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호

“올겨울, 코로나 대혼란… 노인 피해 속출할 것”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1-11-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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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말부터 확진자 수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

    • 무증상 청년 전파 바이러스, 기저질환 고령자 공격

    • 당뇨·심장질환·폐질환 환자 코로나19 걸리면 치명적

    • 체내 침투 후 여러 장기 무차별 공격, 전신 염증반응 유발

    • 환자 급증하면 애꿎은 독감 환자가 죽는다

    • 고령자 돌파감염 급증…현재는 부스터샷 접종이 최선

    • 면역력보다 중요한 기초체력 … 심리적 안정과 운동 필수

    • 노인 정신건강 심각…백신 모두 접종했다면 부모·자녀 만나라

    • 치료제 도입되면 ‘게임 체인저’ 구실…환경 크게 바꿀 것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11월 말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박해윤 기자]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11월 말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박해윤 기자]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국내 방역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위드 코로나’ 2주째인 11월 14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483명. 이 가운데 82.2%가 60대 이상이다.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서울의 경우 13일 오후 6시 현재 76.2%를 기록했다. 정부가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제시한 75%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고령층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집중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다. 의료 인프라가 한정된 상황에서 계속 환자 수가 늘면 그로 인한 피해가 고령층에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는 11월 넷째 주 이후 코로나19 환자 수가 더욱 폭증할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도 했다. 그와의 일문일답.

    -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조만간 환자 수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가 있나.

    “그동안 감염 확산을 차단하던 방역조치가 거의 다 해제됐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그나마 지금 수준에서 관리되는 건 수능 덕분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험생 수십만 명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교육계 관계자 등이 혹시 모를 감염을 피하고자 애쓰고 있다. 수능이 끝나면 그동안 억눌린 것이 일시에 터지는 순간이 올 거다. 그때부터 방학, 스키 시즌, 연말연시, 명절 등도 이어진다. 12월 이후 코로나19 대혼란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

    - 정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면 비상계획을 발동해 방역 고삐를 다시 조이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 어떤 상황을 위기로 볼지에 대해 사람들 간 인식 차가 매우 크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확진자가 하루 10명만 나와도 다들 벌벌 떨었다. 100명으로 늘어날 때도 다소 놀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이 되고, 다시 2000명, 3000명으로 늘어나니 이제는 많은 사람이 ‘그러려니’ 한다. 여기서 5000명, 1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세상이 깜짝 놀랄까. 내 생각엔 그러지 않을 것 같다.”

    - 하지만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있지 않나.

    “의사들은 그걸 걱정한다. 의료서비스 공급량은 제한돼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 그 범위를 초과하면 필수적으로 질 저하가 따라온다.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건 심각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고령자라면? 사회를 움직이는 건강한 성인들은 문제를 그리 심각하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지금 우리 현실인 것 같다. 실제로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성인은 이제 코로나19에 걸려도 자택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일정 기간 머물면 보통 별문제 없이 회복한다. 문제는 그들과 접촉하는 고령자, 또는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다. 그들에겐 여전히 코로나19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확산, 고령층에 피해 집중될 것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11월 1일부터 도입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 최종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11월 1일부터 도입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 최종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미 위중증 환자 80% 이상이 고령자다.

    “그렇다. 그렇게 수치로 확인되는데, 그 세대의 위험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요즘엔 오히려 ‘노인층 보호하자고 계속 경제를 멈춰 세우라는 말인가’ ‘갈 사람은 가야지 도리가 있나’ 등의 얘기를 하는 분이 적잖다. 얼마 전 만난 분은 내게 ‘스웨덴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 집단면역 실험을 한 배경이 뭔지 아나. 공공복지 부담이 큰 노인 인구를 줄이려고 한 것’이라고도 하시더라. 그런 말씀을 들으면 나는 좀 무섭다. 이렇게 일부의 피해는 눈감고 가자는 게 사회 다수의 생각이라면, 확진자 수가 계속 늘고 고령자 치명률이 높아져도 ‘위드 코로나’ 정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만 그럴 경우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독감 같은 다른 질병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올겨울 의료 현장 여건은 작년보다 오히려 더 나쁘다. 작년엔 최소한 코로나19 발생이 통제됐다. 올해는 코로나19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추세다. 거기에 겨울을 맞아 발생하는 독감 환자도 병원에 온다. 코로나19 환자로 이미 병실이 가득 찬 상태에서 중증 독감 환자가 오면 어떻게 되겠나. 평소 수준의 치료를 못 받는다. 이게 현실이다.”

    의료 역량 초과하는 환자 발생의 後果

    - 코로나19 환자는 살지만, 그 외 질환자는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 의료 자원은 한계가 있으니까, 역설적으로 코로나19에 안 걸린 환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거다. 이런 걸 환자 분들이 잘 모른다. 의사들이 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하는 건, 보건의료 시스템 전체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 그 내용을 대중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엔 시민들이 느끼는 방역 피로가 너무 큰 것 같다. 정책 결정자가 그런 점을 감안해 ‘위드 코로나’ 방향을 세운 상황에서 어떻게 큰 흐름을 바꾸겠나. 나 또한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한다. 다만 최소한 겨울은 좀 지나고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으면 어땠을까, 혹은 고령자와 고위험군 환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는 한다.”

    - 지금 상태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없나.

    “일단 환자 수 증가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위드 코로나’의 대전제가 코로나와 더불어 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11월 말부터 수능을 치른 고3 등 청소년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이다. 그 영향이 생활 반경이 비슷한 20대 청년층에까지 미칠 것이다. 문제는 이 연령대 감염자 중 상당수가 아무 증상이 없어,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린지조차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는 데 있다. 그 과정에서 잠재적 전파가 확산하면 결국 고위험군에게 직격탄이 된다. 특히 겨울은 바이러스 확산이 매우 쉬운 때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접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6월 ‘60세 이상’을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코로나19 위험도를 얘기할 때면 늘 나이 얘기가 나오는데, 그 이유가 뭔가.

    “나이가 들수록 기저질환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보통 여러 질병을 갖게 된다. 그 가운데 코로나19 사망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첫 손에 꼽히는 질환은 당뇨다. 당뇨는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만성 염증으로 면역계에도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당뇨환자 가운데 혈관에 문제가 생긴 분도 적잖다. 그 결과 심장이 나빠질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분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위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기저질환 있는 고령층,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 급등

    11월 1일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11월 1일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 그 외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위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큰 만성질환이 또 있나.

    “심장질환도 그렇다. 심장은 펌프질을 통해 피를 온몸에 보낸다. 코로나19 같은 감염증이 생기면 심장이 할 일이 많아진다. 걸을 때는 심장이 천천히 뛰다 달리기 시작하면 빠르게 뛰지 않나. 심장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는 거다. 코로나19가 완치되는 데는 보통 10~14일이 걸린다. 그 시간을 심장이 버텨주지 못하면 심부전이 온다. 따라서 평소 심장이 좋지 않은 분은 코로나19 감염에 더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폐질환자의 경우도 코로나19가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폐가 제 기능을 못하면 혈액에 산소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은 산소량이 좀 부족해도 버틴다. 반면 고령자는 큰일 난다. 신체 장기가 순식간에 썩어 돌이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당뇨환자 수가 400만 명 정도다. 심장질환 및 폐질환자는 각각 50만~8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분들을 합치면 약 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셈”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 수 증가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최소한 고위험군만큼은 자신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 백신접종, 체력 관리 등을 통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 생각이다.

    - 만약 60세 이상이라 해도 앞서 언급한 기저질환이 없다면 ‘코로나19 고위험군’은 아닌 것인가.

    “그렇다. 나는 항상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말씀드린다. 또 WHO가 세계 모든 나라 통계를 감안해 고위험군 범위를 정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인도, 남미, 아프리카 등에 사는 60세와 우리나라 60세를 똑같이 보기는 어렵지 않나. 국내 통계를 기준으로 할 때 65~74세는 전기 노인으로 분류한다. 75세 이상은 후기 노인이라 할 만하다. 자신이 후기 노인에 해당한다면, 기저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전기 노인의 경우 질환이 세 개 이상 있으면 고위험군이다.”

    - 그렇다면 기저질환 없는 74세 이하는 다소 마음을 놓아도 되나.

    “이 부분은 개인 차가 매우 크다. 전·후기 통틀어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면, 그 연령대 대다수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영양 상태가 불량하고 운동 습관이 좋지 않다. 또 근감소증이 발생하고, 정서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감염 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 코로나19는 감염질환 가운데 유난하다 싶을 만큼 전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것이 고령자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전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건 어떤 뜻인가.

    “바이러스가 체내 어떤 장기든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감기나 폐렴을 떠올려 보자. 코로나19 같은 감염성 질환이지만 바이러스가 목이면 목, 폐면 폐에서 국소적으로 활동한다. 반면 코로나19는 어디로 갈지 모른다. 폐를 비롯해 뇌, 심장, 근육, 신장 등 체내 곳곳에 침투해 조직을 손상시킨다. 노인들은 각종 장기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상태라 코로나19의 무차별적 공격을 받으면 전신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층 백신접종, 위험보다 이득이 훨씬 커

    10월 27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뉴스1]

    10월 27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뉴스1]

    - 앞서 코로나19 위험을 최소화할 방법으로 백신접종을 언급했다. 그런데 최근 백신을 다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 않나.

    “고령층 사이에서 돌파감염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백신 안 맞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백신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입원환자 거의 전부가 65세 이상, 기저질환 보유자였다. 올해 들어 고령자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된 뒤 그 패턴이 바뀌었다. 30대에서 50대 후반 사이, 백신 미접종자가 병실을 채우기 시작했다. 최근 고령 환자가 다시 늘고 있는데,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상황이 다소 달라질 것이다.”

    -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뒤 몇 달 흐르지 않았는데 또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한다. 고령자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반복적으로 백신을 접종해도 괜찮을까. 오히려 그것이 건강에 해가 되는 건 아닌가.

    “이 질문에 분명하게 답하는 게 솔직히 어렵다.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기간이 매우 짧았다. 접종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평소 같으면 10년에 걸쳐 백신을 맞았을 정도 규모 사람이 1년 사이에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 신고가 많고, 대중의 두려움도 그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확률이 낮더라도, 자신에게 부작용이 발생하면 100% 아닌가. 그러니 ‘백신을 꼭 맞으시라’고 강권하기는 어렵다.”

    - 고령 환자가 찾아와 ‘부스터샷을 맞을까요, 말까요’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하나.

    “의사로서, 현재까지는 백신접종의 이득이 부작용 발생 위험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건 말씀드린다. 고령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 부작용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 그래서 ‘선택은 환자분 몫이지만 저라면 맞겠습니다’라고 한다.”

    - 백신접종 외에, 면역력을 높일 다른 방법은 없나.

    “먼저 짚어둘 것은, 면역력은 낮으면 나쁘고 높으면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OO를 먹으면 백혈구 수가 증가해 면역력이 좋아진다’라고 광고한다. 그런데 백혈구 수가 증가하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백혈구 수가 많아진다. 그 백혈구가 우리 몸을 공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류머티즘, 알레르기 같은 자가면역질환도 면역력이 지나치게 높을 때 발생한다. 그러니 ‘면역력 높일 방법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은 출발부터 틀렸다. 우리 몸의 면역을 구성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각각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자처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걸 임의로 조절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에 맞서는 힘을 키우고 싶다면 면역력보다는 기초체력 쪽에 관심을 두는 편이 낫다. 면역력을 뒷받침하는 기둥이 체력이니 말이다.”

    - 그렇다면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체력을 유지하는 세 가지 요소는 심리적 안정, 영양, 운동이다. 건강기능식품 좀 먹는다고 체력이 단숨에 좋아지지는 않는다.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부모, 백신 접종했다면 이제는 만나자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집 안에만 있기보다는 마스크를 잘 쓰고 밖에 나가 운동을 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김광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집 안에만 있기보다는 마스크를 잘 쓰고 밖에 나가 운동을 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 언급하신 세 가지 가운데 심리적 안정에 대해 말씀해 보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령자 상당수가 ‘비대면 문화’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토로하지 않나.

    “맞다.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 확산 후 노인들의 또래 커뮤니티가 상당 부분 무너졌다. 자녀 또는 손주와 만나는 횟수도 크게 줄었다. 그것이 정신건강에 미친 악영향이 매우 크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도 노인 대상 조사를 해보면 평균적으로 3명 중 1명 꼴로 우울증 상태였다. 최근 그 정도가 눈에 띄게 심해지고 있다. 우울증을 넘어 불안장애, 수면장애, 공황장애까지 호소하는 분도 많다.”

    - 그런데 올겨울 코로나19 환자 수가 더 크게 늘어난다면, 앞으로도 당분간은 고령 부모님을 찾아뵙기 어렵지 않겠나.

    “나는 노부모와 자식, 손주가 이제는 만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령자의 경우 백신접종을 안 한 10~20대 손주와의 접촉은 피하는 게 좋겠다. 그 외 연령대라면, 부모와 자녀 양쪽 다 백신을 맞았고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는 경우엔 자유롭게 만날 것을 권한다. 노부모가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아예 찾아뵙지 않고 화상통화 등으로만 소통하는 게 고령자에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비대면 환경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젊은이에 비해 훨씬 크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남으로써 얻는 심리적 안정이 건강 유지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김 교수는 같은 이유에서 고령자의 바깥 활동도 권장한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산책하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를 보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닐 경우 감염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운동을 계속 안 하면 확실히 체력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건강을 잃게 된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건 밀접·밀집 환경과 환자들의 운동 부족이 맞물리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긴 시간 병상에 누워만 있으면 몸이 쇠약해지고, 그 결과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뿐 아니라, 걸렸을 때 이겨내기도 힘들다”는 게 김 교수 조언이다.

    - 위기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고령자 건강과 직결되는 여러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백신접종,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 정신건강 관리 등을 통해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하시길 당부드린다. 더불어 희망적인 소식도 한 가지 전하고 싶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머잖아 국내에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곧 시판될 코로나19 치료제 모두 효과가 뛰어나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하다. 정부도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만큼, 어떻게든 빨리 치료제를 들여오려고 노력할 것이다. 나는 이번 겨울 안에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백신으로 코로나19 중증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치료제까지 들어오면 코로나19 상황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거다.”


    #김광준 #노년내과 #코로나19고령층 #위드코로나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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