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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 국제 갤러리, ‘수상한 거래’ 내막

삼성 차명계좌서 거액 유입 후 미술품 수입액 급증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mairso2@donga.com

삼성 비자금 - 국제 갤러리, ‘수상한 거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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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에 따르면 어떤 물품을 어떤 목적으로 들여오든 세관을 통과할 때는 가격을 신고해야 한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미술품의 경우 판매용이든 전시용이든 소장용이든 신고절차는 같다”며 “전시 목적이라도 가격은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시용 물품인 경우 ‘전시 목적’이라고 용도를 따로 적는 게 관례라고 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전시용 미술품 수입액은 관세청의 수입실적 통계에서 빠진다”고 밝혔다. 2006년 국제갤러리의 수입액과 관세청 통계에 잡힌 전체 미술품 수입액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미술계 관계자는 “갤러리가 해외에서 작품을 들여오는 건 대부분 판매 목적”이라고 했다. 유명 갤러리 대표 A씨도 “갤러리가 순수 전시용이나 소장용으로 작품을 수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갤러리의 자금력은 어느 정도일까. 2006년 모 신용평가회사가 국제갤러리에 대해 작성한 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12월 결산한 국제갤러리의 총자산은 54억1400만원이다. 납입자본금 2억원에 자기자본이 13억6600만원이다. 매출액은 305억원이고 순이익이 7억2200만원이다.

수입액과 매출액 격차

갤러리업계에서 연 매출액이 100억원대면 톱클래스에 속한다. 그럼에도 국제갤러리의 재무구조는 1600억원 혹은 1700억원어치 미술품을 해외에서 구입한 것에 의구심을 자아낼 만하다. 물론 전시를 목적으로 임차했거나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외상으로 들여온 작품이 많다면 달리 생각할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세관에 가격신고를 했다면 대금을 지급하고 구입한 작품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했다.



매출액이 수입액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것도 의문이다. 2004년과 2005년에도 200억~300억원대였다. 2006년 이후 해외 미술품 수입액은 4배 증가했는데, 매출액은 몇 년째 제자리인 셈이다. 이를 두고 수사기관 관계자는 “탈세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제갤러리 관계자의 해명이다.

“사왔다고 다 팔리는 게 아니다. 팔리지 않은 작품은 에이전시에 반납하기도 한다. 또 꼭 팔려고만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의 좋은 작품을 전시한다는 공익 목적도 있다.”

그런데 미술계에 따르면 갤러리가 해외에서 고가 미술품을 수입하는 것은 대체로 판매처 확보를 전제로 한다. 사전에 특정 고객의 주문을 받고 들여온다는 얘기다. A씨는 “미술계 관례에 비춰 해외 수입액은 거의 그대로 매출액으로 잡혀야 맞다”면서 “다만 사전에 주문을 받고 구매 심부름만 한 경우 매출로 잡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가의 해외 미술품은 대부분 고객과 사전에 얘기가 된 상태에서 들여온다. 외국도 마찬가지인데, 먼저 갤러리가 고객에게 작품을 추천한다.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 카탈로그가 나오면 국제가격이나 경매 사례 등 가격 정보를 알려주고 구매 의사를 타진한다. 그런 다음 해외에 나가 작품을 사들인다. 주로 경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싸게 구입하지는 못한다. 단순히 구매 대행만 하는 경우도 있다. 고객과 갤러리 사이에 상당한 친분이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경우 갤러리는 고객의 돈으로 작품을 사다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도 작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는 국제갤러리의 해외 미술품 수입액과 매출액이 큰 차이가 나는 데 대해 “매출 규모에 비춰보면 갤러리 자체 자금만으로 해외에서 미술품을 사들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갤러리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대신 이런 견해를 내놓았다.

“해외에서 1600억원어치를 들여왔는데 매출액이 300억원이라면 먼저 재고가 1300억원어치 남아 있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갤러리의 자금력이 탄탄하다면 말이다. 아니면 해외 미지급금이 있는 경우다. 국내에서 사기로 한 쪽에서 구매를 보류하고 있거나 대금을 다 지급하지 않아 해외 판매자에게 구매대금의 일부만 지급한 경우다.

또는 펀드 형태로 여러 투자자한테 돈을 끌어 모아 구매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갤러리가 팔지 않고 창고에 보관하기에 당연히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요즘 화랑업계에서는 이런 형태로 작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고객들은 몇 년 후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투자 개념으로 미술품에 돈을 묻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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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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