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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심층 리포트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우리가 노무현 때문에 못사는 건 아니지만 부뚜막에 얼라 앉혀놓은 것 같아서…”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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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사람들도 노 대통령 욕 많이 하죠?

“여기선 정치 이야기 거의 안 해요. 이젠 부산도 달라져야 해요.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한나라당만 계속 당선돼서 부산이 낙후됐잖아요. 노 대통령이 처음보단 잘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경제만 살리면 인기가 올라갈 것 같은데….”

-여전히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노 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함께 마음 졸이며 살 것 같아요.”

광복동, 남포동은 성인오락실 천국



저녁 8시경. 광복동 영화의 거리엔 포장마차가 즐비했다. 동쪽에는 떡볶이 등 간식거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서쪽에는 술을 파는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다. 중간 중간 이빨 빠진 것처럼 문을 열지 않은 포장마차들도 눈에 띈다. 느지막이 문을 여는 가게로 들어섰다.

20대 후반에 장사를 시작해 15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다는 포장마차 주인 박영희(43)씨는 “갈수록 손님이 준다”고 푸념했다.

“주5일제 때문에 주말손님이 더 준 데다, 주머니 사정이 더 나빠져서 밖에서 소주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마시는 추세라고 합디다. 어디 우리만 어렵겠어예. 새벽 4시쯤 택시기사들이 우동 먹으러 오는데, 그때까지 사납금도 못 채웠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예.”

그는 특히 광복동과 남포동 경기가 시들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로 치면 명동 정도의 상권인데, 시청이 옮겨가고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확 죽어버렸다”는 것. 대신 시청이 옮겨가고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면은 경기가 괜찮은 것 같고, 신흥 유흥가로 떠오른 해운대도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부산은 1990년대 초가 제일 좋았습니더. 물가는 그때보다 한참 올랐는데 수입은 그때만도 못하다니까예.”

그는 부산 경기의 몰락을 노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손님 10명 중 8명은 노무현을 욕합니더. 어떤 젊은 손님은 자기도 노사모였다면서 잘할 거라고 생각해 지지했는데 후회 막심이라고 하대요. 임기 초반에는 부산에서도 기대를 많이 했어예. 돈이 좀 돌지 않겠나 싶었는데, 더 어려워지니 실망할 수밖에요.”

지난 대선 때 누굴 찍었냐고 묻자 이회창 후보를 찍었다고 한다.

“물론 한나라당이 된다고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 안 합니더. 그래도 바꿔야지예.”

광복동 거리엔 성인오락실들이 유난히 많았다. 박씨에 따르면 광복동은 예전에 패션의 거리였다고 한다. 그러다 음식점이 번창하더니 지금은 80%가 성인오락실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갑자기 늘었습니더. 남포동은 더해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실업자들이라예. 그래서 가정파탄이 늘어예. 자살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고. 돈이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일확천금에 기대는 거지예.”

포장마차로 손님 한 사람이 들어왔다. 유흥업계에 종사한다고 했다.

“지금 부산에서 장사가 잘되는 곳은 성인오락실뿐일 겁니다. 이 정부 들어서 성인오락실만 늘었어요. 솔직히 부산은 전부터 대기업 임원 등 돈 있는 사람들이 부업처럼 룸살롱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지금은 대부분 성인오락실을 해요. 그만큼 돈이 된다는 거죠.”

“공사중인 곳이 없어요”

서면 지하상가는 광복동에 비해 인파로 붐볐다. 줄지어 선 가게도 주로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가게들이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아도 정작 가게 안에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

서면 지하보도와 이어진 롯데백화점에 들어가자 세일 기간이어서인지 사람들이 꽤 북적였다. 업계에선 경기회복 기미는 여성복 매출을,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시작은 남성복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남성정장 코너에서 일하는 점원은 지난 3월 매출이 지난해 연말보다 40% 정도 늘었다고 했다.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직원도 매출이 20%쯤 증가했다고 했다. 부산 경제가 이제 기지개를 켜는 것일까. 하지만 서민들이 그것을 느끼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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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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