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호

아듀 2005! 코골이 송별 전략

33운동법, 테니스공 한 개면 수면 무호흡증 탈출

  • 박상욱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www.hanaent.co.kr

    입력2005-11-30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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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새해를 맞기 위해 이별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코골이’다. 수년, 길게는 수십년 큰탈 없이 코를 골아온 이들에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싶겠다. “내 코 고는 소리를 안 들으면 마누라가 잠을 못 잔다”며 되레 큰소리치는 이도 있겠다. 그러나 코골이는 숙면은 물론 ‘생존’을 위해서라도 뚝 떼버려야 할 질환이다.
    아듀 2005! 코골이 송별 전략
    코골이는 누구에게나 고민거리다. 오죽 골머리를 앓았으면 코골이를 파고들어 ‘코골이 박사’가 된 사람까지 있으랴. 미국의 언어병리학자 마커스 불웨어가 바로 그다. 그는 평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연구에 몰두했는데, 코골이 때문에 이혼을 당한 것이 계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슬픈 사연이지만, 그 덕에 불웨어가 코골이의 발생 기전을 밝혀냈으니 후배 코골이꾼들을 위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웨어의 코골이 연구 중 재미있는 통계가 있는데, 바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코골이 전력이다. 1∼32대 대통령 중 코골이가 심한 대통령이 20명이나 된다는 사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미국 대통령도 코골이만큼은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명성만큼이나 코골이로도 유명했다. 그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근처 병실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뜬눈으로 밤을 새고, 끝내 다음날 병원을 나와야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미국의 코골이 챔피언으로 루스벨트를 꼽는다면 유럽엔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있다. 코 고는 소리가 드릴로 콘크리트 벽을 뚫을 때 나는 소리 같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처칠의 코골이 또한 대단했다고 한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도 코를 골았다는데 코골이가 뭐 그리 대수일까 싶다. 하지만 그들이 코를 골지 않았더라면 세상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더 총명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새로운 역사를 일궈냈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못 믿으시겠다고? 이제부터 그 논거를 하나하나 짚어보겠다.

    코골이의 정체



    본격적인 코골이 이야기에 앞서 기본기부터 닦고 가자. 바로 ‘코골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코골이를 일컫는 이름은 좀더 길다.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이 그것이다.

    흔희 말하는 코골이란 단어는 의학적으로 폐쇄성 호흡을 가리키는 속어다. 코를 고는 소리는 코에서 나는 게 아니라 입을 벌리고 숨을 내쉴 때 코와 목이 만나는 부위와 목구멍 안의 점막이 문풍지처럼 떨려 나는 소리다. 숨을 쉴 때 공기가 기도로 들어가기 전에 통과하는 목 부분이 좁아져 공기가 쉽게 드나들 수 없을 때 생긴다. 따라서 코골이는 호흡곤란을 나타내는 한 증상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숨을 쉬다 ‘컥~컥~’ 소리를 내는 순간이 위험하다. 바로 숨이 멈추는 때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겐 코를 골다 ‘컥’하고 숨을 멈춘 상태에서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후’하고 숨을 몰아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렇게 숨이 멎은 상태가 10초 이상 지속되면 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잠자는 동안 이러한 무호흡 상태가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에 30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 증후군’이라는 질병으로 본다. 무호흡증 환자들은 대개 한 번에 30초 이상 호흡이 정지되며, 심한 경우 이런 현상이 밤새 수백회씩 발생한다. 수면시간의 절반 이상을 기도가 완전히 막힌 채로 보내는 셈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를 접하다 보니 코 질환에 대해서만큼은 ‘관상쟁이’가 다 됐다. 특히 코를 심하게 골게 생긴 남성은 쉽게 가려낸다. 몸에 살집이 좀 있고 목이 굵으며 키가 작은 몸매를 가진 분들에게 혹시 코를 골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열에 여덟, 아홉은 그렇다고 답한다. 이들은 표준 체형을 지닌 사람에 비해 목 안이 상대적으로 좁다.

    코골이꾼의 약 90%는 목젖이나 편도가 두텁고, 목 안에 가래가 자주 보인다. 애연가들도 그렇다. 편도선이 부어 있거나 축농증 같은 코 질환을 가진 사람도 대개 코를 심하게 곤다. 쉽게 말해 목이 짧고 몸이 뚱뚱한 거북이 체형의 사람들이 코를 자주 곤다는 말이다. 그러나 거북이를 닮았다고 수명까지 거북이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수면무호흡증 때문이다.

    이참에 코골이가 질환이라는 점을 확실히 못박아야겠다. 겁을 주려는 게 아니다. 건강에 큰 해가 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코를 심하게 골고 잘 때마다 컥컥 숨을 멈춘다면 부정맥을 조심해야 한다.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으로, 그 종류가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흔한 형태인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볍게 떨기만 하는 증상이다. 심장이 아래쪽의 심실로 혈액을 밀어내지 못하면 고인 혈액이 혈전으로 변해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코 고는 남자 심장은 헐떡헐떡

    그런데 심장과 코골이가 무슨 상관이람? 연관이 없을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수면무호흡증이 심장을 제대로 뛰지 못하게 만드는데 이는 코골이가 숨길을 막기 때문. 수면무호흡증으로 호흡이 끊기면 혈액 속 산소량이 적어지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한다. 이런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몸은 필사적으로 숨을 쉬려 하고 이것이 심방의 압력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부정맥 환자 151명과 일반 심장병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연구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 비율이 부정맥 환자 그룹은 49%, 비교 그룹은 32%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부정맥은 과체중, 고혈압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런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심장을 옥죄는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낮에도 심하게 졸리고 일에 대한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자신이 밤새 코를 고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코를 고는 것은 우리 몸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밤새 쉬지 못하고 코를 골고 게다가 수면 무호흡증으로 숨까지 제대로 쉬지 못하면 더욱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결국 코를 고느라 밤새 시달린 까닭에 낮에는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면 밤새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집중력까지 떨어진다. 이는 어린이 코골이꾼들을 봐도 알 수 있다.

    독일 수면의학총회의 연구에 따르면 잘 때 코를 고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학업성적이 2∼3배 나쁘다고 한다. 독일 튀빙겐대 소아의학과에서 수면장애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크리스티안 포에츠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생 1100명을 대상으로 수학, 국어 정서법 성적을 조사 분석한 후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포에츠 교수팀은 매일 밤 코를 고는 어린이들이 하위 성적 그룹의 48%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혀 코를 골지 않는 어린이의 경우 하위 성적 그룹의 16%에 불과했다고 한다. 즉 다른 요인을 제외하면 코를 고는지 여부가 어린이의 학습 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이제부터는 아이의 성적이 떨어졌다고 나무라기만 할 게 아니라 밤새 코를 골지는 않는지 확인부터 하자.

    코골이는 중년 남성에게 민감한 문제인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코골이가 남성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를 고는 많은 남성이 부부생활 문제로 고민한다. 독일 만하임 의대 카를 호프만 교수가 이비인후과 전문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도 뚱뚱한 코골이 남성은 산소 부족으로 무기력증, 정신집중 장애를 호소하거나 발기부전증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예전만 못한 성생활도 코골이 탓?

    이러한 증상은 수면 중에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져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 코골이가 남성 호르몬 분비를 저하시키고 성욕감퇴와 발기부전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밤마다 한창때 같지 않다고 각종 보양식이나 약물에 의존할 게 아니라 코를 고는 습관부터 고치는 것이 품도 덜 들고 몸에도 더 좋다.

    오랫동안 큰 소음을 듣게 되면 청력장애가 올 수 있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코 고는 소리가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 코골이 남성을 대상으로 난청 여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 난청을 일으킬 만한 귓병과 소음에 노출된 적이 없는 코골이꾼 64명의 청력을 조사해봤더니 28.2%인 18명에게서 난청 조짐이 발견됐다. 모두 심한 코골이 때문에 한밤중에 짧게는 16초에서 길게는 178초까지 평균 1분43초 동안 호흡을 하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었다.

    코골이가 가는귀까지 먹게 만드는 이유는 웬만한 소음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심한 코골이 소리가 귓속의 감음기관을 계속 자극해 급기야 고장을 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말 심하게 코를 고는 경우 그 소리의 크기는 65∼100㏈로 평균 85㏈에 달한다. 옆 사람과 대화할 때 소리의 크기가 평균 45㏈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는 정도다.

    코 고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걱정

    더 알기 쉬운 예를 들면 고속버스가 운전 중 내는 엔진소음과 비슷한 크기다. 매일 밤 달리는 고속버스 엔진을 귀 옆에 두고 자야 하는 부인들의 노고를 알 만하다. 오죽했으면 1993년 미국의 존스 부인은 남편의 심한 코골이를 견디다 못해 잠자는 남편을 총으로 쏴 죽였을까. 이혼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이것도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극단적인 결말을 맞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은 코를 골지 않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신(神)의 처사가 불공평하게 느껴질 것이다. 똑같은 코를 내려주셨는데 어떤 코는 요란하게 코를 골고 어떤 코는 밤새 조용하다. 특히 여성은 코를 많이 골지 않으니 남성의 고충을 이해해줄 리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사실 코를 고는 여성도 꽤 있다. 다만 남성만큼 흔하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남편이나 친구들에게 흉을 잡힐까봐 남성보다 더 걱정한다.

    통상 여성은 남성에 비해 코를 골 확률이 낮다. 30~35세의 남자는 5명 중 1명꼴로 코를 골지만 30~35세의 여자는 20명 중 1명이 코를 곤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노년기로 접어들수록 남녀 비율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여성도 코골이가 심해지고, 없던 코골이도 생겨난다.

    60대가 되면 남자는 10명 중 6명, 여자는 10명 중 4명이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 남성과 달리 여성이 코를 고는 원인은 턱 구조의 문제, 호르몬의 문제, 체중 증가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오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노화의 한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골이에 대한 궁금증

    아듀 2005! 코골이 송별 전략

    코골이 환자 수술 장면.

    코골이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배우자는 여간 질문이 많지 않다. 그동안은 코골이를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참고 지내왔다. 으레 밤이면 들려오는 소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질환이라니 의아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많은 것이다. 다음은 코골이꾼들이 종종 물어오는 질문 몇 가지다.

    [Q] 아버지의 코골이가 동네에서 아주 유명했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닮은 건가요?

    [A] 거실에서 배를 내놓고 코를 씩씩 골며 자는 곰돌이 아빠와 곰돌이 아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쩜 저렇게 판박이일까 싶다. ‘코고는 것마저 제 아비를 똑 닮았군’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면 코골이가 유전병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여러 학자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코골이 자체가 유전된다는 보고는 없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코를 곤다고 자녀까지 코를 골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가족은 식습관이 비슷하다 보니 체형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녀의 체형이 부모와 비슷하거나 호흡기의 구조가 닮게 되면 부자가 함께 코를 골 가능성이 커진다.

    [Q] 저는 코를 곤 기억이 없는데, 가족들은 아침마다 난리예요.

    [A] “당신, 어제도 밤새 코를 고는 통에 잠 한숨 못 잤다니까. 속 썩이는 애들보다 코 고는 남편 덕에 이마에 주름살이 더 늘어요. 쯧쯧.”

    잠도 덜 깬 이른 아침부터 아내가 바가지를 긁는다. 이때마다 남편은 “내가 언제 코를 골았다고 그래!” 하고 항변해 보지만 거실 너머 아이들 방까지 울려 퍼졌다는 막내딸의 증언에 변명이 쑥 들어간다.

    코골이 환자들은 모두 오리발 기질이 있는 걸까. 사실 코를 고는 것은 매우 힘이 드는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하루 종일 피곤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머리까지 아파온다. 밤에는 힘들게 코를 골고, 낮에는 피곤함에 시달리니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록 깊은 잠이 아니더라도 아주 피곤한 상태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자신이 코를 고는지 아닌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코골이꾼이 많다.

    아침마다 잔소리를 듣고 살 수는 없다. 코골이와 이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은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지금은 우선 잔소리 듣기에 신물이 난 가장들을 위해 한 가지 변명거리를 알려주겠다.

    가족을 모아놓고 코 고는 흉내를 딱 10분만 내보라고 해보라. 5분도 버티기 힘들다고 할 것이다. 그만큼 힘든 일을 밤마다 겪는 가장의 고통을 헤아려달라고 하면 가족의 측은지심이 발동하지 않을까.

    [Q] 피곤하면 난데없이 드르렁~. 이것도 병인가요?

    [A] 1박2일로 부서별 워크숍을 떠난 김 부장(46).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새내기 사원들을 동원해 족구게임을 한바탕 벌였다. 식사를 하고 회의며 발표 등 빡빡한 일정을 모두 마치니 좀 피곤한 감이 있다. 그래도 족구에서 진 탓에 부서원들에게 통닭을 내기로 한 터라 차를 끌고 시내까지 나가 간식거리를 사왔다.

    팀원들과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며 거하게 술을 마신 김 부장.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눈을 떠보니 벌써 아침이다. 그런데 팀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밤새 탱크 지나가는 소리로 코를 골아 한숨도 자지 못했단다. 평소 코골이를 모르고 살아온 김 부장이었기에 그럴 리 없다고 항변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다.

    김 부장처럼 평소엔 코를 골지 않다가도 피곤하면 코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술을 마시면 더욱 그러하다. 이는 우리 몸의 근육 긴장도가 떨어지기 때문. 목 안의 근육 또한 긴장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숨을 쉬느라 공기가 지나갈 때마다 늘어진 근육을 스치면서 떨리게 되어 코 고는 소리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병적인 것이 아니어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4단계 코골이 해소 전략

    루스벨트도 처칠도 고치지 못한 지독한 코골이. 그러나 코골이에 시달려왔다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새로 장만한 깨끗한 달력에 적어놓고 한 해 동안 잊지 말아야 할 코골이 해소 전략을 소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조절이다. 대부분의 코골이꾼은 체중을 줄이고 나서 코골이가 크게 나아졌다거나 완전히 나았다고 신기해한다. 운동과 식이요법이 체중조절에 좋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전략 1] 33운동법으로 코골이 밀어내기

    33운동법이란 필자가 진찰실을 찾는 코골이꾼들에게 주로 권하는 방법이다.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걷기가 가장 무난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연세가 많은 어른들은 특히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쉬엄쉬엄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면 좋다. 평상시에도 계단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 걷기 등으로 활동량을 늘리도록 한다.

    운동은 가장 가벼운 아령 들기부터 시작한다. 들어올릴 때는 빠르게 들어올린 뒤 1초 정지하고, 내릴 때는 2∼4초 여유를 두고 천천히 한다. 이렇게 들어올리기를 8∼12회 반복한다. 근육통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하루 걸러 반복하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은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칼로리 소비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 체중감량 효과를 함께 얻고 싶다면 고정식 자전기 타기, 가벼운 조깅(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명심할 것은 근육통이 느껴질 정도로 심하게 운동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 근육통이 느껴지는 상태란 근육 피로가 심하거나, 근육이 손상됐음을 뜻한다. 통증이 느껴지는 상태에서는 근력이 늘지 않는다. 따라서 운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손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또 중년을 넘어서면 근육과 신경의 기능은 물론 순발력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복잡하거나 강한 충격을 주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심장과 가까운 팔의 운동이나 일시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운동도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므로 피한다.

    안 하던 운동을 중년이 넘어서 갑자기 시작하면 몸이 놀라는 수가 있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득이 돼야 할 것이 오히려 실이 되고 만다. 따라서 처음에는 운동 강도와 시간, 빈도 등을 통제하고 몸무게 증가를 꼼꼼히 살핀다. 초보자가 흔히 입는 손상 부위는 어깨와 허리다. 복부, 몸통, 어깨 주변 근육을 미리 강화하면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인대 등 주변 조직을 충분히 풀어줘야 유연성이 증가한다. 또한 가벼운 것부터 들어올린다. 입을 꼭 다물고 힘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 혈압이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 2] 소식과 신선한 채소·과일로 식탁을 풍성하게

    운동만 한다고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 조깅 좀 했다고 갈비 반찬에 밥 두 그릇을 비우고 디저트로 떡과 과일을 먹는다면 조깅으로 뺀 살이 두 배로 배에 붙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아침을 잘 먹고, 점심을 챙긴 다음 저녁엔 소식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을 조금 줄이는 대신 끼니 사이마다 신선한 제철 과일을 조금씩 먹는 것도 한 가지 요령이다. 입이 심심할 때마다 오이나 토마토 따위를 간식 삼아 먹는 것도 좋다.

    [전략 3] 테니스공과 친해져라

    테니스가 코골이에 특효라고? 테니스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테니스는 용도가 좀 다르다. 코를 고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입을 크게 벌린 채 코를 곤다. 사실 이런 자세는 코골이를 줄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늘어진 코와 목 안의 근육이 기도를 다 막아버리기 때문. 이때 몸을 옆으로 틀어 모로 누워 자면 늘어진 근육들이 옆으로 쏠리면서 다시 숨길이 트인다.

    그러나 등을 대고 자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에게 당장 오늘부터 모로 누워 자라고 하면 자다가 금세 천장을 보는 자세로 돌아와버린다. 이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테니스공이다. 잠옷 뒤에 테니스공을 꿰매놓으면 잠결에 다시 등을 대고 자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쉽고 간단한 방법이니 당장 실천해보자.

    아듀 2005! 코골이 송별 전략


    [전략 4]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의와 상의하라

    이러한 노력에도 나아지지 않는 막강한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면 당장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수술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병원 가기를 미루는 코골이꾼이 많다. 그러나 필자는 코골이가 수술로 해결될 질환이라기보다는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할 질환으로 본다. 모든 의사의 마음이 한가지겠지만 어떤 수술이든 어떠한 경우에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수술은 적응증이라는 것이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시행해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몸담은 병원에서 코골이로 방문한 환자 중 수술을 받은 경우는 16%에 불과하다. 나머지 84%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이 내려졌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콧속의 공기통로를 넓혀 코로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고칠 수 있는 방법 중에 지속양압치료(CPAP)라는 것이 있다. 지속양압 공급기를 사용해 코골이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기계는 코를 통해 공기를 불어넣어 밤새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다. 숨을 잘 쉬게 되니 코골이가 멈추고 몸속 산소 농도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무엇보다 잠을 푹 잘 수 있다는 기쁨이 있다. 이 방법은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법으로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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