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호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테러 당하지만 2007년은 넘긴다, 그러나 2008년엔 권좌에 없다”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입력2007-01-05 15:1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2006년 12월7일 호주를 국빈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시드니 교포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군사력은 충분히 우월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 북한이 설사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서 노 대통령은 또 ‘희한한’ 소리를 했다. 북한 속을 다 헤아리는 것처럼 “이길 수 없는 국가와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 이런 말을 하려면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임을 예측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놓았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다음에는 그 대책을 펼쳐 보였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진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기가 준비했어야 할 일을 남의 일 말하듯이 하는 것은, 북핵 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자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처사라고 하겠다.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노 대통령은 왜 북한 문제에 대해서 저자세를 고수하는 것일까. 그는 왜 북한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거듭하는 것일까.

    첫 단추 잘못 끼운 노 대통령

    이유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의 주장을 수용해 햇볕정책을 계승한 평화번영정책을 유일한 대북 정책으로 택하고, 그것만을 적용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운전도 가속기와 제동기를 번갈아 밟아가며 해야 하는데, 그는 북한에 당근만 던져줌으로써 300만 북한 주민을 굶어죽게 한 독재자의 버릇을 잘못 들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실수를 인정하기 싫고 레임덕도 두려워,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2007년 한반도 위기는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2006년 7월5일 강행한 대포동 2호의 실험발사와 10월9일 실시한 핵실험이 실패한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재래식 무기는 낡을 대로 낡아서 유사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재래식 무기를 가동하려면 많은 연료가 필요한데 북한의 연료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따라서 ‘최후의 한 방’인 핵무기로 정권을 보위할 수밖에 없는데, 불행히도 북한은 대포동 2호의 실험발사와 핵실험을 연속해서 실패했다. 이를 목도한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니, 김정일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말해 2007년 중에 2차 핵실험과 대포동 2호의 2차 실험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연속 도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도 ‘도광양회 화평굴기(韜光養晦 和平푞起)’라는 그들의 대외정책 기조를 깨뜨리는 북한에 모종의 압력을 가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북핵 문제에 개입하면, 북한은 ‘유일한 인질’인 한국 카드를 활용하기 위해 더 날뛸 가능성이 높다.

    2007년은 17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선(大選)을 치를 때마다 우리 사회는 둘로 셋으로 쪼개져 대립을 거듭했다. 이러한 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강행할 기미를 보인다면, 대통령선거와 한국 경제는 크게 출렁일 것이다.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엄창용 조성우 최봉수 김희수 위남희(왼쪽부터 차례로)

    노 대통령이 지지하는 세력은 햇볕정책(평화번영정책)을 고집하고 기타 세력은 무리한 ‘선제공격론’을 외치면서, 국론은 사분오열될 것이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거꾸로 최악의 남남(南南)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CIA도 점성술사 예언 참고

    명약관화한 2007년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미국의 CIA(중앙정보국)는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의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한다. 계량경제학이 있듯이 요즘 정치학에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분야가 있다. 전쟁이 일어날지, 그리고 그 전쟁의 승자는 어느 나라일지를 수학적인 방법으로 짐작하는 ‘과학적 정치학’이 등장한 것.

    오르겐스키(Orgenski)에 의해 시작된 이 방법론은 ‘세력전이(轉移) 이론’으로 불린다. 이 이론에 따르면 현 상태에 만족하는 국가와 만족하지 못하는 국가가 있는데, 불만족하는 국가의 국력이 크게 신장돼 만족하는 국가와 대등해지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이 이론은 세력균형 이론과 반대된다.

    세력균형은 대립하는 나라끼리 국력이 비슷하다면, 잘못 공격했다간 자기도 무너질 수 있어 열전인 전쟁을 피하고, 냉전이라는 평화를 유지한다는 이론이다. 세력균형 이론은 대립하는 국가 간의 국력이 비슷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데 반해 세력전이 이론은 불만족 국가의 국력이 만족국가와 대등해지면 오히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 20여 년간 한반도에서는 한국이 북한보다 군사적으로 약간 우세한 상태에서 세력균형을 이루어왔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들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이 추진되면서 한미군사동맹이 크게 삐걱거렸다. 주한미군은 줄어들었고 한미 갈등은 증폭됐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완벽한 핵무장에 성공한다면 북한의 군사력이 급격히 커지는 세력전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세력전이 이론에 따르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가 오는 것이다.

    세력전이 이론은 두 나라가 전쟁을 할 경우 어느 쪽이 승자가 될 것인지도 계산해낸다. 국민총생산(GDP)과 인구, 군사력, 동맹 관계 등의 통계치를 계산해 그 답을 퍼센트(%)로 찾아주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확대 적용하면 불만족 국가가 무장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 것인지도 계산할 수 있다. CIA는 이 방법을 이용해 북한이 핵무장에 성공할 가능성과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한다.

    CIA는 과학적인 방법과 함께 지극히 비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여러 점성술사의 공통적인 예언을 수집해 나름대로 비중을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 흥미로운 것은 과학적 방법과 점성술사의 예언 사이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다만 점성술사의 예언에는 과학이 발견해낼 수 없는 의외성이 있어, CIA는 의외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들의 예언을 참고한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의 대북파트, 국군정보사의 대북공작 분야, 국군기무사의 방첩 분야, 합참의 정보본부는 아직 세력전이 이론을 토대로 한 과학적인 방법론을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세대 정외과의 김우상 교수는 이 분야의 대가로 꼽히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한국의 정보기관도 빠른 시간 내에 이 방법을 도입해 안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보기관은 나름대로 축적해온 방법으로 북한을 분석한다. 흥미로운 것은 사석에서 만난 이 기관 종사자들은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회의를 표시한다. 대통령과 실무그룹은 한덩어리로 움직여야 하는데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깊은 강’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평화번영정책이 옳다고 하더라도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역술가, 무속인이 예측하는 17대 대통령 당선자는?

    “임금님 사주는 없다, 사업가 사주 가진 이가 유력하나 갈등 몰고 온다”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김근태 (맨위 좌) 고건(맨위 우) 박근혜(가운데 좌) 손학규(가운데 우) 이명박(맨아래)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됩니까?”

    다섯 명의 무속인과 역술가는 속 시원한 답을 주지 않았다. 공통된 이유는 지금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사주에서는 임금님 사주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나라님 사주를 가진 사람이 등장하면 하루아침에 판세가 바뀔 수 있어 속단을 피하는 것 같았다.

    거론되는 사람 가운데 유력한 인사를 꼽으라고 하자 이들은 야권에 있는 두 명을 지목했다. 두 사람은 목기(木氣)가 강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 명을 뽑아달라고 하자 역시 많은 사람이 관심 있어 하는 사람을 꼽았다. 문제는 그 사람의 사주가 사업가 사주에 가깝다는 것. 위남희씨의 말이다.

    “이분의 기운은 왕(旺)한데 너무 왕해서 문제이다. 대통령이 된 다음에 자기 고집대로만 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서민이 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2007년 이분의 운세는 관운도 오고 관재수도 오는 것으로 나온다. 많은 사람이 이분을 공격하고 또 이분이 반격하면서 상당히 시끄러워질 것 같다. 이분한테 당하는 사람도 여럿 나오겠다.

    따라서 이분께서 대통령이 된다면 자기 고집을 좀 꺾고 사람을 잘 쓰는 데 노력해야 한다. 사업을 잘한 것은 결국 사람을 잘 썼다는 것인데, 정치도 사업을 하듯이 사람을 잘 써서 해야 한다.”

    김희수씨는 이 사람에 대해 “성주(城主)운이 들어오는데 적이 많아서 골치가 아프겠다. 성격이 외곬이라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나지만 성주운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을 해내기 때문에 욕을 먹는 다”라고 말했다. 엄창용씨도 “일은 욕먹는 이가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조성우씨는 “목기를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는데 대통령이 된 다음 그는 사람을 잘 써야 한다. 지역과 정당을 가리지 말고 유능한 사람을 골라 알맞은 자리에 쓴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봉수씨는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일본의 고이즈미 전 총리의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전형적인 사업가 사주였다. 그런데도 그는 일본을 오랫동안 잘 이끌지 않았는가. 한국처럼 민주화된 사회에서 임금 사주 가진 이를 찾는 것은 독재자를 찾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한국은 대통령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가 아니다. 여러 사람이 시스템을 갖춰 움직이는 사회가 되었으므로 적절한 인재를 적소에 배치하는 용인술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사업을 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반드시 사업가 사주를 갖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도 큰 사업가 사주를 가진 사람이 후보로 나설 수 있다. 사업가적 성향을 갖고 한반도를 경영해보겠다는 사람은 누구일까. 관재수를 무릅써 가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그는 대통령이 된 후 과연 정당과 지역과 파벌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기용할 수 있을 것인가.

    좋은 ‘노후(盧後)’를 대비하기 위한 17대 대통령선거 레이스는 사실상 시작되었다.


    세 명의 무속인과 두 명의 역술가가 50여만명이 넘는(경찰 정보 추산) 무속인과 역술가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이름을 날려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2007년의 남북한은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일의 운세도 나빠져 2008년 이후엔 북한이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오랜 기간 북한 내부를 들여다본 사람들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캄보디아의 폴포트는 250만 자국민을 학살한 도살자이다. 김정일은 그보다 많은 300여만 명의 주민을 아사로 죽게했다. 그러한 독재자가 호의호식하는 것이 과연 세상의 진리일까. 핵실험을 시도해 동족을 인질로 잡아 세계를 위협하는 김정일의 운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자.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김정일 초상화에 갈겨쓴 반체제 주장(2005년). 지금 북한에서는 반김정일 기운이 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정보기관도 무속인과 역술가의 의견을 참고한다는 점이다. 무속인과 역술가는 2007년의 김정일과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볼까. 기자는 무속 연구가로도 유명한 경희대 서정범 명예교수(국문학)로부터 무속인 세 명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1994년 김일성 사망을 정확히 예언했던 역술가를 찾아가 2007년 김정일과 한반도 운세를 알아보기로 했다.

    늠름하지 못하니 계미시生

    북한과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는 김정일의 생년월일을 1942년 2월16일로 밝히고 있다. 음력으로는 1942년 1월2일생이니, 임오(壬午)년 임인(壬寅)일 경자(庚子)일생이다. 김정일의 생시(生時)를 밝혀놓은 자료는 없다. 일부 역술인과 무속인은 김정일의 행동을 토대로 거꾸로 생시를 추정하는데, 정축(丁丑, 새벽 1~3시)시와 계미(癸未, 오후 1~3시)시로 보는 사람이 많다.

    김정일의 생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기자는 김정일의 삼주육자(三柱六字)만 갖고 무속인과 역술가를 찾아갔다. 먼저 서정범 교수가 추천한 엄창용(73)씨를 만났다. 모 신문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는 그는 서울 계동의 현대그룹 본사 뒤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력이 넘치는 그는 컴퓨터에 사주를 넣어 운세를 풀기에 무속인보다는 역술가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는 대뜸 사주를 보려는 사람의 이름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대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김정일의 생시는 정축이 아닌 계미로 보아야 한다. 정축시에 태어난 사람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끝장을 보려는 늠름함이 있지만, 계미시생은 불리하면 숨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김정일은 물론 강하지만 불리해지면 몸을 숨기는 유들유들함이 있지 않은가? 김정일은 아버지 덕에 최고 자리에 올랐는데, 이는 계미시생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정축시생이라면 핵실험에 그치지 않고 2006년에 모든 것을 끝내려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정일의 사주를 호평했다. “지금 남북한 정치인을 똑같은 조건에 놓고 대통령감을 꼽으라면 김정일을 꼽겠다. 그는 차기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한국의 정치인보다 훨씬 더 좋은 사주를 타고났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주라도 한계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官이 떨어지는 해

    “병술(丙戌)년인 2006년 김정일은 고립무원이었다. 집에서 사람이 죽어 초상이 나고 좌우에서 들고일어나는 매우 고통스러운 운세였다. 그런데 핵실험을 함으로써 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다음 수가 바닥났다. 그는 핵실험으로 터뜨릴 수 있는 것을 다 터뜨린 처지가 된 것이다.

    세상일은 자기 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변 상황과 곁에 있는 사람들의 운수가 맞아떨어져야 큰일을 할 수 있다. 2006년의 김정일 운세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었다. 1950년 같았으면 전쟁도 일으킬 운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에 핵실험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병술년이 가기 전, 그러니까 음력설이 있는 2007년 2월이 되기 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때쯤이면 그가 요구하는 것을 한국, 미국 등이 어느 정도는 들어주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위험한 짓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07년 또다시 위험한 짓을 한다. 전쟁을 의미하는 파괴 행동이나 핵실험 같은 것을 일으키는데, 그의 운세는 설날이 오기 전에 주변국가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소원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정해년 김정일의 운세는 ‘관(官)이 떨어지는 해’가 될 것이다. 벼슬이 떨어지는 것이니 하야(下野)하는 해가 될 수 있겠다. 까딱 잘못하면 하극상도 당할 수 있다. 뒷심이 달리면 비명횡사를 당할 수도 있다. 음력으로 4, 5월과 9, 10, 11월 중 그는 큰 위기를 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행히 총알받이가 나타나 목숨은 구할 운세다.

    2007년 김정일의 건강은 매우 나빠질 것이다. 2006년 주변 사람이 많이 떨어져 나갔기에 2007년 그는 더욱 고립된다. 뭐랄까, 2007년의 그는 한밤중에 뜬 해(日)와 같다. 밤중에 뜬 해는 ‘밤을 낮으로 바꾸는’ 힘을 상징하지 않는다. 해는 낮에 떠야 제 구실을 하는데 밤에 떴으니 힘을 못쓴다. 2007년 김정일은 권좌에 앉아 있지만, 날개 꺾인 새의 처지일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최고 지도자가 이런 운세를 가졌다면 혁명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라 그는 권력을 유지한다. 김정일은 영기(靈氣)가 대단하다. 예감력과 직감력이 좋아 위험을 피해가는 재주가 있다. 늑대와 하이에나는 자기보다 센 호랑이와 사자의 먹이를 뺏어 먹기도 하는데 김정일이 그러한 교활함을 가졌다. 그는 강자의 뒤통수를 때리는 능력이 있어 생존을 유지한다.

    2008년 망명할 수도

    건강과 권세가 쇠락하면 영기가 대단한 그는 본격적으로 후계자를 고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다. 2008년에는 김정일이 북한을 지배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김정일이 북한을 통치하지 않고 그의 후계자도 보이지 않는 것이 2008년 무자(戊子)년의 북한 운세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수명은 2012년이나 2014년까지 사는 71세나 73세로 나온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김정일은 2007년의 내부 위기를 진압하지만 2008년에는 권좌에서 밀려난다. 독재국가에서 독재자가 순순히 권력을 내놓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므로, 권력 투쟁의 결과로 외국으로 망명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김정일이 떠난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후계자가 뒤를 잊지 못한다. 외국으로 망명한 김정일은 목숨은 유지하나 앙앙불락(怏怏不樂)하면서 쓸쓸한 노후를 맞을 것으로 판단된다. 2008년은 김정일이 북한을 통치하지 못하니, 그때가 우리로서는 통일을 시도할 좋은 기회가 되겠다.”

    위기 탈출 위한 핵실험

    엄씨를 만난 것은 2006년 11월29이었다. 그때만 해도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6자회담 재개가 불투명했는데 12월 중순이 되자 중국 주도로 급물살을 타 12월18일 6자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엄씨의 예언대로 주변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있는 무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의 핵능력 철수를 요구했다.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한반도에 있던 핵무기를 철수하며 핵 부재 선언을 한 것이 10여 년 전 일인데 북한은 뜬금없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북한은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으로 당장은 한 마리의 토끼를, 장기적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핵능력 철수를 주장하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에 대한 동결 해제를 요구해 이를 관철시킨다. 그리고 핵 위기 조성을 유예했다가 적당한 시기에 다시 일으켜 핵 투사 능력을 가진 B-2 스텔스 폭격기나 F-117 스텔스 전폭기 등이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되는 것을 막고 아울러 주한미군의 추가 철수를 성사시키려 할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지금 김정일의 처지는 절박하기 그지없다. 핵실험을 하고 성공을 거뒀다고 자화자찬을 해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처지라면, 그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한 마리의 토끼라도 잡으면 으름장을 놓고 일단은 뒤로 물러날 수도 있다. 그러나 식량부족, 경제난, 유류부족 등 근본적인 모순이 계속되므로 위기는 이어진다.

    미국은 이라크전에 발목이 잡혀 있어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 2005년에 열린 6자회담에서 합의 발표한 9·19 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은 북한을 침략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북한 핵실험으로 이 선언은 깨졌다. 그러나 핵실험은 실패했고 노무현 정부와 중국 정부의 요구도 있으니 미국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어느 정도까지는 북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엄씨의 예언대로 2007년 북핵 위기는 잠복기에 들어가나, 북한 내부에서는 오히려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

    서울 양재동에서 ‘장군당’이라는 점집을 운영하는 김희수(58·여)씨에게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계미시로 한 김정일의 사주를 내밀었다. 정신을 집중해 뭔가를 계산한 듯한 김씨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올해(2006년으로) 우리 나이로 예순 다섯인 분이네요. 배포가 아주 크고 고집이 굉장한, 나라님 사주입니다. 올해(2006년) 하고자 한 것은 거의 다 하셨네…. 문제는 건강인데 간장과 심장이 좋지 않고, 신부전증도 있어요. 혈압도 높고….

    정해(丁亥)년인 2007년 겨울부터 무자(戊子)년인 2008년, 이분의 운세는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무자(戊子)년인 2008년 봄 아니면 가을에 잘못하면 저격이나 테러를 당하실 수 있습니다. 2007년 겨울의 위험은 피할지 몰라도 2008년의 위험은 면하시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씨는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저격과 테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기자가 내민 사주를 보고 김정일임을 알아차린 것일까. 무속인과 역술가들은 김정일을 비롯한 유명 정치인의 사주를 풀어보고 그것과 실제로 일어난 일을 비교하며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김씨도 김정일 사주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는 물어볼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분께서는 지금 말도 못하게 외롭네요. 편안하게 사는 보통 분 같으면 69세(2009년)에 고비를 맞는데 이분만은 66세인 2007년 겨울부터 큰 위기를 맞습니다. 2008년 봄에 안 좋고 가을에는 결정적으로 좋지 않아요. 변을 당할 수 있습니다. 중심이 아주 센 분인데, 혹시 이분이 이북의 김정일 아니에요?”

    말도 못하게 외로운 나라님 사주

    기자가 오히려 허를 찔렸다. “… 김정일이 맞습니다. 김정일 사주는 자주 보셨죠?”라고 묻자, 김씨는 “그의 사주를 봐야 할 이유가 있나요. 누가 물으러 오는 것도 아닌데…. 어제 기자께서 찾아오겠다는 연락이 왔기에 기자가 무엇을 물으러 오는지 저녁에 기도해봤습니다. ‘우리나라 문제를 물으러 올 것이다’는 답이 있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라고 한 후 말을 이어 나갔다.

    “김정일은 핵실험을 해야 그 존재가 드러납니다. 그는 강하게 보여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강하게 보여야 중국 덕을 볼 수 있어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따라서 양력으로 2007년 5, 6월과 7, 8월에 또다시 핵실험을 하겠다고 법석을 떨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일은 북한을 강하게 보이게 해서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이루려면 중국 힘을 이용해야 하므로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힘이 워낙 약하기 때문에 거꾸로 중국에 당하고 말 것입니다.

    북한 핵실험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중국은 말로는 북한 편을 드는 척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속으로는 이북을 잡아먹을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강하게 보이려고 핵실험을 했지만 오히려 주변국들에게 약하게 보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김정일은 도화기(桃花氣·색을 좋아하는 것)도 많아요. 남자한테는 처복(妻福)이 중요합니다. 부인이 일편단심으로 섬겨야 덕을 보는데, 여복(女福)이 많은 사람은 대개 처복이 없어요. 김정일은 아버지의 덕도 보지 못해요. 김일성은 그가 심적인 타격을 줘서 죽었기 때문에 아들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김일성은 배포가 있는 아주 큰 그릇이었는데….”

    김일성 사후 지금까지 김정일은 둘도 없는 효자 행세를 하고 있다. 아버지를 영원한 수령이자 대원수로 모셔놓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다스리는 양 유훈통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반대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을 여러 차례 궁지에 빠뜨렸고 아버지의 권세를 이용하며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미국의 1차 북핵 위기 대응방침이 공습에서 대화로 바뀌던 1994년 7월8일, 김일성은 묘향산 초대소에서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 김일성은 7월3일 묘향산 초대소를 찾았는데, 그 이유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기로 한 김영삼 대통령이 묵을 처소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7월6일 내친 김에 김일성은 그곳에 내각의 경제일꾼들을 불러 회의를 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열차로 북한에 오겠다고 했으므로 김일성은 철도상(相)에게 언제까지 철도를 이을 수 있는지 물었다. 북한은 정상회담 전에 경의선을 잇기 어려운 처지였다. 철도상이 솔직한 말을 하기 어려워 우물쭈물하자 김일성이 역정을 냈다.

    아버지 음덕 못 받는 김정일

    그러자 철도상은 “주민들이 국가로부터 식량을 배급받지 못하고 있다. 평양 시민은 한 달에 보름분이라도 배급을 받지만, 지방에는 쌀 없는 집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자재와 설비는 자력갱생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먹지를 못하니…”라고 얼버무렸다.

    그제서야 김일성은 3개월 전부터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김일성은 그 즉시 평양에 있는 김정일에게 전화를 걸어 “왜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있었느냐. 그렇게 하려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과 노동당 조직비서를 그만두라”고 호통을 쳤다. 김정일이 변명을 늘어놓자 김일성은 전화기를 팽개치듯 내려놓았다고 한다.

    다음날 오전 김일성은 다시 회의를 열어 철도상에게 “김정일 조직비서가 군량미라도 내놓겠다고 했으니 반드시 철도공사를 약속한 날짜에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침(午寢)에 들어갔는데 그 사이 김정일이 경제일꾼들을 평양으로 불러올렸다. 김정일은 철도상을 향해 화를 내며 “군량미는 내가 살아 있는 한, 통일전쟁을 하기 전까지는 한 톨도 내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낮잠을 깬 김일성이 경제일꾼을 찾자 모두 평양으로 올라갔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정일 때문에 속이 상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 보고를 받은 83세의 노인은 더욱 답답했을 것이다. 그날 밤 묘향산 일대에는 우레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자정을 넘기고 8일 새벽 1시가 되어도 김일성 방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부관이 방으로 들어가보니, 김일성이 쓰러져 있었다.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김정일과 부부인연을 맺었던 고영희(왼쪽)와 성혜림(위). 성혜림과 김정일의 부부생활은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허가 없이 수령의 몸에 손대기 어렵다. 또 그곳에는 주치의도 없었다. 깜짝 놀란 부관이 전화로 김정일에게 김일성이 쓰러진 사실을 보고했다. 김정일은 황급히 김일성을 데려 올 헬기를 보냈는데, 이 헬기는 묘향산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추락했다. 헬기는 주간 비행이 원칙인데, 야간 자동비행장치가 없는 헬기를 야간에, 그것도 악천후에 이륙시켰으니 추락은 당연지사였다.

    아들과 다투다 충격을 받고 쓰러진 김일성은 응급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신동아’ 2005년 8월호 황일도 기자가 쓴 ‘전 북한 핵심관료가 지켜본 김일성 사망 직전 부자 암투 120시간’ 기사 참조).

    김씨의 말은 허언이 아닌 것이다. 그는 예언을 이어 나갔다.

    “김정일은 71세를 넘겨야 신수가 안정되는데, 본인이 가만히 있지 못하므로 71세를 맞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사이 밑에서 치려고 하는 세력이 등장해요. 김정일은 이를 눈치 채고 굉장히 조심하는데, 그런다고 운세가 바뀌겠습니까? 2008년에는 비명횡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자로 인해 운명 좌우

    서울 개봉동의 위남희(44·여)씨에게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김정일의 생년월일을 내밀었다.

    “큰 사주네. 엄청 크다! 대장이네 대장…. 칼을 잡았는데 아주 큰 칼을 잡았어요. 이분한테는 큰 빛이 와 있는데 이렇게 큰 빛은 대재벌 회장한테도 오는 것이 아니에요. 대기업 회장을 넘어 임금이 되는 사주인데요….

    그런데 항상 분주하고 바쁩니다. 다 뜬 구름이라…. 뭐든지 다 할 것 같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외롭겠습니다. 욕심이 너무 많아서 일을 많이 벌이지만 되는 일이 없습니다. 이분께서는 영력(靈力)이 매우 빠릅니다. 웬만한 것은 우습게 여기는 성격이지만 삐치기도 잘해요. 와▼ 재난과 파동도 많겠다.

    우여곡절이 많은 분인데, 이분은 받은 것을 다 감당하지 못해요. 내면의 실력, 내공(內功)이 달려서 소화를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진 것을 다 풀어먹지 못하시겠네요.”

    ▼ 여자관계는 어떻겠습니까.

    “한 여자로는 힘들겠습니다. 처복이 없어요. 그렇다보니 치는 것이 많아요. 여자로 인해 깨지는 것이 많으니 부부살(夫婦煞)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자식은 충분히 있어요. 여기서 자식은 아들인데 아들은 있을 만큼 있어요. 하지만 아들들이 잘 풀리기 어렵겠네요. 많은 공을 들여야 풀리겠어요.

    이분은 천지사방의 기운을 받아서 사는 분인데, 이분이 돌아가시면 이 기운은 아들한테 가지 않아요. 66세가 되는 2007년에는 배신을 당하시겠다. 그러나 원체 꼬장꼬장한 분이라 66세는 넘깁니다.

    이분은 항상 사람을 50대 50으로 대합니다. 상대를 100% 믿어주지 않으니 상대도 이분을 믿지 않아요. 그래서 배신하고 배신을 당하게 되는 겁니다. 2006년에는 실망하는 일이 많았고, 하던 일이 중단되었겠네요. 되는 것이 없는 해였는데, 여자가 들어왔어요.

    2008년에는 대왕 운이 들어와 더 큰 감투를 쓰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초기의 운세이고 이후로는 큰 하향세입니다. 문서를 들고 이동하는 수가 나오니, 보통사람이라면 이사를 가는 것이고, 높은 자리에 있던 분이라면 쫓겨나는 운세일 것입니다. 2008년 초기에는 크게 휘두르다가 꺾이면서 내려올 것 같습니다. 2009년에는 더욱 안 좋아서 몸이 크게 상하거나 갇히게 되는 관재수(官災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누구세요?”

    ▼ 김정일입니다.

    “어머. 그 사람 사주를 왜 제게 내밀어요? 아이 참, 피해갈 수도 없고….

    김정일이라면 자기 자리에서 절대로 내려오려고 하지 않을 터이니 결국 꺾이는 형태로 내려오겠네요. 67세(2008년) 때 더 설치다 자리에서 끌려 내려오고, 68세 때(2009년)는 자기 몸도 보존하기 힘들겠습니다. 68세 때 크게 다치거나 몸에 큰 병이 들지 않으면 갇히는 운세입니다. 이 사람은 너무 배가 고파서 핵실험을 했어요. 핵실험을 하고도 자기 자리에 앉아 있지만 2008년부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사람의 운명은 여자로 인해 좌우될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예감력이 좋고 머리도 좋아서 전쟁은 하지 않습니다. 오기(傲氣)는 있지만 오기뿐이고 밑에서도 안 된다고 하기에 전쟁은 하지 못합니다. 이 사람이 57~61세 되던 해(1998~2002년. 1998년 북한에서는 수많은 아사자가 나왔다) 많은 이가 굶어죽었습니다. 덕분에 이 사람의 명(命)이 길어졌는데, 그 업보가 돌아옵니다. 이 사람은 가는 길마다 막히고 자손 길도 엉망이 될 것입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세 무속인은 “김정일은 임금 사주를 가졌으나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2007년에도 북한을 통치하나 2008년에는 그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때부터는 망명하거나 갇히거나 몸을 다칠 가능성이 높다. 아들을 비롯한 후계자는 뒤를 잇지 못한다. 예감과 직감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여자가 많이 생기는데, 김정일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많은 여자를 거느렸지만 여자들로 인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지목했다.

    水火未濟의 정해년

    작명가로 이름이 높은 조성우씨는 사주와 함께 관상도 본다. 유명세 덕에 대기업에서 임원을 뽑는 데 관여한 바 있고, 안기부 시절엔 김정일의 음성을 듣고 그의 성격을 분석해준 적도 있다.

    그는 “2007년 정해년은 매우 시끄러운 해가 될 것”으로 보았다. 오행에서 대표적인 상극이 불과 물이다. 정해년의 정(丁)은 화(火)이고, 해(亥)는 수(水)인데 둘이 만났으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

    물이 세면 불이 꺼지고, 불이 너무 강하면 물이 말라버린다. 충돌하면 둘 중 하나가 죽을 것이 분명할 때는 만나지 않게 하는 것이 현명한 방책이다. 물과 불을 완벽히 분리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가리켜 ‘수화미제(水火未濟)’의 묘수라고 한다.

    여기서 제(濟)는 ‘건너다’는 뜻이니, 미제(未濟)는 ‘건너지 못하게 하다’, 즉 ‘만나지 못하게 하다’가 된다. 만나지 못하면 상극일지라도 서로 죽이지 못하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해년엔 수 기운과 화 기운이 충돌하므로 천재지변이 잦을 수 있다. 자연재해를 줄이려면 수와 화가 못 만나게 해야 한다. 큰비가 내렸다고 해서 반드시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로 막혀 있는 하수구를 미리 뚫어주고 제방을 점검해 약한 곳을 보강해놓으면 홍수가 져도 피해를 최소할 수 있다.

    화재도 마찬가지이다. 전기시설이나 유류 저장고, 소화(消火)장비 등을 자주 점검하고 비상구와 비상계단에 쌓아둔 물건을 치우며, 유독가스가 발생했을 때의 대피 요령을 숙지해놓으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고, 설사 불이 나더라도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진이 일어나거나 태풍이 불었을 때도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예상해, 예방조치를 취해놓는 것이 바로 수화미제의 지혜이다.”

    그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다도 사회갈등으로 인한 손실을 더 걱정했다. 우리 사회의 갈등에는 크게 빈부갈등과 지역갈등이 있는데, 빈부갈등은 노사분규를, 지역갈등은 선거 때마다 되살아나는 지역감정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설명이다.

    “부자 가운데는 노력해서 이룬 청부(淸富)가 있을 것이고 나쁜 짓을 해서 돈을 모은 오부(汚富)도 있을 것이다. 청부는 정성껏 부를 일군 사람이니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부자도 부자로서의 고통이 있다. 만석꾼은 만 가지 근심이 있고,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역지사지의 지혜 발휘해야

    세상에는 대통령을 할 자격을 갖추었는데도 과장밖에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귀머거리에 벙어리인데도 큰돈을 모아 잘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총명하기 그지없는데도 가는 곳마다 얻어맞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이것을 보면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할 자격을 갖추고도 과장밖에 하지 못하고, 총명한데도 맞고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조상이 지은 업보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3대의 공덕이 쌓여야 한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보고 게을러서 저렇게 되었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부자는 베풀 줄 알아야 한다. 곳간 가득한 것을 끝까지 갖고 갈 수 없다면 나눠줌으로써 여러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후손이 잘 되게 하는 공덕을 쌓는 길이다. 빈자(貧者)는 부자를 인정하고 부자는 빈자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이렇게 되면 노사갈등을 최소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역감정도 마찬가지이다.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더라도, ‘저쪽 지역 사람도 나와 같은 처지에 있을 것이다’라고 역지사지하면 싸울 일이 줄어든다. 정치인들은 당선돼야 한다는 이기심 때문에 지역감정이나 이데올로기를 퍼뜨린다. 정치인도은 이러한 생각을 버리고 우국안민(憂國安民)하는 것이 바로 역지사지에 해당한다.

    수와 화가 충돌하는 해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답이 있을 수 없다. 답이 없을 때는 역지사지의 지혜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갈등을 줄이다 보면 뭉칠 수 있게 되는데 뭉치면 어려움을 뚫는 용기와 지혜가 나온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는 합심하지 않았는가. 정해년은 혁명적인 큰 변화가 닥쳐오는 해이다. 이러한 때 역지사지의 지혜로 뭉친다면 정해년이 지난 후 크게 발전할 수 있다.

    정해년은 지대(至大)한 운을 가진 해이다. 혼돈(카오스)처럼 큰 기운이 일어나는데 이것을 방치하거나 조장한다면 정말로 큰 충돌이 일어난다. 따라서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시(時)와 공(空)이 같이 가는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대개 큰 인물이 등장한다. 국민 합심으로 정해년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듬해 이 인물을 중심으로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조씨는 한반도의 운명과 김정일의 운세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는 예상을 내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거듭 질문하자 곱씹어보면 의미를 알 수 있는 말을 내놓았다. 그는 김정일에 대해서는 관상을 보았기 때문에 굳이 사주를 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배신하거나 배신당하는 양인살

    “아직 우리 사회에는 나쁜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일본군 위안부를 했던 분이 장학금을 내놓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2006년 초에만 해도 누가 반기문씨가 유엔 사무총장이 될 것으로 보았나? 우리 사회에는 아니라고 호통을 치는 사람이 많기에 좋은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김정일은 얼굴이 원형(圓形)이고 체형은 목신(木身)이다. 태음체(太陰體)로 배가 나오고 입에서는 목토음(木土音)이라고 하는 허스키 음성이 나오는데, 그 음성이 수시로 바뀐다. 이러한 사람은 독성(毒性), 그것도 무한한 독성이 있으니 조심해서 대해야 한다. 뭐든 마음대로 하려 하고 절대독재를 하려는 특징이 있다.

    김정일은 양인살(陽刃煞 또는 羊刃煞)을 가진 사람이다. 양인살을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문데, 이러한 사람은 남을 때리지 않으면 자기가 맞는다. 자신이 배신하지 않으면 자기가 배신을 당하게 되므로 웃으면서 화내는 표리부동한 경우가 많다.

    양인살과 비슷한 것에 음인살(陰刃煞)이 있다. 양인살은 음인살보다 드물 뿐 아니라 더 나쁜 것으로 본다. 양인살이나 음인살을 가진 사람은 배우자를 자주 갈아버리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성격이니 그 또한 얼마나 사는 것이 힘들겠는가.

    2006년 김정일은 매우 힘들었다. 사고무친(四顧無親)이었으니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큰소리를 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처지였다. 이러한 김정일에게 충돌할 빌미를 주는 것은 수와 화를 충돌시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수와 화가 충돌하면 불이 꺼지거나 물이 마르는 사태가 일어날 텐데, 이것을 가리켜 통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나 통일은 이뤘지만 우리는 거의 모든 에너지를 잃어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통일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따라서 수화미제의 지혜를 동원해 김정일에게 충돌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김정일은 자기편이 없는 사람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햇볕정책 때문에 매우 시끄럽지만, 한국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돈만 줄 뿐 김정일을 위해서는 결코 총대를 메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김정일로서는 불행이다. 김정일의 운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수화미제의 방법을 써가며 기다려야 한다.”

    조씨는 무자년인 2008년부터 한반도에 희망이 싹튼다고 말했다.

    “2008년은 모든 것이 새롭게 출발하는 산수몽(山水蒙)괘로 나온다. 산수몽은 구름과 우레로 인해 만물이 처음 생겨난 상태를 뜻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를 뜻하는 것이므로 교육을 잘 시키면 무한한 발전이 예상된다.

    위기 속에서 영웅이 나오는 법이다. 2007년의 위기를 지도자와 국민이 역지사지의 지혜로 합심해 잘 넘긴다면, 우리는 긍정적인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리는 멀리 보고 눈앞의 갈등을 피해가야 한다. 통일을 하고 싶다면 2007년을 잘 넘겨야 한다.”

    무속인, 역술가가 본 김정일 운세
    돌이켜보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은 수화미제를 실현한 것이 된다. 두 대통령은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을 벌이고 핵실험을 하며 시비를 걸어온 북한에 대해 감정적이거나 군사적인 대응을 하지 않음으로써 말려들지 않았다. 북한에 곁을 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너무 저자세로 나갔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당근을 던져준 것이 이들의 실책이다.

    수화미제는 잘만 조율하면 최고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솥(鼎)을 경계로, 물은 위에 놓고 불은 아래에 두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밑에 놓인 불은 활활 타오르면서 솥을 달구고, 솥에 담긴 물은 설설 끓어서 나물과 고기를 익게 한다. 솥이라고 하는 분명한 경계 덕분에 불은 제 능력을 다 발휘하고 물은 익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박정희의 지도력

    비유해서 말하면 휴전선은 물과 불인 남북한을 갈라놓은 솥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했는데 이는 솥의 힘을 강화한 것이었다. 당시 북한은 적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열을 올렸지만, 박 대통령은 ‘굳건한 솥’으로 불길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불의 힘을 이용해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물을 펄펄 끓였다.

    그로 인해 한국은 북한의 도발이 자심했음에도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방위산업과 중화학공업을 일으켜 지금의 경제 토대를 이룩했다. 물을 솥 안에 가둬놓기 위해 유신과 긴급조치라는 강제를 동원했지만 한국사회의 에너지를 최고점에 이르게 한 것이다.

    조씨는 인터뷰 말미에서 “다음의 한국 지도자는 목(木) 기운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의 위기를 잘 넘기고 목기가 강한 사람을 지도자로 뽑으면 한국은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목 기운을 가진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나은가”란 질문에는 “새로 출발하는 만큼 큰 차이는 없다. 봄이 되면 소나무와 잣나무가 모두 푸르러진다. 이를 송백봉춘(松柏逢春)이라고 하는데, 굳이 ‘봄이 되면 소나무가 더 잘 자란다, 잣나무가 더 빨리 자란다’고 다툴 필요도 없지 않으냐. 소나무와 잣나무를 경쟁시킬 것이 아니라 2007년을 잘 넘기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총장이 큰일 한다”

    파고다공원 뒤에서 철학관과 출판사 그리고 심신수련단체를 이끌고 있는 최봉수씨도 손꼽히는 주역 연구가이다. 그는 혼원수(混元數)라는 말로 정해년의 운세를 풀어갔다.

    “혼원은 천지가 시작된 것을 말한다. 우주는 무한한 존재이지만, 2007년을 기준으로 지금의 현상계가 만들어진 것은 1015만5923년 전이다. 따라서 정해년의 혼원수는 1015만5923년이 된다. 이 혼원수를 토대로 60갑자를 따져보니 서기 2007년은 정해년이 되는 것이다.

    정해년에는 화 기운이 낭떠러지에 이른 것처럼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정(丁)은 화 기운인데 수 기운을 가진 해(亥)를 만나 끝나게 되고, 끊어진 곳(絶處)에서 새 생명이 싹트는데, 이를 가리켜 ‘화절어해 절처봉생(火絶於亥 絶處逢生)’이라고 한다.

    정화(丁火)는 빛이지만 대낮을 만드는 큰 빛이 아니라 여명(黎明)과 같은 미약한 빛이다. 그러나 그 빛이 있어야 동이 트고 아침이 밝아온다. 그리고 무자년인 2008년에는 아침이 밝아오면서 새 생명이 돋아난다. 새 생명은 목기(木氣)인데, 목기 가운데에서도 갑목(甲木)의 기운이 나와 장생(長生)하게 된다.

    한반도의 근본 기운도 목기(木氣)이다. 따라서 2007년만 잘 넘기면 한반도는 2008년부터 좋은 운세를 누리게 된다. 사람으로 한정해 이야기한다면 정해년에 목숨을 보지(保持)한 자가 무자년을 맞아 발전하는 것이다.”

    그는 남북한의 운세를 나눠 설명했는데 북한의 운세를 설명할 때는 앞의 조씨가 내놓은 산수몽괘를 다른 각도에서 해석했다. 최씨도 조씨처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역 괘상으로 한국(남한)의 위치는 산화비(山火賁)괘에 해당하고 북한 지역은 산수몽괘에 해당한다. 북한은 지금 산수몽괘 상구효(山水蒙卦 上九爻)에 도달해 있는데, 이 괘는 ‘어리석음(또는 어리석은 자)이 깨지니, 도적이 되는 것이 불리해지고 도적을 막는 것이 유리해진다’는 뜻의 ‘격몽(擊蒙)이니 불리위구(不利爲寇)요 이어구(利禦寇)라’고 설명돼 있다.

    여기서 도적은 김정일을 뜻한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김정일이라고 하는 어리석은 이와 김정일이 주도한 어리석은 행동과 생각이 깨져 나간다. 김정일이 해오던 도적질은 점점 힘들어지고 반대로 김정일이 하는 나쁜 짓을 막는 기운은 강성해진다. 이러한 운세라면 김정일은 정해년 중에 총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병이 나거나 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칼을 맞는 운명이 되기 십상인 것이다.

    북한을 산수몽괘 상구효로 보았을 때 큰 도적인 김정일은 병술년(2006년) 말인 한로(寒露)-상강(霜降)절부터 세가 약해지는 형국이었다. 병술년의 한로는 10월8일이고, 서리가 내리는 상강은 10월23일인데 이때가 되면 김정일은 해가 지는 ‘태양일모(太陽日暮)’의 형국이 될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한로 다음날인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에 나는 무릎을 탁 치며 드디어 태양일모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했다.

    日落西山의 김정일

    중천에 있는 해는 금방 질 것 같지 않지만 서산에 걸리면 ‘일락서산(日落西山)’이라는 말처럼 금방 져버린다. 정해년에 김정일은 일락서산 신세가 된다. 2006년인 병술년 신축월(辛丑月, 음력으로 2006년 12월)부터 김정일의 신상에 이상과 위험이 나타나기 시작해 정해년(2007년) 경술월(庚戌月, 음력으로 2007년 9월) 사이에 고조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아직 죽을 운수는 아니니 실각하겠지.

    김정일은 금(金) 기운을 가졌다. 그런데 흙을 뜻하는 토(土) 기운이 강해지면, 흙이 쇠를 파묻어버리는 ‘토다금매(土多金埋)’ 현상이 일어난다. 김정일은 토 기운이 강한 2009년 기축년(己丑年)에 토다금매 원리로 운세를 다할 것이다.

    통일은 남과 북의 힘만으로는 이루지 못한다. 주변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운이 정해년(2007년)부터 일어난다. 무자년(2008년)과 기축년(2009년)을 지나면서 유엔을 필두로 국제기구와 인권기구들이 한반도에 들어와 활동하면서 통일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2006년 초에만 해도 나는 반기문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데 병술년 말 그가 사무총장이 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희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반도 통일에는 국제사회가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제기구 가운데 유엔보다 큰 것이 있는가? 그러한 것을 반 장관이 사무총장이 돼 이끌게 됐으니 유엔은 한반도 문제에 깊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일의 운세는 가고 있다. 유엔은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통일시키는 데 큰 구실을 할 것이다.”

    최씨는 앞의 조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정해년에는 천재지변이 잦을 것이다. 특히 해일과 태풍 피해가 커서 해상 조난사고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사고도 여느 해보다 많을 것 같다. 대통령선거로 인한 정치 부재 현상이 자심해질 것이므로 경제에서는 큰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

    2008년에는 새 희망이 돋는다

    정해년에는 화수미제(火水未濟, 수화미제와 마찬가지)의 운세인데 화수가 미제하면 낙화결실(洛花結實)이고 우중희망(雨中希望)이라고 했다. 한반도의 정해년 운은 한마디로 절처봉생(絶處逢生)이다. 지금까지 한국을 이끌어온 정치체제가 낭떠러지를 만나 끝나고 새로운 체제가 탄생한다.

    비유해서 말하면 햇볕정책과 같은 구태의연한 대북정책, 지역감정에 의존하는 정당정치, 널리 인재를 구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하는 붕당(朋黨)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새로운 체제를 찾는 움직임이 등장한다. 5년 단임으로 초래되는 정치 불안을 종식하기 위해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것이다.

    북한도 한반도에 있으니 절처봉생의 기운이 일어난다. 수십년간 계속돼온 폐쇄성이 약해져 개방의 폭이 커지고, 독재정치에 저항하는 기운이 자라난다. 지금부터 10여 년간 김정일에게는 양인살이 들어오므로 그는 쿠데타로 실각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이 축출된다면 북한은 그야말로 절처봉생을 맞는다.

    17대 대선이 다가오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은 ‘누가 큰 인물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된 봉생(逢生)의 기운을 큰 인물이 키워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 기운은 국민 저력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무진년(1988년) 서울올림픽과 임오년(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기적과 같은 4위를 한 것은 파벌을 초월해 일치단결한 덕분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국민적 단결이 통일의 물꼬를 트고 봉생의 기운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