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호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선진국 불법어획으로 현지 어민들 해적化…육상 문제 해결 없인 아덴만 치안 확보 불가능”

  • 번역·부승찬│연세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baramy1001@naver.com 기획·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11-02-23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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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말

    삼호주얼리호의 나포와 구출. 지구의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한국 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지난 한 달은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줄 알았던 해적 문제가 21세기 지구촌의 심각한 난제로 자리매김했음을 실감케 했다. 우리의 해군 함정이 동아프리카의 바다에서 해적퇴치 임무를 담당하고, 군사작전을 벌여 인질을 구출하며, 다시 체포한 해적을 한국으로 송환하는 일련의 과정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국제법적 논란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 해역에서 한국 선박 나포가 앞으로도 얼마든 반복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이 준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은 누구이고 왜 해적행위에 나서게 됐을까. 왜 대부분의 선박회사는 인질 구출 대신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는가. 최영함은 왜 이 바다에서 순찰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을까. 체포된 해적은 왜 소말리아 현지에서 재판을 받는 대신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한국으로 압송돼야 했을까.

    미 의회조사국(CRS)이 매년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 ‘아프리카 뿔 해역의 해적활동(Piracy off the Horn of Africa)’는 이러한 의문에 답해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문서다. 2010년 4월 제출된 최신판은 소말리아 푼트란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아덴만 일대 해적활동의 근원과 현황, 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응을 정리하면서, 이들 해역을 오가는 상선에 대한 무장호위 등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소말리아 정치상황의 근본적인 개선이라는 장기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특히 내전에 허덕이는 소말리아의 바다에서 다른 국가들이 불법 어획과 폐기물투기를 자행함으로써 주민들의 어업활동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붕괴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해적활동에 나서게 됐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도 해적행위가 창궐할 수밖에 없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일부 미국 일방주의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눈에 띄지만 비교적 냉정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음은 평가할 만하다.




    동아프리카 지역의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인도양과 홍해에 면한 아프리카 북동부의 에티오피아·지부티·소말리아 3개국)’ 해역에서 벌어지는 해적 공격은 이 지역에 만연한 해적문제에 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해사국 해적신고센터(IMB PRC)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은 217건에 달했고 이 중 47척의 선박이 해적에 의해 나포됐다. 2008년에도 이 지역에서 111건의 해적 공격이 발생했으며 이는 2007년 대비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해적들의 공격은 예멘과 소말리아 북동부 해역 사이에 위치한 아덴만과 소말리아 동부해안선을 따라 발생했다.

    2009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다국적군이 이 지역에 주둔한 것이 해적들로 하여금 과감한 작전전술의 운용, 세이셸 해상까지 활동영역의 확대, 그리고 보다 정교한 무기들의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선박 공격 건수는 127건이며 이는 2008년 42건 대비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동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뿔 지역으로 향하는 상선들과 구호선박들에 대한 해적의 공격 위협이 지속됨에 따라 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위기가 1984년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아프리카 뿔 해역에서 해적 공격이 증가하는 이유는 소말리아의 내정불안이나 법치 부재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소말리아 정부의 기능 상실은 지역 안보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해적활동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말리아 해양안보 당국의 부재가 국제적인 불법 어획과 폐기물 투기를 조장해 소말리아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일부 해적단체에 경제적 혹은 정치적인 동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적 활동의 명확한 동기는 이윤 창출에 있으며 많은 소말리아인은 해적행위를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질의 몸값은 최근 수백만달러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해적들과의 교전을 더욱 악화시키고 지역안보를 훼손시킬 수 있다.

    2008년 유엔 안보리가 네 차례 결의안(1816, 1838, 1846, 1851)을 채택한 이후 아프리카 뿔 해역 해적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한결 용이해졌다. 결의안 1851호는 소말리아 과도연방정부(TFG)의 동의하에 다국적 해군들이 소말리아 영해에서 해적퇴치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2009년 5월26일에 채택된 결의안 1872호는 2007년의 결의안 1772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이 과도연방정부 군대들의 훈련과 무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009년 1월에는 해적퇴치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를 위해 다자협력체인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CGPCS)이 설립됐다. 현재 미국 주도의 연합기동부대와 공조해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등 다국적 국가의 해군들이 소말리아 해역에 대한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해적행위 근절을 위해 수립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기반으로 관계부처 및 다자간 공조를 통해 정책 대응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소말리아 정부 당국의 재건만이 해적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최근 동향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1월21일 오전 4시58분 ‘아덴만 여명작전’에 투입된 한국 청해부대 소속 해군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작전팀이 소말리아 해적을 상대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을 벌이고 있다.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최영함(4500t급)은 이날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2009년 아덴만과 소말리아 동부해역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은 217건으로 2008년(111건) 대비 거의 2배에 달한다.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해사국 해적신고센터는 2009년 1050명 이상의 선원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인질로 붙잡혔으며 그 대부분은 몸값 협상을 통해 석방된다고 밝혔다. 2009년 4월1일 발표된 국제해사국 자료에 따르면 그해 1월 이후 32척의 선박이 공격당했으며 이 중 7척이 나포됐다. 또한 국제해사국은 소말리아 해적들이 8척의 선박과 143명의 인질에 대한 몸값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4월13일 오바마 대통령은 소말리아 해상에서 벌어지는 해적 혹은 무장강도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소말리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 인도주의적 지원을 방해하는 행위, 직간접적으로 소말리아에서 군사활동을 지원하는 행위들에 대해 미국의 사법관할권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9년 12월 유엔 안보리는 2008년의 결의안 1846호와 1851호의 시한을 12개월 연장했다. 2009년 12월2일에는 결의안 1897호가 채택되면서 각 국가가 해적 용의자들을 직접 심문하고 구금 및 기소할 수 있도록 법집행관을 승선시킬 수 있게 됐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2009년 11월 20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쿠웨이트에서 미국으로 항해 중이던 그리스의 초대형 유조선 마란 센타우러스호 나포 등 이 지역에서 해적행위가 빈번해짐에 따라 연장됐다. 2010년 3월에는 일본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소형 유조선이 나포됐고 같은 해 4월에는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한국 유조선인 삼호 드림호가 나포됐다.

    해적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덴만에서 해적 공격은 그치지 않고 있다. 국제해사국 해적신고센터는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 지속되는 해적 공격으로 선박들이 소말리아 동부해역에서 적어도 1100㎞ 이상 우회해 항해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겨울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우기가 시작되는 여름 이전까지 봄 기간에 해적 공격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방교통부 해사청(MARAD)은 미국 선박들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 바 있다.

    “해적들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1852㎞나 떨어진 선박을 공격하는 등 아덴만, 소말리아 해역, 그리고 서인도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노리고 있으며, 선박 나포 시 자동 개인화기와 휴대용 로켓추진유탄발사기(RPG)를 사용한다. 선박을 공격해 나포에 성공하면 선박을 소말리아 해역으로 이동시켜 선박 및 선원들의 안전한 석방을 담보로 몸값을 요구한다. 다국적 해군의 주둔뿐만 아니라 선박들에 대한 다양한 보호 조치가 마련되고 있음에도 수많은 상선과 선박들이 해적들에게 공격당하거나 나포되고 있다. 따라서 선박 운용사들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3~5월의 기상이 해적들의 보트가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인 만큼 해적들의 공격에 주의해야 한다.”

    #1장 배경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 청해부대에 생포된 해적 5명이 국내로 압송된 1월30일 곧바로 구속 수감됐다. 해적들이 불안한 듯 주위를 살피며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해적행위는 이제 글로벌 차원의 안보위협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뿔 해역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 인도양, 남중국해, 말라카해협, 캐리비안 등에서도 해적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적들은 해안선이 길고 상선 활동이 활발하며 해군력이 취약하고 지역 국가 사이의 안보협력 수준이 미미한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다. 이러한 특성은 테러, 무기 및 마약밀매, 불법 어획과 폐기물 투기, 인신매매 등과 같은 다른 해양안보 위협을 조장하기도 한다.

    1990년대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해적행위는 2000~04년 매년 350~450건에 달할 정도로 활발했다가 2005년 들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07년에는 전체 해적 공격의 절반이 나이지리아와 소말리아 인근의 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2008년에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 건수는 2007년 대비 2배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해적 공격 건수(293건)의 40% 수준이다. 최근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공격 증가로 전체 해적 공격 발생 건수는 2000~04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2009년에는 전세계 해상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 총 406건 중 217건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했다. 무엇보다 아덴만과 서인도양에서 빈번한 고가 선박에 대한 해적 공격은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의 해적 문제에 관한 국제적인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적행위, 법 집행, 국제협력

    미국과 국제사회는 여러 지역의 복잡한 안보환경을 다루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콜롬비아와 같은 지역에서 안전보장 작전이 성공하려면, 정치적 합의와 의지, 지역적 연대, 국제공조에 근거한 군사개입과 외국의 원조가 필요하다. 페르시아만, 캐리비안, 서아프리카 해역, 말라카해협에서도 동일한 조건이 요구된다. 초국가적 위협에 대한 단기적인 봉쇄는 쉽게 달성될 수도 있지만 이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한 장기적인 개입은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지역 행위자들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체포된 해적 용의자에 대한 사법관할권을 어디에 둘지,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법집행에서 외국 군대의 역할을 어디까지 한정할지 등의 문제들로 인해 국제사회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의 해적퇴치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시급한 법적 우려사항은 해적 공격 위치와 다국적 해군의 개입, 선원들의 국적과 나포된 선박의 선적 및 소유 등에서 발생하는 사법적인 문제들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해적 용의자들을 기소할 수 있는 법체계를 구비하고 있지도 않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법능력 역시 취약하다. 자산과 보험료 배분문제도 복잡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적행위에 가담한 미성년자에 대한 기소문제도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최근 일부 10대 청소년이 소말리아 해적에 가담하면서 이들의 해적 공격 행위에 대한 법적인 처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은 아프리카 뿔 지역정부들, 특히 케냐와 양자협정을 통해 법집행과 관련된 문제들을 처리하고 있다. 몇몇 합의서는 체포된 해적 용의자들의 구금, 이송 및 기소에 대한 절차들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해군에 체포된 해적 용의자들은 2009년 1월 체결된 양국 간의 양해각서에 따라 기소를 위해 케냐 정부로 이송되고 있다. 2009년 9월 현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영국, 미국 해군에 체포된 100명의 해적 용의자가 케냐 법정에서 기소됐다.

    하지만 최근 케냐 정부는 새로운 해적 용의자에 대한 기소를 중지하기로 결정했고, 이 결정과 관련해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케냐의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2005년 이후로 미국은 케냐 검찰부의 능력 강화에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케냐 정부의 해적행위 사건 처리를 지원하기 위해 법무부 소속 자문관을 파견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검사, 경찰, 해양경비요원들을 대상으로 해적행위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 마약범죄국은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의 사법능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사법능력구축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지역의 법집행 요원들을 승선요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접 국가들의 법집행 확장 및 사법능력 강화를 위한 기제들도 마련되고 있다.

    상선에 대한 보안강화 대책

    1. 위험 감소를 위한 사전대책

    미국 연방교통부 해사청은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항해하는 선원들의 안전을 위한 세부지침을 마련했다. 2010년 3월29일에 발간된 이 지침서에는 미국 선박들이 미국과 다국적 해군들에게 호위를 요청하는 방법들이 포함돼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제해사기구와 국제해사국과 같은 국제기구들도 해적 공격과 나포위험을 줄일 수 있는 행동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이러한 행동지침에는 해적들의 공격 전에 취할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 첫째, 가능한 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출몰하는 해역을 우회한다. 이러한 조치로 운송비용은 증가하겠지만 몸값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둘째, 위험지역을 통과할 때 해적들의 공격빈도가 높은 시간대인 이른 아침 또는 해질 무렵을 피한다. 셋째, 효과적인 감시절차를 필수적으로 구축한다. 조기탐지체계 구축은 해적 공격 회피와 억제조치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넷째, 항해속도를 높이고 회피기동을 시행하는 한편 해적 공격 예방에 효과적인 윤형철조망이나 전기펜스 등의 강착(降着) 거부시스템을 장착한다. 마지막으로 선원들을 대상으로 해적 공격 대응훈련을 실시해 해적 공격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2. 상선의 무장

    선원들을 무장시키거나 무장안보팀을 고용함으로써 상선을 무장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선박회사들은 해적활동 영역의 방대함과 해적 공격에 대한 다국적 해군들의 대응능력이 제한되는 점 때문에 해적 공격 억제 혹은 대응수단으로 상선의 무장을 선호한다. 이들은 이와 같은 조치들이 선박회사에 지나친 부담은 아니라고 보지만 일부 선박소유주와 운용사들은 재정적인 이유를 들어 이 같은 상선의 무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안보 및 테러 위험 때문에 무장 상선의 자국 항구 입항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해적과 상선 간의 무력충돌로 아프리카 뿔 해역에서 전반적인 폭력수위가 높아지고 이 해역을 항해하는 모든 선원의 신변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무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선원들은 해적과의 교전에서 효과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선원들이 무기를 가지고도 해적들을 방어하지 못한다면, 해적들에 의한 선원들의 살해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무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경무장으로는 로켓추진유탄발사기등 중화기로 무장한 해적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해적들과 상선들의 무력충돌은 안전에 치명적이다. 특히 유조선에서의 발포는 화물의 폭발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상선들을 무장시킴으로써 재정적 우려를 경감시킬 수도 있다. 무장 안보팀을 고용하는 것이 몸값을 지불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함상에서의 총격은 값비싼 소송을 초래할 수 있는 복잡한 법적 책임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많은 항구에서 무장한 선박의 입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항해노선을 따라 위치한 항구들에 입항해야 하는 상선으로서는 항해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다. 민간 무장경호업체와 무장안보팀을 활용하는 선박회사는 상선들의 무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보안회사의 중역은 “우리의 활동이 합법적이라는 것을 보증하기 위해 실로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9년 중반 국제해사기구 해사안전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한 바 있다.

    “해사안전위원회는 선박 등록국가들이 선원 혹은 선박을 보호할 목적으로 무기를 소지하고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억제해야 하며, 비무장 보안요원의 탑승은 개별 선박 소유주, 선박회사, 선박 운용사의 재량임에 동의했다. 무장 보안요원 운영이나 군 혹은 법집행 관리들을 활용(선박의 보안을 위해 무기를 소지하는 것이 선적 등록국가 정부에 의해 정식으로 승인된)하는 일은 선박 등록국가의 법과 정책에 따라 선박 소유주, 회사, 그리고 선박 운용사들과 협의하여 선박 등록국가들이 승인할 문제다.”

    2010년 국가방위인가법 제3506절은 고위험지역을 항해하는 미국 상선들이 무장한 민간안보팀을 탑승시키기 위해서는 60일 내에 의회에 보고할 것을 권고한다. 보고 항목들은 위험 해역에서의 무장안보팀 운영에 관한 규제 혹은 법 조항의 폐지, 연안 국가들과의 양자협정, 그리고 무장안보팀의 훈련 결과 및 자격기준 등이다. 지난해 2월 의회에 보고된 보고서는 상선들이 준수해야 할 미국 행정부의 수많은 지침과 권고사항들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 무장안보팀의 운영에 관해 해당 당국과의 공조와 그들로부터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미국 행정부의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3. 호위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함정들이 아프리카 뿔 지역, 특히 아덴만을 항해하는 선박들에 대해 호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연합해군 혹은 다른 국가의 상선 호위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야만 해적 위협을 제거하고 해적 공격에 대응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선박회사들은 호위시스템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선들은 항해 도중 다음 호위가 계획되어 있는 특정 지역에서 호위부대를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해는 지연될 것이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몸값을 지불하는 것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 해적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호위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다국적 해군들에도 상당한 비용이 부과될 수 있다.

    미국 연방교통부 해사청에 따르면 2010년 3월부터 미국 선박들은 바레인에 위치한 미국 군사본부를 통해서 호위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해군 혹은 해안경비함정들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 이란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미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1987~88년 페르시아만에서 호위작전을 수행했던 것처럼 아덴만을 항해하는 미국 상선들을 호위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미국 선적의 상선마다 무장한 미군을 배치해 경호를 맡김으로써 해군함정들의 호위임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장한 미군은 선박이 고위험 지역을 벗어날 때까지 선박에 탑승해 경호임무를 수행한다. 이와 관련해 퇴역한 한 해군 중장은 “잘 무장된 소수의 팀들은 위험지역을 항해하는 미국 상선을 보호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9년 8월의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인도양의 자국 참치어선에 군인들을 배치했으며 벨기에도 8명의 군인을 자국 선박에 탑승시키고 있다고 한다.

    일부 선박회사들은 미국 선박들이 규정 미달, 법적 책임, 무장한 상선의 입항 거부 등과 같은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군인들이 선박을 경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국가방위인가법 제3506절은, 선박이 고위험지역을 항해하고 있고 연안경비대가 해적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는 경우 국방장관에게 미국 정부 소유의 화물선에 군인들의 탑승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의 입법안에는 이러한 조치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적위협 감소 일환으로 선원들의 무장을 주장하고 있다. 의회 일각에서도 선원들에 대한 무장 조치들을 고려하거나 군인들의 활용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아덴만과 인도양을 항해하는 상선들은 해적 공격에 대비해 무장된 민간보안요원의 고용을 점차로 늘리고 있다. 선원들도 해적 공격 퇴치에 점점 능숙해지고 있다. 2010년 3월에는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 소유의 파나마 선적 화물선인 알메자안호에 탑승한 민간보안팀이 선박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는 소말리아 해적 1명을 사살한 바 있다.

    이러한 ‘무장 선원’ 문제에 관해 해양보험업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보험업자들은 신속한 몸값 지불로 선박 혹은 화물의 손상을 방지하는 전통적인 협상이 운송비용을 줄이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비록 해적행위가 여전히 해운과 무역활동에 위협이 되고는 있지만 아프리카 뿔 이외의 지역에서 해적 활동은 감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장한 선원들로 인해 해적들의 폭력 수위가 높아짐으로써 화물, 선박, 선원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일각에서는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에 국제상업 보호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적행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 해법

    의회 일각에서는 소말리아의 안정화와 과도정부기구들에 대한 지지를 위해 폭넓은 구상의 맥락에서 해적위협에 대처하는 ‘포괄적 접근법’의 모색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도 이러한 포괄적 접근을 지지한다. 2009년 1월 해양안보 조정자이자 국무부 아프리카국 소속의 아프리카통합사령부 연락관인 준 반도 박사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해적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소말리아의 안전보장, 안정화, 법적 지배, 경제적 기회 등의 향상뿐만 아니라 통합정부 구성과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통해 정치적 발전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9년 3월5일 미 해군 중부사령부 사령관 윌리엄 고트니 중장은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궁극적으로 해적행위는 육상에서 시작되는 문제인 만큼 국제적인 해법도 육상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해적퇴치노력 개시 시점부터 명확히 했다. 우리는 이처럼 광범위한 지역에서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09년 1월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해 소말리아에 관한 연락그룹과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에 참여하는 파트너들과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미국은 자국 선박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보다 더 강력한 해적퇴치 정책들을 마련했으며, 다자주의적 접근법에 기초해 지역 국가들의 능력 구축, 다자주의적 해적퇴치 구상 지지, 그리고 관계부처 간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간 국제사회는 아프리카 뿔 해역에서 다국적 해군의 순찰을 확대하고 외교적 공조를 위해 노력하며 선박업체들의 자체 보안을 강화하는 등 단기적인 방안을 통해 해적의 위협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해적 용의자들을 기소하고 유죄로 판결된 해적들을 구금할 수 있는 사법권을 확립하고 유지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도전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국 관리들과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해적 위협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소말리아에서 지역안보능력 강화, 정보수집 및 공유 개선, 더욱 효율적인 법 집행, 다자간의 공조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말리아가 현재의 내전상황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통치와 안보환경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해적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말리아에서 안전한 은신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2009년 4월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은 미국 화물선 리버티선호의 모습.

    2005년 발간된 미국 ‘해양안보전략’은 “미국의 안전과 경제안보는 세계해양의 안전한 이용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무장한 해적과 범죄단체들이 국제 해양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아덴만의 예멘 항구에서 미 해군 구축함 콜호에 대한 폭탄테러와 2002년 프랑스 유조선 림버그호에 대한 폭탄공격은 이 지역에서 해양테러의 잠재적 위협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준 사건이다. 미국은 테러 위협대응 일환으로 연합기동부대(Combined Task Force 150)를 창설했고, 지역 해군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확대했다. 하지만 미국은 2009년 1월 신(新)연합기동부대 151(Combined Task Force 151)이 창설되기 이전에는 해군 퇴치를 위해 어떠한 해군자산도 아프리카 뿔 지역에 전개하지 않았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2008년까지 국제사회도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해적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유럽안보방위정책(ESDP)에 따라 2008년 12월에 최초의 해군작전인 아탈란타(ATALANTA)작전을 실시했고, NATO 역시 해적 퇴치를 위한 해양방패작전(Operation Ocean Shield)을 실시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자국 선박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이 지역에 군함을 파견하고 있다. 2009년 동아프리카에서의 해적 퇴치를 위한 지역협력은 2005년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해적행위의 급격한 감소를 불러왔던 지역협력 대응과 유사하다. 하지만 아프리카 뿔 지역의 해적행위 퇴치는 더욱 해결하기 힘든 과제가 될 것이다. 해적들이 주로 활동하는 서인도양과 아덴만은 지리적으로 먼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소말리아는 여전히 무정부적 상태에 놓여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국가들의 해군력도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1부 / 개요

    현재 여러 해적 조직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 중이다. 2008년 11월 유엔 소말리아 특별대사에 의해 전문가 그룹이 소집됐고, 안보리 결의안 1853호에 따라 소말리아에 관한 유엔감시그룹이 설립됐다. 소말리아 외곽 항구도시들에 근거지를 둔 해적단체들은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고 작전 형태도 다양해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10년 3월 유엔감시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두 개의 주요 해적단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하나는 소말리아 하라데라의 무둥 지역에 근거지를 둔 해적 연계망이며, 다른 하나는 에일과 가라드 지역에 근거지를 둔 해적 연계망이다. 소규모의 해적단체들은 소말리아 항구도시인 보사소, 콴다라, 바가앨, 호뵤, 모가디슈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일부 해적단체들이 “군사적 능력과 자원 측면에서 소말리아 해군에 필적한다”고 경고했다. 해적단체들은 1990년대 초반부터 외곽의 공동체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공동체들은 전적으로 어업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해적단체들은 자신들이 해양안보능력 범위 내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단체 명칭들을 채택해 사용한다. 몇몇 보고서에 따르면 해적들 중 일부가 사전에 소말리아 전직 해군과 외국 보안회사들로부터 훈련을 받았을 것이며, 외국 어선들을 차단하고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반관적(半官的)인 지위를 부여받았을 것으로 평가한다. 오늘날 소말리아인 대부분은 해적을 바다강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의 많은 청년이 해적행위에 가담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법적처리가 지역 및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푼트란드

    소말리아 북부의 준(準)자치지역인 푼트란드는 가장 활발하고 규모가 큰 해적연계망의 본거지다. 최근 이 지역 지도자들이 해적과 연계된 부패척결을 위해 제한적으로나마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부 관리들은 여전히 해적행위를 통해 이익을 취하고 있다. 2010년 3월 유엔감시그룹은 “해적행위와 납치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푼트란드 당국이 해적단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푼트란드 당국은 이러한 유엔의 발표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2009년 8월 과도연방정부와 푼트란드 당국 사이에는 해적퇴치협력프로그램이 체결됐고, 같은 해 11월 유엔 사무총장은 푼트란드 당국이 해적행위의 차단, 억제, 심문을 위해 제한적이지만 적절한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푼트란드 당국은 해안경비대를 발족시켰으나 장비와 능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동기

    2008년 11월 아흐메드 울드-압달라 소말리아 유엔특별대사는 “빈곤, 실업, 열악한 환경, 비참한 소득수준, 가뭄과 불법어획에 따른 목축민 및 해양자원의 감소, 불안정한 안보 및 정치 상황 등이 해적행위를 계속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적행위를 통한 수익성이 해적들의 주요 동기가 되고 있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소말리아의 여건이 주민들의 생존과 경제적 성장을 어렵게 만듦으로써 상대적으로 해적행위 가담에 따른 위험성은 감소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몇몇 해적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해적활동은 주로 소말리아 정부가 자국 해역에 대한 경비능력을 상실함으로써 나타나는 불법 어획과 폐기물 투기 등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의 불법 어획과 폐기물 투기가 소말리아 해양경제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5년 6월 영국 국제개발부(DFID)의 보고서는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불법 어획으로 인해 소말리아가 2003~04년 기간에 1억달러 상당의 손실을 봤다고 평가했다.

    소말리아 해적퇴치연락그룹(CGPCS)은 창립회의에서 “해적행위는 불법 어획과 유독성 폐기물 투기 등과 더불어 소말리아의 전반적인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이 역으로 소말리아의 경제와 해양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락그룹은 “소말리아의 주권 및 영토통합에 대한 존중과 천연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재확인하면서 “각국의 선박들은 이러한 소말리아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설적으로 해적 위협은 지역 어업에 상당한 손상을 입혔다. 2008년 인도양에서 참치 어획량은 30% 감소했는데 이는 일정부분 해적 위협에 대한 어선들의 두려움 때문이다. 해적행위는 특히 세이셸과 같이 수익의 40%를 어업에 의존하는 나라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해적 용의자들을 체포 또는 사살하기 위해 다국적 해군들이 무력을 사용하면서 동료들에 대한 복수가 해적들에게 하나의 동기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4월14일 발생한 미국 화물선 리버티선호에 대한 공격은 미국 선박 머스크 앨라바마호 선장의 구조작전 중에 사살된 3명의 해적에 대한 복수의 일환으로 선박을 파괴하거나 선원들을 살해할 의도를 갖고 감행됐다. 미국 해군정보부에 따르면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공격 건수는 127건에 달하며, 이는 2008년 42건 대비 3배나 증가한 수치다.

    전술 및 요구사항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말리아 해적단체들은 정교한 작전수행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무기·장비·자금 면에서 지역 정부의 군대들과 유사하거나 우세하다. 소말리아 해적단체들은 AK-47 소총과 로켓추진유탄발사기(RPG) 등 다양한 소형화기로 무장하고 있다. 그들은 대형이지만 속도가 느린 유조선, 화물선, 크루즈선, 바지선, 예인선 등을 추격하기 위해 어선에 대형 선외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소말리아 어부들은 마지못해 해적활동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 어선, 장비, 항해기술 등을 해적들에게 빌려주기도 한다.

    초기에 소말리아 해적들은 서인도양에서 항해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에 주력했다. 선박들이 먼 바다로 우회할 경우 해적들은 그들의 활동지역을 아덴만으로 변경한다. 이는 아덴만이 해적의 근거지인 소말리아 북부 해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년 3만3000여 척의 선박이 왕래할 정도로 상선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최근 아덴만에서 다국적 해군들이 경비를 강화하자 해적들은 다시금 인도양으로 그들의 활동지역을 변경했다. 해적들은 소말리아 해안선에서 수백㎞ 떨어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종종 ‘모선(母船)’의 지원을 받는다. 해적행위로 강탈한 대형어선들이 모선으로 이용되며, 주로 보사소와 모가디슈와 같은 소말리아 항구와 알 무칼라와 애쉬셔 같은 예멘 항구 외곽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소말리아 해적행위의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몸값을 노려 선원들을 인질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해적행위는 해양납치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선박과 선적화물들을 탈취하는 말라카나 나이지리아 해협에서의 해적 공격과 달리 아프리카 뿔 지역 해적들은 몸값을 노리고 선원들을 인질로 삼는다. 이 같은 행위는 소말리아 이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해적들과는 달리 소말리아 해적들이 공격을 감행하고 몸값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안전한 근거지를 소말리아 영토와 영해에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점은 다국적 해군부대들의 전통적인 개입전략과 전술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해적들이 선박을 최초로 목격한 뒤 승선해 선원들을 인질로 잡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15~30분이다. 해군 함정이 15~30분 내에 현장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선박의 나포를 차단할 수 없다. 해군 함정들은 일반적으로 30노트까지 기동할 수 있다. 따라서 상선이 해적 공격을 당할 당시 해군 함정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지 않으면 15~3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비해역이 너무 넓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용 가능한 함정이 적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박을 나포할 때 무기를 사용해 폭력적으로 공격하지만 소말리아 해적단체들은 억류한 인질들을 잔인하게 위해하지는 않는다. 선원들을 살해하거나 위해하는 소말리아 이외 지역의 해적들과는 달리 그들의 목적은 몸값을 받는 데 있기 때문이다. 몸값 협상은 위성전화, 제3자 중개인, 선전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부분 국가의 해군은 인질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구조작전을 회피하는 대신 인질협상에 개입하거나 선박회사들이 몸값을 협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일례로 프랑스 해군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피랍된 소형 요트의 인질을 구출하는 작전에서 해적과 해군 간의 교전 중에 프랑스 시민인 요트 소유주가 사망한 경우가 있다.

    머스크 앨라배마호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해결과 프랑스 해군의 인질 구조작전 이전까지 해적행위의 대부분은 막대한 몸값 지급을 통해 해결됐다. 하라데라에 근거지를 둔 해적들에게 피랍된 우크라이나 선적의 파이나호는 피랍 6개월 만에 320만달러의 몸값을 지급하고 풀려났다. 러시아제 T-72탱크와 상당량의 군수품을 수송하는 화물선의 피랍을 계기로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자국 선박과 화물 보호를 위해 이 지역에 해군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 시리우스 스타호는 2008년 11월 에일에 근거지를 둔 해적들에게 나포된 이후 2009년 1월 몸값 300만달러를 치르고 풀려났다. 중국의 석탄 수송선 더신하이호는 2009년 12월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400만달러의 몸값을 지불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시리우스 스타, 더신하이, 마란 센타우러스, 2009년 4월 삼호 드림호의 나포는 소말리아 해적들이 국제 에너지 공급을 위협할 수 있으며, 공격능력이 대양의 대형선박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몸값을 지불하기 때문에 해적들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보험회사와 선박회사들은 인원 및 화물의 가치와 비교해 몸값을 지불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해적 체포와 인질 구출을 위한 해군들의 무기 사용이 오히려 해적들의 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해적 두목들은 미국과 다국적 해군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조직원들에 대한 보복을 맹세했다. 아직까지 해적 공격으로 인질들이 희생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해적 모선과 합법적 상선 구별이 어려운 상태에서 해적 의심 선박에 대한 무기 사용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 2008년 11월에 인도 해군이 해적 모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공격했지만 해적선박이 아닌 태국의 저인망 어선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해적 근거지에 대한 공격은 민간인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한 군사계획과 상당한 자원의 투입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 아덴만과 소말리아 동부해역의 해적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해군력(약 40척 작전 중)을 더욱 증강할 필요가 있다. 해적들의 활동반경이 소말리아 동부해역에서 인도양 인접지역까지 확장되는 것을 고려할 때 해적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상당히 많은 전투함정이 필요하다.

    해적들은 지급받은 몸값으로 정교한 무기를 구입하고 지역정부와 국제사회의 개입에 대비해 그들의 근거지를 요새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적 퇴치를 위한 다국적 해군의 군사작전이 소말리아의 국가통치시스템 재건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부 / 영향

    아프리카 뿔 지역은 안보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전략적 중요도가 상당히 높다. 소말리아 북쪽해안은 아덴만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홍해와 지부티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들의 주요 통과지대다. 2006년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매일 33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아덴만과 홍해 사이에 위치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수송되고 있다. 소말리아 동남해안과 인접한 인도양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간의 무역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주변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중심 해로(海路)다. 특히 서인도양에서 케냐의 몸바사 항구는 안보적으로 상당히 취약한 지역이다. 2009년 2월 미군 해양관리청은 다음과 같이 발표한 바 있다.

    “평균적으로 미국 상선 1척 이상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대부분의 미국 상선은 국방부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항구적 자유작전과 지부티, 소말리아, 동서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화물들을 수송하고 있다.”

    상선 및 국제무역에 대한 위협

    소말리아 해적행위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몸값 지불, 선박 및 화물 피해, 운송 지연, 해양보험료 증가, 해적 공격에 대비한 선박 개조, 해적퇴치작전을 위한 해군력 전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절대적인 의미의 경제적인 비용부담은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해상운송산업의 가치 대비 해적행위에 따른 총 경제비용은 극히 적은 수준이다. 2009년 4월 미 랜드연구소의 피터 초크 선임 정책분석관은 하원 교통기반시설위원회에 출석해 해양산업에서 해적행위에 따른 연간 총 경제비용이 10억~160억달러에 달한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비용 중 일부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2008년 5월 로이즈 보험업자협회는 아덴만 지역을 특별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전쟁위협’지대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런던의 보험업자들은 아덴만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했다. 런던의 한 보험단체는 아덴만을 통과하는 선박은 1척당 1만~2만달러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런던 소재 선박회사들은 선박과 화물들의 가치를 고려해 해적의 요구총액이 50만~200만달러로 저렴하다고 판단되면 몸값 지불을 준비한다. 선박회사가 지불하는 몸값은 런던의 선체보험특약에 해적위협이 포함돼 있어 보험회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다(다만 미국의 선체보험특약은 보상범위에 해적위협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요구 몸값이 화물의 가치를 초과할 경우 일반적으로 선박회사들은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 일부 보험회사들은 특별보험 상품을 출시해 해적행위와 관련된 몸값 비용을 처리하고 있다. 2009년 아덴만과 인도양에서 선박 피랍과 몸값 지불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빈번해짐에 따라 런던 보험업자들은 선체보험에 따라 시행해오던 해적행위에 대한 보상정책을 전쟁위험보험에 따라 보상하는 것으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선박회사들과 해당국가 정부는 몸값 지불비용이 아프리카의 최남단으로 우회하거나 상선을 무장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폭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포의 경우에는 몸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므로 몸값 지불은 (비록 해적행위를 더욱 부추길지도 모르지만) 선박회사에는 사업운영에 있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다. 2010년 3월 앤드루 사피로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는 “몸값을 계속 지불하는 것은 납치만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비(非)협상정책을 채택하고 몸값 지불을 자제하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해적 공격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 다국적 해군들의 경비 강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해적들은 공격지점을 원해(遠海)로 옮김으로써 다국적 해군들의 주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해적들의 공격지점 변경은 그만큼 아덴만과 인도양에서 다국적 해군들이 담당해야 할 경비영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위협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활동’

    2009년 5월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 의심 선박에 올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미 해군·해안경비대 연합부대원들.

    해적행위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까지 위협한다. 2010년 2월 관련 보고서는 2010년 12월까지 523만여 명의 에티오피아 사람에게 긴급 식량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2005년 미국은 에티오피아에 6억달러 이상의 식량을 원조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했으며 2009년에는 3억4000만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10년 1월 현재 소말리아 인구의 약 43%에 해당하는 320만명이 식량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과 정치 불안정에 따른 식량부족현상으로 이 지역에서 식량 및 연료가격이 크게 올랐다. 매달 아프리카 뿔 지역으로 수십만 t의 식량을 운송하는 세계식량계획(WFP) 관리들은 모가디슈로 운송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구호물자 운송능력도 상당히 제한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9년 12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알 샤바브(Al Shabaab) 민병대는 세계식량계획에 소말리아 지역에 대한 식량 원조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세계식량계획은 2010년 1월 점증하는 위협과 협박으로 인해 소말리아 남부에 대한 식량지원을 중단했다. 2008년 후반부터 캐나다, NATO, 유럽연합 해군들이 세계식량계획 선적에 대한 호위를 담당하고 있다. 2010년 3월부터는 중국 해군도 유럽연합과 함께 세계식량계획의 선박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머스크 앨라배마호 사건의 교훈

    현재 진행 중인 구호 노력과 미국 선박에 대한 해적위협은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나포되고 리버티선호가 공격당한 2009년 4월 명확히 나타났다. 두 선박 모두 미국 선적으로 세계식량계획의 원조물품을 소말리아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하고 있었다. 2009년 4월8일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에일에서 남동쪽으로 약 460㎞ 떨어진 지점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나포됐다. 이 화물선은 지부티 항구로 원조 식량을 운송한 후 케냐의 몸바사 항구로 가는 중이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 선원 20명은 선박이 피랍된 지 몇 시간 만에 해적들을 물리쳤으며 이 과정에서 리처드 필립 선장이 해적에게 인질로 붙잡혔다.

    미국은 필립 선장이 억류된 소형선박을 감시하기 위해 해군 구축함 베인브리지호와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 정찰기 등을 사고 해역에 급파했고, 필립 선장 석방을 위한 인질 협상을 위해 연방수사국(FBI)과 해군이 공조했다. 필립 선장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판단한 미국 해군은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하에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3명의 해적이 해군 특수부대의 저격수에 의해 사살됐고, 1명은 기소됐으나 미국 지방법원에서 판결한 해적행위, 음모, 인질, 무기 소지에 대한 유죄 판결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는 이 같은 구조작전으로 인해 해적 공격이 점차적으로 폭력적인 성향을 띨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필립 선장을 억류했던 에일 도시에 근거지를 둔 해적단체 두목은 공개적으로 복수를 천명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보복을 초래할 것이며, 우리는 특히 우리 해역을 여행하는 미국 시민들을 추적해 공격할 것이다. 다음에 우리가 미국 시민들을 억류하게 되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어떠한 자비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2009년 4월14일 발생한 미국 화물선 리버티선호에 대한 공격은 이러한 위협 의지를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해적 두목은 리버티선호에 대한 공격 이후 “우리는 몸값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 동료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선박들을 추적해 파괴할 수 있도록 특수 장비로 무장한 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머스크 앨라배마호는 2009년 11월에 재공격을 받았지만 무장한 안전요원, 회피기동, 장거리 음향장비 등으로 해적들을 물리쳤다.

    지역 분쟁과 테러 연계에 대한 우려

    아프리카 뿔 지역은 무력충돌이 끊이지 않는 극도로 불안한 지역이며, 무장강도가 대부분 지역의 공통 위협이다. 이 지역에서 자행되는 소형화기 거래와 잠재적 불안정성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주된 우려사항으로 남아 있다. 1992년 안보리 결의안 733호에 따라 소말리아에서 장기간에 걸쳐 무기금수조치가 취해지고는 있지만, 유엔의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연합과 다른 국가들이 이슬람 반군들과 교전하는 과도정부 군대들을 지원하기 위해 금수조치의 해제를 요구하는 가운데 최근에도 위반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안 1851호에 따르면 “무기금수조치에 대한 집행력 부재로 해적들이 무기와 탄약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해졌고 부분적으로는 해적행위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박과 인질 석방을 위해 지불된 몸값의 일부가 무기 구입자금으로 사용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서는 해적 공격에 사용된 보트들 중 일부가 난민들과 이주자들을 수송하는 데 이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보트가 복귀할 때 무기들을 수송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 해군관리들은 소말리아의 알 샤바브의 전사들이 해적들과 재정적으로 연계돼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적으로 연계돼 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2009년 12월 공개된 캐나다의 정보보고서에 따르면 알 샤바브 조직원들이 선박 피랍을 통해 획득한 현금이나 무기 및 물자 등 약탈품들을 분배받는 대가로 소말리아 남부에서 활동하는 해적들에게 무기와 전투훈련을 제공하고 해적들의 근거지를 보호해주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와 해적들은 연계돼 있다. 몸값과 새로운 무기들이 해적단체들에 제공됨에 따라 현 시점에서는 지역 당국에, 그리고 미래에는 재건된 국가 당국에 대한 해적의 도전이 증가할 수 있다.

    #2장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

    1990년대 초반 이후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해적행위는 소말리아에 만연한 폭넓은 불안정 징후다. 현재 국제적으로 합법정부로 인정받고 있는 과도연방정부는 기능적인 통일정부를 구성해 국가안보와 법집행체계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소말리아 내부의 화해노력을 지지하고 있으며 유엔 안보리와 공조해 해적위협에 대한 군사외교적 대응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 4월 브뤼셀에서 개최된 소말리아 기부국 회의에서 결의된 기금은 과도연방정부의 군대 창설을 위한 것이며, 군대가 창설되면 해적들에 대항하는 지방 정부들의 능력은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과도연방정부의 군대에 제공된 장비들이 반군단체들로 이전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해적위협에 다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기적인 대응으로 유엔 안보리는 과도연방정부의 동의 하에 제3국이 소말리아 영해와 영토에서 해적퇴치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연합기동부대(CTF-151), 유럽연합의 아탈란타작전, NATO의 해양방패작전, 그리고 기타 국가들의 호위작전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서 30여 척의 전함이 운용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과 아랍연맹 등과 같은 지역실체들과 2008년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해적에 관한 국제회의 참가국들로 구성된 특별단체들은 자문회의를 개최해 이 지역에서의 해적행위를 비난하고 지역적 협력대응 지침서인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의 정책

    2007년 6월 부시 행정부는 해양에서 해적과 폭력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을 채택했다. 이 정책은 미국이 “해양운송에 반하는 해적행위와 폭력행위들을 근절하기 위한 움직임을 선도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며, 각국이 국제적인 노력을 통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2008년 12월에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의 해적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뿔 지역의 해적 퇴치 -파트너십과 실천계획’은 “글로벌 경제의 이익 실현과 항해의 자유 등이 효과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적행위를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2007년의 정책과 2008년의 계획을 지지해 “해적들이 그들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적행위 예방에서 차단, 종료에 이르기까지 전(全)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관계부처 간 대(對) 해적행위 조정그룹을 구성했다. 국무부와 국방부가 조정그룹의 주무부서이며 이들은 해적행위와 관련된 미국의 정책들과 다자주의적 구상들을 조정하기 위해 국제개발처(USAID), 교통부, 국토안보부, 재무부, 사법부 등과 같은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정그룹은 2008년 12월 수립된 국가안전보장회의 시행계획 수행 과정을 감독하고 있으며, 해적관련 국제연락그룹과 지역적 차원의 대(對)해적 조정본부 설립 지원을 약속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부시 행정부의 전략적 접근방법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에는 새로운 실천계획도 마련했다. 미국은 과도연방정부에 대한 물질적인 원조 및 안보 제공과 함께 푼트란드 지도자 및 관리들에게 해적행위에 대응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국제적인 노력에 동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은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CGPCS)의 선도국으로서 정부, 선박회사, 그리고 보험회사들에 해양안보 및 해적행위와 관련된 최상의 조치들을 마련하기 위한 ‘뉴욕선언’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008년 6월 결의안 1816호가 채택되면서 각국은 과도연방정부의 동의하에 전투함정을 소말리아 영해에 배치할 수 있으며, 국제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해적을 퇴치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10월의 결의안 1838호는 군사적 능력을 지닌 국가들 해적퇴치 노력 동참을 촉구하고 있으며, 결의안 1816호의 국제법과 관련된 승인사항을 명확히 했다.

    과도연방정부의 요청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2008년 12월 결의안 1846호를 통해 결의안 1816호의 기한을 12개월간 연장했고, 결의안 1851호를 통해 해적퇴치를 위해 외국 정부들과 지역기구들이 무기사용을 포함한 필요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결의안 모두 인도주의적 인권법에 부합하는 국제적인 조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결의안 1851호의 다른 조항들도 2008년 12월 이후 시행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러한 조항들에 근거해 적절한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다.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

    결의안 1851호에 근거해 부시 행정부는 24개 회원국 정부와 5개 지역,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CGPCS)의 창설을 주도했다. 연락그룹은 2009년 1월 제1차 회의를 개최해 6가지 과업을 도출했다. ▲해적근절작전에 대한 작전정보 지원 개선 ▲해적근절을 위한 공조 메커니즘 구축 ▲해적의 체포, 기소, 그리고 구금을 위한 사법 시스템 강화 ▲상선의 대응능력 강화 ▲외교 및 공공 정보에 대한 개선 능력 추구 ▲ 해적행위와 관련된 자금 흐름 추적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과업을 추구함에 있어 4개의 실무그룹은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해적퇴치 노력에 적합한 군사작전, 사법·외교조치, 공공정보 등을 정기회의를 통해 추천한다. 실무그룹의 목적은 해적과 교전하는 모든 지역 및 국제사회 행위자들 간의 작전공조와 정보공유를 통해 법집행 활동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연합기동부대 151 및 해군의 호위시스템

    미국 해군중앙사령부(NAVCENT)는 아라비안·페르시아만, 오만만, 아덴만, 홍해, 아라비아해, 인도양에서 작전하는 연합해군사령부를 지휘한다. 2009년 1월 중앙사령부는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퇴치작전을 전담하는 연합기동부대 151(CTF-151)을 창설했다. 연합기동부대의 역할은 2001년부터 연합기동부대 150(CTF-150)이 수행했던 반(反)테러와 해양안보작전을 지속하는 것이다. 2008년 8월 CTF-150과 파트너 부대들은 아덴만이 상선의 안전한 통과지대가 될 수 있도록 해양안보경비지대(MSPA)를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해양안보경비지대의 설정으로 아덴만의 선박통과지대에서 해적활동이 감소했다. 해양안보경비지대 내에 국제추천통과경로(IRTC)가 설정되면서 예멘 어부와 상선들 간의 충돌이 방지됐고, 통항분리 조치가 취해졌으며, 이 지역에 주둔한 해군들이 상당한 유연성을 가지고 해적억제작전을 펼 수 있게 됐다. 아덴만을 통과하는 모든 미국 선박은 국제추천통과경로를 통해 항해를 계획하도록 지도받고 있다.

    CTF-151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대한민국, 터키, 예멘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운용 전투함정 수는 20여 척에 달한다. 기동부대 작전은 바레인에 위치한 해군중앙사령부 지휘본부와 공조해 벌인다. 2009년 8월 해군중앙사령부는 2009년 1월 이후 CTF- 151과 다국적 해군들이 “527명의 해적과 맞부딪쳐 이 중 282명은 무장해제 후 석방, 235명은 무장해제 후 기소, 나머지 10명은 사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국, 인도는 감시 임무와 해적퇴치 ‘국가호위시스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이 지역에 해군을 파견했다. 작전적 측면에서 CTF-151과 이들 국가 간에 공식적이고 완벽한 공조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연합기동부대와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은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활동을 조율하고 있다. 이른바 ‘공통의 인식과 무력충돌방지(SHADE)’로 알려진 군사협조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월 중국은 국제추천통과경로 감시에 해군함정 1척을 할당하기로 CTF-151 및 다른 연합군과 합의했다. 해군 전문가들과 미국 관리들은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중국 해군의 작전은 자국과 훨씬 멀리 떨어진 국제해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기대와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세계식량계획 선박의 호위작전을 수행하는 유럽연합 해군에 작전지원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책임을 확장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이러한 역할 확대를 계기로 이 지역에서 중국 해군력이 증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NATO의 해양방패작전(Operation Ocean Shield)

    NATO는 2008년 10월 해적퇴치작전 수행을 위한 2개의 상설해양전단을 아프리카 뿔 지역에 최초로 전개했다. 이때의 전개는 세계식량계획 선박들을 한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같은 해 12월 작전이 종료되고 난 후 세계식량계획 선박들에 대한 보호책임은 유럽연합의 해군작전인 아탈란타(ATALANTA)작전으로 이양됐다.

    2009년 3월 NATO는 상설해양전단1(SNMG1)의 지휘 아래 새로운 해적퇴치임무인 ‘동맹보호(Allied Protector)’ 작전을 개시했다. NATO는 이 작전에 참여하는 부대들이 해적활동의 억제, 방어, 섬멸 임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설해양전단은 본래 해적퇴치 임무를 한시적으로 수행하기로 돼 있었다. 2009년 4월 NATO는 이미 계획돼 있던 상설해양전단1(SNMG1)의 싱가포르 및 오스트레일리아 일정을 취소하고 작전을 2009년 6월20일까지 연장했다. 2009년 3월을 기준으로 포르투갈,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미국의 함정들이 상설해양전단1과 동맹보호 작전에 참여했다.

    2009년 8월 NATO는 동맹보호 작전을 새로운 해적퇴치임무인 해양방패(Ocean Shield) 작전으로 대체했다. 현재 해양방패작전은 상설해양전단2(SNMG2)의 지휘하에 있다. 2010년 3월 NATO는 이 작전을 2012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전의 작전처럼 해양방패작전도 해적퇴치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지역정부들의 능력 구축 노력에도 동참하고 있다. 후자의 임무와 관련해 상설해양전단은 항구에 대한 안전보장과 해양운송을 책임지는 관리들에게 자문을 구하기 위해 푼트란드 지역정부의 해양관리들을 초빙하고, 바리 북부에 위치한 소말리아 바사소 항구를 방문했다. 2010년 3월8일 현재 영국과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미국의 함정들이 상설해양전단2와 해양방패작전에 참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아탈란타 작전(ATALANTA)

    2008년 12월 유럽연합은 유럽안보방위정책(ESDP)에 따라 첫 해군작전인 아탈란타 작전을 개시했다. 이 작전에 참여한 유럽연합 해군들은 세계식량계획 선박들을 보호하고 무력사용을 포함해 해적 활동을 근절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 유럽회의는 아탈란타 작전을 2010년 12월까지 연장했다. 유럽연합은 작전 기간에 해군함정 20여 척과 1800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3월 기준으로 벨기에,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의 함정과 인원들이 작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타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아탈란타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 해군은 아프리카 북동부 해양안보센터(MSC-HOA)로 알려진 전산센터를 설치해 선박의 항적을 기록하고 최신 위협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두바이에 위치한 영국 해양무역작전국과 바레인에 위치한 미국 해군해양연락소를 통해 선박 항적을 포함한 각종 정보들을 제공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지부티 행동강령

    국제해사기구(IMO)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해적퇴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적퇴치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뿔 인근 해역 치안유지를 위한 협력 메커니즘이 국제해사기구의 요청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51호에 따라 작동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05년부터 이 지역에서의 해적행위에 관한 자문회의를 주최하고 있으며 2008년 초에는 협력체계합의서 초안을 마련했다.

    2009년 1월 국제해사기구에서 주최한 지부티 회의에 참석한 17개 지역정부 대표들은 서인도양과 아덴만에서의 해적행위 근절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했다. 지역정부 대부분은 지부티 행동강령에 서명했고, 3개의 지역기구가 행동강령의 주요 부문을 공유하는 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대표들은 기술협력에 관한 결의와 지부티 지역훈련센터 설립에도 합의했다. 2009년 9월에는 일본이 최초로 지부티 행동강령을 지원하는 신탁기금에 1400만달러를 기탁했다. 지난해 2월에는 지부티가 일련의 행동준칙 실행회의를 개최했다.

    국제해사기구는 지부티 회의와 유사한 지역협력체계를 구성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06년 이후 말라카해협 국가들과 아시아 정부들 사이에 시행되고 있는 아시아지역해적퇴치협정(ReCAAP)이 바로 그것이다. 이 협정은 해적행위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고 법집행 및 안보요원들이 최상의 관리조치들을 공유하기 위한 절차들을 구축했다. 현재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지역해적퇴치협정 정보공유센터(ISC)는 해적활동에 대한 보고와 대응활동의 공조를 위한 주요 정보센터다. 말라카해협과 주변 해역에서 해적퇴치활동의 공조를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간에 체결된 지역협정과 연계해 취해진 조치들로 인해 이 지역에서 해적행위는 상당부분 감소했다. 말라카해협에서의 지역협력체계 구축 경험이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구축하려는 아프리카 뿔 지역 정부들로 하여금 주권이나 영해권, 외국군대 주둔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유엔 마약범죄국의 노력

    결의안 1851호에 따라 유엔 마약범죄국은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의 사법실무그룹과 연계해 소말리아 해역에서 벌어지는 해적행위에 대해 지역 국가들이 법집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결의안 1851호에 포함된 이 프로그램은 지역 국가들의 사법능력 구축을 지원하고 해적 체포 및 조사를 위해 법집행 요원들을 선박에 배치하는 이른바 ‘승선요원(shiprider)’ 제도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국은 서반구 정부들과 공통으로 우려하는 해역에서 해양안보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승선요원 협정을 맺고 있다.

    승선요원 제도는 지역정부의 해군력이 미치지 못하는 먼 지역에서 다국적 해군이 맞닥뜨리게 되는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의 작전과 관련해 긴 수송시간, 제한된 군사자원, 작전에 관한 법적 제한, 사법기준의 차이는 결의안 1851호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는 다국적 해군들이 해적을 체포하고 기소하는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역정부들이 해적 용의자들을 체포, 구금, 기소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도록 유엔 마약범죄국은 국제 기부국들과 협조해 각 지역정부의 사법능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2009년 5월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유엔 마약범죄국 상임국장은 미 하원의 외교소위원회에서 국제기구, 인권, 승선요원 개념과 유엔의 지원계획에 대해 증언했다. 또한 유엔 마약범죄국은 2009년 11월에 지역정부의 사법능력 구축에 대한 준비계획도 발표했다.

    민간부문과 선박회사의 대응

    민간부문과 선박회사들은 아프리카 뿔 해역에서의 해적위협에 다양하게 대처하고 있다. 비싼 보험료 등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일부 선박이 아덴만을 피해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한다. 선원들도 해적 공격에 대비해 물대포, 소화용 호스, 음향 방어장치 구비 등 다양한 대응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업계의 보고서에 따르면 높은 건현(乾舷)에 15노트 이상으로 항해하는 선박들이 해적 공격에 덜 취약한 것으로 입증됐다. 하지만 2009년 3월 미국 해군정보국은 “해적들은 건현 높이에 관계없이 선박에 탑승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운송업체 대표, 정부 관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장 경비팀을 두는 문제를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해사국(IMB) 같은 기구들도 해적 공격을 예방, 억제, 대응할 수 있는 세부지침과 권고사항을 내놓았다. 또한 국제해사국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해적신고센터를 설립해 전세계의 해적신고를 종합하고 위협정보를 상선에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해사국과 유럽연합의 아프리카북동부 해양안보센터(MSC-HOA)는 최근의 해적 공격 추세와 선박들에 대한 권고사항이 포함된 회람문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

    #3장 정책과 대안

    아프리카 뿔 해역에서의 해적 위험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20개국 이상의 다국적 해군이 주둔하면서 해적들의 공격이 억제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경비지역이 너무 넓어서 모든 공격을 예방하기란 쉽지가 않다. 2009년 4월8일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공격을 받았을 때 가장 가까이에 있던 구축함 베인브리지호조차 사건현장에서 550㎞ 이상 떨어져 있었다. 베인브리지호는 2009년 4월14일 리버티선호가 공격당한 지 6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국제적으로 해군퇴치작전에 소요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경제위기 여파에 따른 국방예산 삭감으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제적 해적퇴치작전 공조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테러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해역에서의 해적활동은 내전, 취약한 통치, 경제적 불안이 만연한 지역정부들에 초국가적인 안보위협이 되고 있다. 소말리아와 예멘의 내전은 새로운 해적퇴치작전을 둘러싼 불안정한 지역적 맥락을 잘 보여준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해군력은 극히 취약하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해군이나 해양경비대의 능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육군력 증강을 우선시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해양안보위협의 증가와 함께 지역경제의 직접적인 위협인 불법어획이 두드러지면서 이러한 경향도 일정정도 변화했지만, 지역 국가들 간의 협력과 정보공유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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