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호

코로나19 최초 발견자, 사람 아닌 AI

[디지털 인사이트]

  • 윤정원 이노핏파트너스 대표•MIS(경영정보시스템) 박사

    입력2022-05-0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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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농촌 일손 돕고 응급 상황 대기도

    • 전염병 예측은 물론 시각장애인도 도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첫째도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2019년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청와대 접견 자리에서 남긴 말이다. 손 회장의 통찰은 적중했다. AI 시장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IT시장 컨설팅 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21년 전 세계 AI 시장규모를 전년 대비 16.4% 성장한 3275억 달러로 전망했고, 2024년까지 5543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AI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가 2030년 15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오늘날 가장 큰 시장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I는 범용 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전 산업 및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빠르게 혁신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이 AI를 두려운 존재라고 느끼기도 했다. AI의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다르게 AI 기술의 발전은 현재 산업, 사회 등 여러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농업
    농촌 일손 부족 문제 해결해 주는 AI

    미국 농기계 전문업체인 존디어(John Deere)의 완전 자율 트랙터. [존 디어]

    미국 농기계 전문업체인 존디어(John Deere)의 완전 자율 트랙터. [존 디어]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농가 인구는 2020년 12월 기준으로 23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00년(403만1000명)보다 42.6%(171만7000명) 감소한 수치다. 고령화도 심해졌다. 농업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42.3%로, 10년 전(21.7%)보다 두 배나 많아졌다. 이처럼 노동력 감소 문제에 직면한 농업 분야에 AI가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미국 농기계 전문업체인 존디어(John Deere)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산업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완전 자율 트랙터를 공개했다. 완전 자율 트랙터에는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됐다. 트랙터에 경로를 설정하기만 하면 밭을 갈거나 농작물 심을 준비를 하는 등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농부는 트랙터에 탈 필요 없이 스마트폰과 PC 등으로 작업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작업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폰으로 알람이 온다. 농부가 트랙터를 직접 몰았을 경우 평균 12시간 이상 소요되던 작업을 완전 자동화된 AI에 맡기게 된 셈이다.



    완전 자율 트랙터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3년간 1800만 개 이미지를 학습해 지금의 고도화된 AI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얻는 데이터를 계속 학습해 진화해 간다. 현재 완전 자율 트랙터는 모든 개발과 검증을 완료하고 상용화된 상태라고 한다.

    안전
    응급 상황 대비하는 AI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 [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 [SK텔레콤]

    지난해 2월, 강원도 춘천에 사는 한 독거노인이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겪었다. 그는 AI 스피커를 부르며 살려달라고 외쳤고, AI 스피커는 119 구급대를 호출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위험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SK텔레콤(SKT)의 AI 스피커 ‘누구(NUGU)’는 2019년 5월부터 2년간 102명의 어르신을 위급 상황에서 구조했다.

    2021년, 소방청은 SKT, ADT캡스, (재)행복커넥트와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체들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응급 상황을 알리고, 119 신고를 도와주는 ‘AI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돌봄 서비스는 사용자가 “살려줘” “긴급상황” 등을 외칠 경우 돌봄 서비스 운영센터와 ADT 캡스 야간 근무자 등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긴급 SOS 호출 기능이다. 이 호출을 시·도 소방본부와 공유함으로써 신속하고 적절한 초기 대응과 응급처치를 수행한다.

    최근 SKT는 대학병원과 협력해 돌봄 서비스를 전 연령층으로 확대했다. SKT는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과 ‘퇴원 환자 건강관리를 위한 AI 기반 돌봄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퇴원 환자의 수술 경과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알려주거나 주요 검사 일정 안내 및 내원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AI 기반 돌봄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
    전염병 조기 예측하는 ‘블루닷(Bluedot)’

    2004년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라는 감염병 위기를 겪은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와 유사한 팬데믹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AI 기술은 인류가 전염병에 더욱 효과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캐나다의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개발한 AI는 15분마다 질병 관련 뉴스 기사와 정부 발표문, 의료 전문 포럼 및 학회 홈페이지 게시물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블루닷은 코로나19의 확산 초기 중국 우한시에서 ‘특이한 폐렴(Unusual Pneumonia)’ 같은 단서들을 포착했다. 2019년 12월 30일, 블루닷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확산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를 발표하기보다 9일이나 앞선 날짜였다.
    AI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조기 예측해 일부 국가의 방역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대만은 블루닷으로부터 바이러스 예상 확산 경로에 관한 보고서를 전달받아, 이를 기반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코로나19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시각장애인 보행 돕는 AI 배낭

    미국 조지아대 AI연구소가 개발한 ‘AI 배낭’. 시각장애인이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주변 정보를 알려준다. [조지아대]

    미국 조지아대 AI연구소가 개발한 ‘AI 배낭’. 시각장애인이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주변 정보를 알려준다. [조지아대]

    미국 조지아대 AI연구소는 시각장애인이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주변 정보를 알려주는 ‘AI 배낭’을 개발했다. 배낭에는 GPS 장치와 노트북이 들어 있고, 배낭이 붙어 있는 조끼와 허리에 매는 가방에는 AI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우선 AI 카메라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면, GPS 장치가 탑재된 노트북은 카메라의 영상을 분석한다. 그 후 사용자는 시각데이터(주변 환경 정보)를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음성으로 전달받는다. AI는 지형, 보행자, 나뭇가지 등의 장애물을 인식하도록 훈련돼 있다. 횡단보도 신호 변화와 표지판 등을 판별하는 정확도 또한 매우 뛰어나다. 만약 AI가 장애물을 감지했을 경우에는 음성으로 알려준다. 장애물의 위치를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사용자가 코너에 접근하면 ‘정지’라는 지시가 들린다.

    사용자가 “내 주변 상황을 묘사해 줘”라고 하면 도로의 색상, 신호등 존재 여부, 몇 명의 사람이 접근하고 있는지 같은 상세한 안내도 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재방문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북마크 기능으로 저장한 후에 말하면 그곳으로 안내해 준다. 현재 위치나 집 주소 등을 저장하고 문자로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지능 #배리어프리 #블루닷 #이노핏파트너스 #신동아

    *이 칼럼에 등장하는 사례는 각각 매일경제/통계청(서론), 통계청/Ai 타임스(농업), 파이낸셜뉴스/Ai 타임스/UPI뉴스(안전), 한국경제(의료), THE DAILYPOST/조선일보(배리어프리)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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