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호

저평가 경기민감주 14년 투자 시 원금의 39.4배

[구루의 투자법] 피터 린치, 경기민감주 투자법 가르쳐주다

  •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입력2022-07-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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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장주 外 배당주·경기민감주 투자도 성공

    • 최근 분기 EPS·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종목

    • 저성장 배당주 14년 투자 시 원금의 23배

    • 한국에 많은 경기민감주 중 저PBR·매출↑ 종목

    • PBR 낮은데 매출성장률 커지면 기회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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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들 사이에 바이블로 꼽히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명작을 남긴 피터 린치. 개인적으로 그를 한국 기관투자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투자의 구루라고 생각한다. 설령 그를 모른다고 해도, 그의 투자 기법을 사용해 보지 않은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피터 린치는 일상생활, 즉 자주 찾는 백화점이나 일자리 또는 즐겨 사용하는 물건과 서비스 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기업들의 주식은 10배, 아니 100배 이상 오를 수도 있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렸다.

    그는 주로 성장률이 높은 소형주에 투자해 성공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업의 PER(시가총액/순이익)를 주당순이익 성장률로 나눈 PEG라는 지표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칼럼에서 PEG가 낮은 소형주에 투자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을 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피터 린치는 주식을 6개 종류로 분류했다. 저성장주, 대형 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로 나눴다. 그는 고성장주 투자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분류의 주식 투자에도 매우 능숙했다.



    피터 린치가 워낙 성장주 투자를 잘해서 이 부분은 다소 묻힌 경향이 있다. 이번 기회에 피터 린치에게 배당주,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법을 배워 보자.

    재미없는 저성장 배당주도 복리 25.1%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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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린치는 저성장주 주식을 대단히 선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간혹 배당을 많이 줘서 사는 경우는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런 ‘고배당 저성장주’는 어떤 주식인지, 이런 주식을 사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분석해 보자.

    ‘배당주’는 주로 시가배당률이 높고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을 말한다. 시가배당률은 최근 12개월간의 주당 배당을 현재 주가로 나누면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2021년 주주들에게 주당 1444원의 배당을 지급했는데, 5월 29일 기준 주가 6만65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시가배당률은 2.17%(1444/66500*100) 수준이다. 지금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배당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매년 2.17% 정도 수준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성향은 주당 배당을 주당순이익(EPS라고 불림)으로 나누면 계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배당은 주당 1444원이었는데 주당순이익은 6574원이었다. 따라서 배당성향은 22.0%(1444/6574*100) 정도다.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은 수익에 비해 배당에 인색한 편이다. 대신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26.7% 정도이며, 미국(41.0%), 영국(56.4%), 프랑스(45.4%), 일본(31.1%)은 물론이고 중국(28.4%)보다도 낮다. 참고로 미국 기업은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도 주주에게 수익을 환원하는데, 한국 상장기업은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이렇게 주주 환원율이 낮은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재미없는(?) 저성장 배당주 기업에만 14년 동안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놀랍게도 복리 25.1%를 벌 수 있었다. 과거 한국에서는 배당주에만 잘 투자해도 꽤 큰 재미를 볼 수 있었다. 이는 백테스트를 했을 때 14년 동안 원금이 23배 불어난 것을 의미한다. 이 규칙에 따른 연별 수익률과 5월 29일 기준 이 전략에 맞는 종목을 제공한다.

    배당주라서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4월 구간에만 끝 무렵에 코로나 사태가 터져서 12.9% 손실이 발생하고, 나머지 13년 구간에는 수익이 났음을 볼 수 있다.

    低PBR 경기민감주, 매출성장률 높아질 때가 매수 타이밍

    피터 린치는 성장주에 관심이 많았으나 경기민감주에도 투자해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경기민감주는 말 그대로 경기에 따라 순이익이 심하게 들쭉날쭉하는 기업이다. 자동차, 반도체, 항공, 타이어, 철강, 화학, 조선 등 업종이 여기에 속하는데, 특히 한국에는 경기민감주가 매우 많다.

    경기민감주는 불경기에서 호경기로 변하면 우량주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수도 있다. 피터 린치가 한 말 중 새겨들을 말은 “경기민감주에 투자할 때는 저PER 투자법이 잘 안 통한다”는 것이다.

    경기민감주 투자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사서 경기가 매우 좋을 때 팔고 나오는 것이 원칙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경기민감주의 순이익이 매우 줄어들거나 적자로 전환돼 PER가 높아진다. 반대로 경기가 좋으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해 PER가 낮아진다. 그런데 만약 저PER 경기민감도 주식을 매수하고 고PER 경기민감도 주식을 매도한다면 계속 경기가 좋을 때 매수를 하고 경기가 나쁠 때 매도를 해서 돈을 잃게 된다.

    그보다는 PBR(시가총액/순자산)에 따라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저PBR주를 사라는 것이 아니다. 피터 린치는 “경기민감주의 매출 성장을 유심히 봐라. 그때가 들어갈 타이밍이다”라고 권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전략을 짜볼 수 있다.

    경기민감 산업에 속한 기업의 PBR가 낮은데 매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아직은 경기가 별로 안 좋아서 기업이 저평가돼 있지만 경기가 좋아질 조짐을 보이면 매출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기업에만 골라서 투자했다면 복리 30.0%를 벌 수 있었다. 이는 백테스트 14년 구간 동안 원금이 39.4배 불어난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특히 경기민감 산업과 관련된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이 노하우는 배워두면 틀림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늘 그렇듯이 연별 수익률과 5월 29일 기준 이 전략에 맞는 종목을 제공한다.

    경기민감주는 배당주보다 훨씬 굴곡이 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간 손실이 난 경우가 3번이 있는데, 대신 코로나 직후인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 구간에는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 호에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투자자 켄 피셔를 소개하려 한다. 그는 1980년대 초반에 PSR, PRR 등의 지표를 개발했는데, 이 지표는 무엇이며, 아직도 한국 시장에서 유효한지 분석해 보기로 한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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