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호

탈모에 관한 올바른 상식 vs 잘못된 상식

  • 강훈 성바오로병원 피부과 교수

    입력2005-09-29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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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모에 관한 올바른 상식 vs 잘못된 상식

    파마, 염색, 탈색이 잦을수록 머리털은 빨리 상한다.

    탈모에 대한 올바른 상식으로 미리미리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탈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대머리라 머리카락이 빠지면 다시 자라지 않는다?(X)

    대머리(남성형 탈모)는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남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나타난다. 물론 머리털이 완전히 위축되어 생명력을 잃었을 경우에는 다시 자라지 않지만, 위축이 덜 진행됐거나 아직 살아 있는 머리털 세포가 존재한다면 머리털은 다시 자란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를 조기에 치료하면 머리털이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다.

    2. 머리털이 건강해지려면 무조건 단백질을 많이 먹어라?(X)

    머리털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되어 있다.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단백질을 무조건 많이 섭취하면 머리털이 건강해진다고 믿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단백질만 많이 먹는다고 해서, 머리털이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단백질 외에도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이때 단백질 : 탄수화물 :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3 : 4 : 3이 되도록 식사한다.



    3. 지루성 피부염으로 머리털이 빠질 수 있다?(O)

    지루성 피부염은 피지선이 풍부한 머리, 얼굴, 등, 앞가슴에 잘 생기는 피부병이다. 머리에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처음엔 비듬이 생긴다. 이를 방치해 더욱 심해지면 염증이 생겨 붉어지고 비듬도 점점 많아진다. 이때는 가려움증도 함께 나타나는데, 지루성 피부염이 오래되면 모근이 힘을 잃고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가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탈모는 일시적인 것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가 이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4. 모자나 가발을 쓰면 머리털이 더 많이 빠진다?(X)

    모자나 가발을 쓸 때 너무 조이거나 단단히 고정하지만 않으면 탈모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모자는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어 모발 건강에 좋다. 하지만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오랜 시간 모자를 쓰거나, 가발을 너무 단단히 고정하면 머리털에 강한 자극이 일어나 일시적으로 탈모가 일어나기도 한다.

    5. 샴푸나 파마를 자주 하면 머리털이 상한다?(O)

    파마, 염색, 탈색을 자주 하거나 하루에도 서너 번씩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에 윤기가 떨어지고 푸석푸석해진다. 또 갈라지거나 부스러지기도 한다. 파마나 샴푸는 머리털의 각질을 상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탈모를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모발이 자라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마나 염색 등을 하지 않으면 모발은 다시 건강하게 자란다.

    6. 머리털을 짧게 깎으면 머리털이 더 굵고 빨리 자란다?(X)

    머리숱이 많아 보이도록 머리를 짧게 깎는 경우가 있다. 두피에 가까울수록 머리털은 더욱 굵어진다. 따라서 머리털을 짧게 깎으면 숱이 많고 머리카락이 굵어 보인다. 하지만 머리털이 자라면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또한 머리털은 일정한 생장 주기가 있기 때문에 짧게 자른다고 더 빨리 자라는 것은 아니다. 종종 머리털이 굵어진다며 일부러 뽑기도 하는데, 이러면 우 모낭이 손상돼 머리털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7. 남성호르몬인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DHT)만이 남성형 탈모를 일으킨다?(X)

    남성형 탈모에 DHT가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한다고 해서 탈모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DHT는 모낭에 작용하여 탈모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만 제거한다고 탈모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남성형 탈모를 예방하려면 DHT가 과도하게 생산되는 것을 막는 것뿐 아니라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머리털 손상을 억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8. 스트레스로 탈모가 되면 다시 머리털이 나지 않는다?(X)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나는 탈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휴지기 탈모다. 휴지기 탈모는 모발 생장 주기 가운데 가장 마지막 단계인 휴지기의 머리털이 한꺼번에 많이 빠지는 현상이다. 스트레스는 머리털이 생장하는 기간을 줄어들게 하여 새로 생기는 머리털은 적어지는 대신 머리털이 빠지는 휴지기 머리털을 많이 만들어낸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머리털은 다시 원래대로 자란다.

    9. 주위 사람이나 자기가 볼 때 머리숱이 줄어든 것 같다면 무조건 탈모다?(X)

    주관적인 느낌만으로 탈모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작 모발과 두피를 관찰하면 모발이 심하게 상해 가늘어지거나 쉽게 부러지고 끊어지기는 해도 머리털 수는 정상일 때가 의외로 많다. 따라서 탈모 증세가 있을 때는 모발 상태를 정확히 진찰하고, 신체적·정신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대머리는 100% 유전이다?(O)

    탈모증은 부모에게서 유전된다. 2개의 쌍으로 이뤄진 유전자 중에서 한 개는 아버지에게서, 한 개는 어머니에게서 받는다. 부모 모두 탈모증이라면 100% 탈모가 나타난다. 남성형 탈모(혹은 여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인자는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다. 테스토스테론이 모발의 모낭 안에 존재하는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하여 DHT가 만들어지는데, 아무리 DHT가 분비된다 하더라도 무조건 탈모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DHT를 수용할 수 있는 유전적 요인이 있어야 대머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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