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식기 제조 공정마다 불량품을 골라내는 검수요원이 배치돼 있다.
첫 대량 공급은 성공적이었다.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유럽 전역에 유통망을 확보한 치보(Tchibo)로부터 주문을 따냈다. 유럽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치보에 제품을 납품한다는 것은 곧 품질의 우수성을 공인받은 것과 다름없다. 90일 만에 300만개를 치보에 납품하면서 유진 크레베스는 탄탄대로의 길에 진입한다. 그러나 공장이 본격 가동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장 화재라는 시련이 닥쳤다.
“당시 공장에는 변변한 소방시설이 없었어요. 눈앞이 캄캄한 심정으로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베트남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물동이를 날라 불을 끄고 있더라고요. 그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화재 이후 ‘더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더 좋은 품질, 고급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장 화재는 오히려 노사가 일치단결해 더 좋은 제품 개발에 매달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魂이 담긴 제조과정

유진 크레베스는 명품 액세서리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불량률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고급 브랜드일수록 우리가 납품한 제품을 일일이 검수합니다. 자신들이 요구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되돌려 보내요. 결국 공정마다 검수요원을 배치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생산과 직접 관련 없는 인력을 더 투입하게 돼 비용은 늘었지만, 불량률을 낮추는 데는 효과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