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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ction

우리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잘랐다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우리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잘랐다

  • ● 달밤의 대규모 편대 공격
    ● 북침으로 일어난 제2의 6·25
    ● 스텔스기를 위한 성저침고 작전
    ● 벙커버스터와 전술핵의 실체
    ● 김정은 포기하고 전략시설만 타격
    ● “정전 체제 유지 위해 북폭했다”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미국도 MD(미사일방어체계)를 확신하지 못해 개선과 개발을 거듭하는데,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 북한 핵미사일을 막을 수 있을까. 전쟁을 막는 것 중 하나가 ‘힘’이다. 군사작전은 최선부터 최악까지 다양한 옵션이 필요하다.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북핵 제거 그날’을 픽션(Fiction, 소설)으로 구성해 봤다.<편집자 주>


3월 25일 국군 핵심 전략 자산인 F-35A 스텔스기들이 활주로에 한꺼번에 도열하는 이른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하는 모습. [국방부]

3월 25일 국군 핵심 전략 자산인 F-35A 스텔스기들이 활주로에 한꺼번에 도열하는 이른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하는 모습. [국방부]

보름달 덕분에 더욱 밝았던 그날 밤 한미의 ‘관통작전(Op. Penetration)’은 김해기지에서 시작됐다. 육중한 시그너스 급유기(KC-330) 넉 대가 이륙해 서산·청주·중원·대구 쪽으로 향했다. 피스아이 경보기(E-737) 두 대와 백두·금강 등의 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무인기는 벌써 떠서 ‘사전작전’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 서산과 중원기지에서 KF-16, 청주기지에서 F-35A, 대구기지에서 F-15K 편대가 이륙했다. 날아온 급유기에 ‘줄줄이 사탕’처럼 붙어 기름을 받더니 대기공역(待機空域)으로 흩어져 갔다. 2파, 3파, 4파로 떠오른 편대도 공중급유를 받고 그 뒤를 따랐다. KF-16과 F-15K는 무장을 잔뜩 달았지만 F-35A는 스텔스 기능 확보를 위해 외부에 무장을 달지 않았다.

달밤의 대규모 편대 공격

서산의 KF-16편대는 서해 상공에서, 중원의 KF-16편대는 내륙 상공에서 기다렸다가 대구에서 온 F-15K 편대, 군산과 오산기지에서 출격한 미 7공군의 F-16 및 A-10 편대와 합세해 북상했다. ‘저공비행’에 나선 이들이 만든 요란한 폭음에 놀란 시민들은 방송사에 “전쟁이 일어났느냐”고 전화를 걸어댔다. 청주의 F-35A 편대는 단독으로 ‘고고도’ 북상에 나섰다.

그날 밤 한국 상공에는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에 할당되지 않은 작전공역이 있었다. 한미연합사는 일본 이와쿠니(岩國) 기지나 상륙모함(LHD)에서 출격한 미 해병대의 F-35B 편대가 급유를 받으며 진입할 수 있다는 암시를 줬다.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전개된 미 공군의 F-22 편대, 괌에 배치된 B-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동해 쪽에도 할당되지 않은 작전공역이 있다. 그곳에는 그라울러(EF-18G) 전자전기를 앞세운 미 7함대의 FA-18과 F-35C 편대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미군 측은 일언반구의 힌트도 주지 않았다. 평시의 미 7함대는 한미연합사의 작전통제를 받지 않는다. 한미연합사는 7함대를 통제하는 미군의 인도태평양사보다 하위에 있으니 물어볼 수도 없다. 그래도 알아차릴 수 있다. 미군은 ‘지휘통제의 일원화’를 위해 공군·해군·해병대를 막론하고 ‘한반도 전구(戰區·Korean theater)’에 진입한 미군기는 주한 미 7공군 항공우주작전본부의 통제를 받게 했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작전사는 평시에도 미 7공군과 연합작전을 하는데, 이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항공우주작전본부의 공동 운영이다. 그래서 한국은 ‘미군기가 KADIZ(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은 기밀 누설을 꺼려 기종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KADIZ가 아닌 ‘한국 영공’으로 들어올 미군기가 ‘오인 사격’ 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기종과 콜사인 등을 알려줄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한국 대통령은 대북(對北)군사 3원칙 하나로 ‘한미 군사협조’를 거론했다. 한미 전투기의 합류는 이것이 지켜지고 있다는 명징한 증거였다. 한편 수원기지에서는 한미 전투기의 북진을 막으려는 북한 전투기를 요격하기 위해 F-5E 편대가 떠올랐다. 횡성과 강릉 기지에서는 북상하는 아군기를 위협할 인민군 지상부대를, 정찰기와 무인기의 인도를 받아 공격하려고 FA-50 편대가 이륙했다. 한국 공군은 미군과 함께 가장 거대한 ‘대규모 편대군(群)공격(strike package)’에 나선 것이다. 이 작전을 종합 통제한 것은 한국 피스아이의 도움을 받는 오산의 한미 항공우주작전본부였다.

북침으로 일어난 제2의 6·25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은 열병식에서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조선중앙통신]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은 열병식에서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조선중앙통신]

공격에 나선 한미 전투기들은 교신하지 않았다. 송신 전파를 쏘면 인민군 정보부대가 침입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한미 전투기는 한미 항공우주작전본부나 피스아이가 보내주는 정보와 지시를 받기만 했다. 이러한 ‘무선(無線) 침묵’이 우리 공역에서 북한군에 피탐(被探)되는 것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레이더파를 쏘며 멀리서부터 침입자를 찾는 인민군 레이더망까지는 피해 나갈 수는 없었다. 비(非)스텔스기의 저공비행은 레이더 피탐을 늦춰줄 뿐이지 완벽히 막지는 못한다. 레이더에 잘 포착되는 무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피탐을 피하기란 더더욱 어려웠다.

핵실험 후 북한은 한미연합군의 대응을 예상했기에 탐지 레이더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었다. ‘인민군 현혹’을 1차 임무로 부여받은 F-5E와 FA-50를 발견하고 지대공미사일을 쏘기 위해 추적레이더를 가동했다. 한미 전투기에는 적의 추적레이더에 맞았다는 사실을 바로 알려주는 장비가 있다. 적의 추적레이더파를 맞았을 땐 북한의 지대공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날아가거나 여의치 않으면 추적레이더파를 교란하는 ‘채프(chaff)’를 뿌려야 한다. 유인 역할을 맡은 이들이 현란한 북한 지대공미사일 사거리 근처에서 ‘회피 기동’을 거듭하자 인민군 추적레이더들이 바빠졌다.

북한의 탐지레이더들이 서해와 내륙과 동해로 북상하고 있는 대규모 공격편대군을 알아차린 것은 이 다음이었다. 회피 기동만 하던 수원 세력은 서해, 횡성 세력은 내륙, 강릉 세력은 동해로 들어온 대규모 공격편대군에 합류했다. 이윽고 인민군의 추적레이더를 무시하고 고도를 낮춰 함께 북진했다. 이들이 사정권에 들어오자 인민군은 일제히 지대공미사일과 고사포를 발사했다. 그 순간 강원도 쪽 인민군 레이더의 콘솔(화면)이 하얗게 ‘다운’됐다. 미 해군 그라울러가 전자전을 펼친 것이다.

서해와 내륙에서는 그라울러가 참여하지 않았는지 인민군 레이더 다운은 없었다. 그러나 북한이 쏜 추적레이더파를 따라 들어가 그 레이더 기지를 격파하는 대(對)레이더 미사일인 HARM(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 세례가 쏟아졌다. 강원도 쪽의 인민군 레이더들도 HARM 공격을 받아 파괴되기 시작했다. 레이더에 의존하지 않는 인민군 고사포만이 불을 뿜었으나 이 또한 FA-50과 미 공군의 A-10 등이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을 퍼부어 잠재워 버렸다. 이 전투로 휴전선의 밤은 찢어졌다. 북침으로 제2의 6·25가 발발한 것이다.

미리 벙커에 들어가 있었던 전방의 한국 육군 장병들은 어둠 속에서 폭음(爆音)을 들어야 했다. 다연장로켓인 천무와 구룡, 자주포인 K-9과 K-55 등을 방열해 놓고 귀마개만 한 채 벙커가 아닌 야지(野地)에서 굉음을 견뎌야 했던 포병의 괴로움이 특히 컸다. 잠시 뒤 급격히 줄어든 폭음이 북쪽으로 올라갔다. 비행거리가 짧은 F-5E와 FA-50은 기지로 돌아가고 대규모 공격편대군은 북상한 탓이다.

스텔스기를 위한 성저침고 작전

휴전선 일대에서는 추락한 아군기 조종사를 구하려 출격한 한미 공군의 헬기 소리만 이따금 들려왔다. 사실 이것은 성동격서(聲東擊西) 혹은 ‘성저침고(聲低浸高·저고도에서 요란하게 전투하며 고고도로 침투한다)’였다. 청주의 F-35A 편대와 일본에서 온 미국의 F-35B와 F-22 편대, 괌에서 출격했을 B-2 폭격기, 동해의 미 항모에서 이함한 F-35C 편대 소속 스텔스기는 교전이 없었음은 물론 피탐조차 되지 않고 대규모 편대군에 앞서, 더 높은 고도로 북상했다.

전방에서 교전이 일어나기 전 북한의 평양방어사는 공습경보를 발하고 반(反)항공작전에 돌입했다. 인민군 지휘부는 평양 북쪽 국사봉 속에 만들어둔 핵전쟁 지휘소인 철봉각으로 이동했다.

이 공격이 시작되기 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는 지대지(현무·ATACMS), 해군작전사는 함대지(해룡)와 잠대지 미사일(현무) 발사라는 킬체인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한미연합사는 킬체인과 한미 편대군 공격을 놓고 토론하다 킬체인을 예비로 돌렸다. 이유는 한미 공습이 있기 직전까지도 인민군이 지대지 미사일을 기립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약이 오른 한미에 킬체인 공격을 할 빌미를 주지 않으려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대규모 편대군 공격을 펼친 후 NSA(국가안보국)나 NRO(국가정찰국) 등 미국 정보부대가 인민군 미사일 기립을 알려주면 킬체인 작전을 추가할 방침이었다. 킬체인 공격을 뚫고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은 천궁-2와 PAC-2·3(패트리어트)를 운용하는 공군 미사일방어사, 사드와 PAC-3를 운용하는 주한미육군의 38방공포병여단이 요격하기로 했다. 우리의 KAMD와 미국 MD 작전을 함께 가동하는 것이다.

합동직격장치인 JDAM은 투하폭탄을 표적까지 정확하게 떨어지게 하는 장비다. 가격은 3000만 원쯤이다. 상대의 정밀 폭격을 겁내는 적은 철봉각처럼 지하 깊숙한 곳에 요새를 만든다. 따라서 지상에 떨어진 다음 1차 폭발을 일으켜 수십m를 파고 든 후 2차 폭발로 지하 요새(벙커)를 파괴하는 관통탄(벙커버스터)이 개발됐다. 철봉각과 같이 핵전쟁에도 견디는 요새를 파괴하기 위한 관통탄은 2000파운드 정도는 돼야 한다.

2000파운드 JDAM 관통폭탄을 전투기에 탑재하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이를 달면 적 레이더에 더 쉽게 피탐된다는 게 문제다. 투하폭탄은 레이더파에 잘 걸려드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레이더에 잘 걸려들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된 스텔스기는 ‘내부(內部) 무장창’을 갖춘다. 제공용으로 먼저 개발된 F-22와 수직이착륙을 하는 F-35B는 1000파운드 JDAM을 두 발 탑재한다. 이들의 내부 무장창은 구조상 2000파운드 JDAM 한 발은 탑재하지 못하게 돼 있다. F-35A와 C만 2000파운드짜리 JDAM을 두 발 탑재할 수 있다.

벙커버스터와 전술핵의 실체

한미 군 당국이 6월 7일 서해상 공역에서 실시한 공중 무력 시위 비행 모습. 북한의 지속적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이날 비행에는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 16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했다. [합동참모본부]

한미 군 당국이 6월 7일 서해상 공역에서 실시한 공중 무력 시위 비행 모습. 북한의 지속적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이날 비행에는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 16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했다. [합동참모본부]

우리가 ‘전술핵’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이 개발한 항공기 투하 핵폭탄인 ‘B61’인데, 이것의 무게가 2000파운드다. 따라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는 JDAM 장비를 단 B61 두 발을 F-35A나 C의 내부 무장창에 싣고 가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통탄에 더해 전술핵도 2000파운드라는 등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주한 미 7공군은 스텔스기가 없으나 우리 공군은 40대의 F-35A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핵공유 협정만 맺으면 우리는 F-35A에 미군의 B61을 실어 북한 핵심 시설에 투하할 수 있다.

‘관통작전’을 하기 전까지 미국은 핵공유 협정을 맺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미 항모에서 출격한 F-35C 중 몇 대와 괌에서 날아온 미 공군 전략폭격기 B-2에는 B61을 실었을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실험은 했지만 핵미사일을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적이 핵을 쏘면 나와 나의 동맹군도 핵을 발사해 ‘나도 죽지만 너도 죽는 상황’을 만들어 서로 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라고 한다. 미국은 확장억제를 약속했으니 자국 스텔스기에 B61을 싣고 가 ‘공포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했을 수 있으나 한국엔 어떠한 언질도 하지 않았다.

김정은 포기하고 전략시설만 타격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제공받은 기술로 IRT-2000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를 재처리해 얻은 플루토늄과 북한에서 나온 우라늄을 농축해 핵무기를 제작했다. 재처리공장은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해 온 영변에 있고 농축 공장은 평양 인근의 강선과 평산 등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IRT-2000 연구로는 운용 수명이 다해 예전부터 가동이 중지됐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IRT-2000을 없애는 것으로 ‘핵 제거’를 하겠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이미 죽은 IRT-2000 말고 그곳에 있는 재처리 공장과 강선과 평산의 농축 공장 그리고 평양에 있는 미사일 공장 등도 같이 없애야 한다”며 노 딜을 선언한 바 있다.

한미 연합군은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 없는 김정은을 찾기보다는 북한 전략시설을 무력화하는 작전을 택했다. 한국의 F-35A가 철봉각 입구와 영변, 강선, 평산의 시설 등으로 날아가 JDAM을 투하했다. 미 해군의 F-35C와 해병대의 F-35B, 공군의 F-22는 노동당 중앙청사와 주석궁, 미림과 순안비행장 등에 JDAM을 투하했다. 공격이 이뤄지는 동안 평양에는 사이렌이 울리고 대공포와 대공미사일이 발사됐으나 추락하는 전투기는 없었다.

북한은 비행장 격납고와 터널 등 지하시설에 미사일을 숨겨놓고 발사했다. 스텔스기들이 평양과 그 인근을 휘젓는 사이 한미 공격편대는 평양 이남에 있는 레이더 시설과 비행장, 북한이 미사일을 숨겨놓았을 만한 시설을 폭격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상황에도 북한은 단 한 대의 전투기도 띄우지 못했고, 킬체인을 염려한 듯 지대지미사일 기립도 하지 못했다. 전력부족과 등화관제 때문인지 한미 공군기를 찾는 빔도 발사하지 못하고 밤하늘을 향해 이따금 고사포만 발사했다.

전투기는 날개에도 연료를 싣는다. F-35와 F-22는 삼각형의 ‘텔타익(翼)’을 하고 있기에 동급의 전투기보다 더 많은 연료를 실을 수 있다. 그러나 스텔스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부연료통을 달지 않고 침투했기에 한계가 있었다. 또 JDAM 외에 투하할 폭탄도 없었기에 임무를 마치자 곧바로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출격부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북한으로 들어갔던 스텔스기는 물론이고 북한 지역에서의 대규모 편대군 공격에 참여했던 비(非)스텔스기도 100% 귀환했다. 가장 큰 교전이 있었던 휴전선 상공에서만 몇 대의 전투기가 추락했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 탐색구조전대가 조종사를 구출해 냈다. 그 시각 이미 전방의 포병은 물론이고 후방의 포병들도 전포(全砲)사격을 준비했다. 북한이 방사포와 SRBM(단거리 지대지미사일) 발사 조짐을 보이면 이들은 육군 미사일전략사, 해군작전사, 공군작전사 전력과 함께 북한 전역을 공격한다. 기지에 도착한 한미 작전기들은 다시 연료를 채우고 조종사를 교체해 출격 준비에 들어갔는데, 이는 한국형 대량응징보복작전인 KMPR을 선제타격 형식으로 펼치겠다는 뜻이었다.

“정전 체제 유지 위해 북폭했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함께 언뜻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뜻밖의 방식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그림은 장-시몽 베르텔레미(Jean-Simon Berthélemy)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어버린 알렉산더’. [위키미디어]

고르디아스의 매듭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함께 언뜻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뜻밖의 방식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그림은 장-시몽 베르텔레미(Jean-Simon Berthélemy)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어버린 알렉산더’. [위키미디어]

세계 언론은 ‘한미연합군의 북폭이 의심된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북한은 침묵했다. 중국은 한미연합군의 북폭을 맹비난했다. 연합사와 합참은 작전 중이라는 이유로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북한군의 대응은 없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날이 밝아오자 오전 7시 한미연합사가 발표를 했다.

“한미연합군은 한반도의 정전 체제 유지를 위해 북한의 주요 핵시설을 격파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7차 핵실험까지 한 이유는 미국과 중국이 상임이사국으로 있는 유엔이 정한 정전 체제를 뒤흔들려고 했던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이미 합의한 바 있다.

한미연합군은 북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의 전략시설만 찾아 정밀 공격했다. 아군의 피해는 작전기 몇 대 추락 수준이다. 그러나 조종사를 구출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해온 함북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과 우주발사체 발사를 명목으로 운영해 온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은 전략시설이 아니기에 파괴하지 않았다. 한미연합사는 오늘 오전 7시부로 북한 전역을 상대로 지대지미사일 기립 금지와 북한군 작전기 비행 금지를 선포한다. 이유는 유엔이 정한 정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연합사 측은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발표를 끝냈기에 언론은 ‘정전 체제 유지를 위해 북핵을 강제적으로 제거했다. 한미연합사의 설명은 중국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란 식으로 보도했다. 얼마 뒤 북한에서 한미를 비난하는 성명이 발표됐다. 그러나 대응작전은 하지 못했다. 김정은은 더 오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언론인은 ‘우리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잘랐다’라는 칼럼을 썼다.

이 작전으로 북한 핵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되진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핵 도발 조짐은 드러나지 않았고 한미의 정찰력은 강화됐다. 대만해협에서 중국-대만 대립, 남중국에서의 미·중 대립은 치열해진 듯했다. 동북아의 안보지도는 동유럽만큼 긴장됐지만 열전 없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신동아 2022년 7월호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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