하나도 값싼 인건비다.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 기업의 경우 저개발국 사람들을 임시직으로 활용한다. 아프리카 어느 벽지 오두막에 사는 사람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국 정치인과 배우 얼굴,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미국 도시 사진에 라벨을 붙이는, 한마디로 철저하게 소외된 노동이 지금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구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이런 노동력을 공급하는 온라인 플랫폼 ‘업워크(Upwork.com)’나 ‘프리랜서(Freelancer.com)’를 통해 e메일로 사람을 고용하고 간단하게 해고한다. 오늘 저녁에는 필리핀 마닐라, 내일 아침에는 인도 뭄바이, 또 오후에는 케냐 나이로비 노동자를 쓰는 일이 가능하다. 이들 플랫폼에서 일하는 임시직이 세계적으로 38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 교수는 “앞으로는 일자리 수가 아니라 일의 내용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데이터 라벨링’ 같은 일자리는 한계가 명확하다. 로봇 하나가 인간 5~6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구 1000명당 로봇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사람 임금이 0.25~0.5% 떨어진다는 계산도 있다. 30년 전만 해도 미국 포드를 비롯한 3대 자동차 회사 시가총액이 우리 돈 40조 원에 달하고, 고용된 노동자는 120만 명가량이었지만 현재 애플·구글·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2500조 원에 달하는 반면 이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19만 명에 불과하다. 맥도날드는 최저 시급이 15달러가 넘어가는 순간 매장 직원 전체를 로봇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그렇다면 일자리 내용이 어떻게 바뀐다는 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로봇이 결코 대신할 수 없다. 법조인도 이제는 법조문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책적이고 입체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 중요해질 것이다.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 ‘왓슨’이 도입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영상검사나 병리검사 판독을 대신하고 의학 지식을 제공하는 수준에 멈춰 있다. 여전히 최종적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법 선택은 사람 의사가 한다. 공장에서도 제품 생산과 배송의 관리 감독은 사람 역할로 남는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법조인이나 의사, 관리자가 더 인간적이고 좀 더 창의적인, 그래서 더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여가 활동과 관련한 메타버스(Metaverse·가상세계)의 유행에서 알 수 있듯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로봇 저작권법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에 펴낸 책에서 앞으로는 로봇 저작권까지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그럴 소지가 충분히 있다. 알다시피 사람이 인터넷 공간에서 글을 읽고 그림과 음악을 감상하는 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터넷상에서 책이나 그림, 음악을 학습하고자 데이터를 복사해 서버에 저장하는 과정에서는 언제나 디지털 복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저작권법이 문제 될 수 있다. 로봇은 자기 데이터 학습이 저작권 침해인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 현실적으로 일일이 저작권자 허락을 받을 수도 없다. 따라서 로봇의 데이터 학습에서 법적으로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는 데이터의 수집 및 이용이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로봇의 데이터 분석이 저작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공정한 이용’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는 법 개정이나 해석론 마련에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이러한 법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로봇의 데이터 학습이 아주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만큼, 현대 기업은 가능하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보호하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만약 기업이 확보한 데이터를 모두 저작물로 봐서 보호 범위를 확대한다면 데이터 생산량은 늘어나겠지만 경쟁사가 그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데이터 생산을 늘리면서 이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적절한 균형점이 어디인지 숙제로 남아 있다.”

정 교수는 “현재 데이터 확보와 이용을 둘러싼 전쟁은 저작권자와 이용자, 또는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데이터 식민주의’를 언급했다.

- 데이터 식민주의? 생소한 개념인데….

“최근 미국 인터넷 기업 사이에서 데이터 확보를 둘러싼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2015년 페이스북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 이용자에게 ‘프리 베이직스’라는 무료 인터넷 앱을 제공하면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실제로는 영어로 된 미국 콘텐츠만 무료이고 자국 콘텐츠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 서비스였다. 페이스북은 이 앱을 주는 대가로 저개발 국가에서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처럼 선진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저개발 국가 데이터를 착취한 뒤 해당 국가의 시장 질서를 파괴하면서 이윤을 챙기는 걸 데이터 식민주의라고 한다.”

- 저개발 국가의 경우 아직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엔 국제 정보통신(IT) 기업에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공짜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 해당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에 종속되는 소위 ‘디지털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진다. 19세기 초만 해도 유럽 제국주의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평균 개인 소득 격차는 3대 1 정도였다. 20세기 초가 되면 이 격차가 11대 1로 벌어지고, 21세기 들어서는 71대 1까지 벌어졌다(유엔 조사). 앞으로 로봇이 더 정교해지면 이 차이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렘브란트 그림 재현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그린 렘브란트풍 초상화(왼쪽)와 벨라미 초상화.

로봇이 그린 렘브란트풍 초상화(왼쪽)와 벨라미 초상화.

- 현재 ‘창작하는 로봇’의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

“이제는 날씨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보도하는 간단한 기사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서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장식한 화가 렘브란트 초상화나 베토벤 교향곡까지 만들어내는 단계에 도달했다. 2016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가 2년여 걸쳐 ‘21세기 렘브란트’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 렘브란트 프로젝트란?

“인공지능 로봇에 렘브란트 그림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콧수염과 턱수염에 중절모를 쓰고 흰 옷깃에 검은색 옷을 입고 오른쪽을 바라보는 17세기 30~40대 백인 남성을 그리라’는 주문을 했다. 로봇은 실제 렘브란트 작품 346점에서 나타나는 세세한 패턴을 모두 학습한 후 그 화풍에 따라 새로운 초상화를 그려냈다. 이때 로봇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따라 그려낸 이런 그림을 과연 예술품 혹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철학적 고민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실제로 로봇 그림이 경매에서 낙찰된 적도 있다고 들었다.

“2018년 10월 25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로봇이 그린 ‘벨라미 초상화’가 경매 시작가보다 수십배 비싼 5억 원에 낙찰돼 새 역사를 썼다. 예술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추구하는 프랑스 ‘옵비어스(Obvious)’라는 단체가 14세기부터 20세기 사이에 그려진 초상화 1만5000점을 수집해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후 새로운 초상화를 그리도록 한 결과물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사실적인 14세기 스타일 회화가 아니라 상당히 추상화된 20세기 스타일의 회화였다. 이 로봇 작가는 과거에서 현재로 오면서 인류의 작품이 사실화에서 추상화로 변화한 점까지 파악한 것이다. 이 작품 화가 서명 자리에는 화가의 사인 대신 복잡한 수식 알고리즘이 적혀 있었다. 바야흐로 ‘로봇 화가’가 미술시장에 합류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사건이다. 인공지능이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예술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더 나아가 화가로 인정받아야 하는 이가 알고리즘인지 아니면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훈련한 사람인지 등의 문제가 앞으로 중요하고 어려운 논쟁의 화두가 될 것이다.”

- 베토벤 교향악 프로젝트는 또 뭔가.

“올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 아닌가. 이를 기념해 그가 생전에 내놓지 못한 10번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베토벤이 남긴 곡을 모두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10번 교향곡을 완성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곡을 원래 베토벤 축제가 열릴 예정이던 독일 본에서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정식 발표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정한 사법개혁 첫걸음은 판결문 공개

정 교수는 이 대목에서 “법학자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판결문 공개야말로 선진 로봇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 아래 공공데이터 공개를 제한하는 기관이 많은데 이 중 대표적인 곳이 우리 사법부다. 헌법에 재판 공개 원칙이 명시돼 있는데도 우리 법원은 판결문의 극히 일부만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민주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열린 정부 정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종합법률정보라는 법원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판결문은 2020년 기준으로 볼 때 대법원 판결의 경우 3.2%, 각급 법원 판결의 0.003%에 불과하다. 2015년 기준으로 봐도 법원이 처리한 150만여 건 소송 중 겨우 0.14%에 해당하는 2만100여 건만 판결문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진정한 사법개혁은 대법관 개인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법관 인사제도를 개혁하고 판결문을 공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전무죄니 무전유죄니 전관예우니 하는 사법부 불신은 바로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 불투명한 사법부에서 시작된다.”

- 전적으로 공감한다. 미국의 경우는 정말 투명하다고 들었다.

“미국 법원은 사건 당사자가 제출한 준비 서면과 답변서, 전문가 의견까지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그러다 보니 소송 도중에도 경쟁 로펌이 사건을 빼앗아 올 수 있다. 판결문과 관련 자료가 공개되면 결과적으로 사법 불신이 줄고 법률 서비스 경쟁과 품질 향상이 따라온다. 지금 시대는 인공지능이 판결문과 사건 관련 서류를 학습하고 분석할 수도 있으므로 판결문 공개야말로 사법 적폐를 해결할 첩경이다. 만약 판결문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인공지능이 판례를 충분히 분석하기 어렵고, 분석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도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는 수년 내에 로봇 시대의 사법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로봇윤리 #판결문공개 #플라톤아카데미 #신동아



신동아 2021년 5월호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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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조 서울대 교수의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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