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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26년간 외쳐온‘몇 대 몇’은 여기까지입니다”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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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 어떻게 26년 동안 ‘개근’할 수 있었나요.

“신통한 거야.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매주 방송하다보면 뒤돌아볼 시간이 없어. 내가 26년 했고, 송해 선생이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61세에 시작해 23년 동안 했어. 송 선생이 건강한 비결이 그거야. 매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일하다보니 나이와 세월을 모르는 거야. 나도 (가족오락관을) 30대 중반에 시작해서 61세에 끝냈어. 돌아보니깐 정말로 징하게 했네. 자기 최면에 빠졌던 것 같아. 그래서 어떤 때에는 소름이 끼치는 거있지. 내가 송 선생님 나이까지 하려면 23년을 더해야 하고, 송 선생이 내 기록을 깨려면 88세까지 해야 해.”

▼ 그동안 ‘가족오락관’을 거쳐간 여성 MC가 오유경, 정소녀, 장서희, 오영실씨 등 모두 21명입니다. 기억나는 분이 있나요.

“기억나는 사람이기보다는 정소녀씨가 흑인 아이를 낳았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으로 잘렸어. 가나인지 가봉인지 무슨 대통령과 어쩌고 있잖아. 사실 확인도 안됐지만 ‘카더라’는 소문 때문에 방송국이 부담을 느꼈어. 너무 억울하게 잘렸지. 정소녀씨는 ‘가족오락관’뿐만 아니라 다른 것까지 엄청 피해를 봤지.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었으면 더 난리를 쳤을 거야. 그 뒤 어려운 길을 걸었지. 요즘 정소녀씨는 마음을 가다듬고, 특집 때에도 나왔고 노래도 한다고 하더구만.”

▼ 혹시 여자 MC를 교체하거나 결정하는 데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나는 누구하고 붙여줘도 상관없어. 지방에 가서 지방 아나운서나 혹은 신인과 진행할 때도 있어. 끝나면 내게 ‘많이 배웠습니다’고 해. 서울도 마찬가지야. 다들 결혼하거나 혹은 다른 일이 잘돼 더 바빠져서 그만뒀어. 억지로 그만두지 않았어. 그런데 일부에선 만날 내가 여자 MC를 바꾼다고 해. 그거는 월권이야.”

▼ ‘가족오락관’ 전성시대에는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가장 출연하기를 원했던 프로그램이었다면서요.

“게스트로 처음에는 사회저명 인사만 나왔다가 성악, 연극, 문화예술 인사를 넣는 식으로 변화를 줬어. 이것도 한계가 오잖아. 그래서 연예인을 넣기 시작했지. 그 때 매니저들이 담당 연예인을 출연시키기 위해 난리가 났어. 그때 나온 연예인들 중에는 조용필 같은 스타급도 많았어 당시 김혜수도 나왔고. A급 탤런트와 영화배우들이 나오기 때문에 평범한 연예인들은 나오기가 쉽지 않았지. 그런데 이것도 한계가 오면서 출연진을 모두 연예인으로 바꿨어. 그리고 남녀경쟁을 시켰지. 그러자 프로그램이 불같이 일어나기 시작했어. 그런데 스타 중에는 재치가 없는 사람들도 있잖아. 그래서 나중에는김형곤, 최양락, 이봉원 같은 입담 좋은 개그맨들이 많이 나왔지.”

▼ 진화하는 가족오락관이네요.

“거기에서 입담 있는 애들은 살아남고, 입담이 없는 애들은 도태돼. 신인들은 보통 맨 마지막에 막내자격으로 채워. ‘비’ 같은 애가 막내로 나왔지. 거기에서도 기가 막힌 막내들이 있어. 그런데 그런 얘들은 꼭 뜨더라고.”

▼ ‘가족오락관’ 최다 출연자는 서수남씨이지요.

“마지막 회에도 나왔지. 수남이 형이 마지막 회 출연하고 난 뒤 네이버 블로그에 그 내용을 올렸는데 하루 조회 수가 18만건이었대. 댓글이 590개가 올라왔는데 악플이 하나도 없어. 내가 너무 감사할 정도야. 보이지 않는 중장년층들의 아쉬움이 그런 쪽으로 갔어. 누구는 ‘허참 아저씨, 뭐 먹고 살지’라는 글도 올렸어.”

▼ ‘가족오락관’ 폐지 이유로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이 낮다는 점이 꼽히던데요. 기존 포맷으로는 변하는 시청자의 입맛에 대응하기가 어려웠나요.

“이거는 ‘전국노래자랑’처럼 붙박이장이야. 붙박이장으로 밀고가야 하는데 왜 시간대를 옮겼는지. 시간대를 몰라 찾아다니다 보면 시청자가 짜증을 내. 재미난 것은 행락철에는 시청률이 안 좋아. 젊은층이 부모들을 데리고 나가면 시청률이 떨어져. 그런데 겨울이 되면 다시 올라가. 3~4%까지 시청률에 차이가 생겨. 나는 다 알지. 새로운 PD가 오면 동요하지 말라고 말하지. 재수 나쁜 PD는 봄에 오고, 재수가 좋은 PD는 가을에 와. 초겨울부터 시청률이 올라가서 한겨울까지는 여유가 있지. 그런데 이번에 새 PD가 왔는데, 시간대를 오후 5시10분으로 했어. 진도에서 올라온 주부 방청객들이 ‘우리 일하는 시간인데 언제 봐요’라고 묻더라고. 저녁시간에 봐야 할 것 아니야. 일하는 시간에 호미자루 놓고 보라고 해놓고 시청률 운운하면 좀 그렇잖아.”

▼ 선생님 본명은 이상룡인데요. 어떻게 해서 ‘허참’이라는 예명을 얻게 됐나요.

“1970년대에 이종환씨가 운영하던 ‘쉘부르’라는 음악실이 있었어. 제대하고 서울에 취직하러 갔는데 DJ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들어갔지. 탁구공 번호 적힌 숫자가 당첨돼 무대로 나가 웃겼지. 이름을 묻길래 일부러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더니, 진행자가 ‘허, 참’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 기억났다, 내 이름은 허참’이라고 말했어. 그 길로 취직이 됐고 내 이름은 허참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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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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