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호

서민의 평생 금융친구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주택금융 지원받는 서민도, 일하는 직원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나의 임무죠”

  • 김지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입력2011-04-21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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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의 평생 금융친구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자그마한 방 두 칸짜리 집이어도 마음 누일 데가 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전세대란(傳貰大亂)을 맞은 4인 가족이 가까스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모자란 전세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이들을 구한 건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이었다. 전세자금 보증은 집 없는 서민이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도 은행에서 손쉽게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게 신용보증을 해주는 제도다.

    주택금융공사가 3월 한 달 동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으로 무주택 서민에게 지원한 전세자금 보증 금액은 총 8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983억원)보다 49%, 전년 같은 기간(4952억원)에 비해 79%가 늘어난 것이다.

    “전세가 상승과 봄철 이사 수요 증가로 보증 공급액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공사 창립 이래 월간 최대 공급 실적을 기록했지요. 이사 후 3개월 이내까지 전세자금 보증을 신청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4,5월에도 보증 공급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4월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주택금융공사 접견실에서 만난 임주재(58) 사장은 “서민들의 주택 걱정을 덜어주려고 공사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금융공사는 2004년 서민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주택보증, 주택담보대출, 주택연금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깔끔하고 단정한 용모에 미소가 자연스러운 서글서글한 인상, 차분한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평범한 중년신사처럼 보이지만 임 사장이 걸어온 길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은행 감독기획국 과장, 은행감독원 신용감독국 부국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금융계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고비 때마다 ‘다르게 생각하기’에서 해법을 찾아낸 금융 전문가다.

    출범 초기 보증재원이 바닥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던 주택금융공사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도 2008년 7월 임 사장이 취임해 쇄신과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부터다. 지난해 연간 주택보증 공급액이 출범 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이 좋은 예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보증 공급액은 출범 초기 4년간은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최근 3년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연간 주택보증 공급액은 총 11조49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도인 2009년의 9조6545억원보다 약 19% 늘었지요. 이는 공사가 고객의 요구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발 빠르게 수용해 신상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는 개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전면 재구축해 보증 승인율을 95%까지 높여 보증대상과 보증한도를 확대했습니다. 아울러 소득이 적고 신용도가 낮은 소외계층에 대한 특례보증 지원 등으로 전세자금 보증 5조7668억원을 공급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보증료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현재 공사가 받는 보증료는 평균 0.25%로 다른 보증기관보다 월등히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은행에서 공사의 보증으로 전세자금을 빌려줄 경우 신용 가산 금리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신용보증약관을 개정해 서민의 비용 부담을 줄였습니다.”

    2008년 재정자립과 흑자전환 달성

    ▼ 공사 출범 초기 보증재원이 바닥난 원인이 무엇입니까.

    “출범 전에 발생한 IMF(국제통화기금)사태와 카드대란 등의 여파로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초기에 부실보증이 급증했습니다. 공사가 보증을 선 고객이 채권금융기관에 원리금을 갚지 못해 공사가 이를 대신 상환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증재원인 기본재산이 급감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건전성이 크게 위협받고 더 이상 보증을 해줄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몰렸습니다. 그래서 설립연도인 2004년에는 부실보증잔액이 1조7000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3000억원에 불과하던 기본재산은 2010년 말 2조2000억원으로 7배 이상 늘어났다. 기본재산의 30배까지 보증이 가능한 최대보증 가능금액은 66조원에 달한다. 반면 부실보증 잔액은 3000억원으로 출범 초기보다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비결이 무엇일까.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 출연금 5000여억원을 받아 부실보증을 정리했습니다. 2006년에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재정자립 기반을 구축하려고 주택신보 혁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부실보증잔액의 조기 정리, 서민 중심의 보증지원 확대, 부실재발 방지를 위한 운영시스템 혁신 등으로 2009년 재정자립을 달성하고 2010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였지요. 그런데 이보다 앞당겨 2008년에 재정자립과 흑자전환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재원 조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출연금 관리를 강화해 보증재원을 확충하고, 공사 자체적으로 신용평가시스템 개선과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등 재정건전화에 힘쓴 덕분입니다. 더불어 선택과 집중에 의한 차별화된 회수 활동과 회수업무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위탁업체에 대한 공정경쟁을 유도해 구상권 회수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것도 한몫했지요. 이를 통해 기본재산이 늘고 부실보증 잔액이 줄어드니 주택보증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졌습니다.”

    공사의 모토는 ‘서민의 평생 금융친구’다. 결혼, 출산, 은퇴 등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주택자금을 부담 없이 마련할 수 있게 도와 서민이 중산층으로 발돋움하도록 곁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공기업이라는 의미에서다. 이는 정부 경제정책인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와도 맥을 같이한다.

    “무주택 서민이 사회 진출 초년기에 전세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을 은행에서 빌릴 때 보증을 서줍니다. 중·장년기에는 흔히 모기지론이라고 하는 장기고정금리 원리금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상품인 ‘보금자리론’을 공급해 주거안정을 지원합니다. 노년기에는 역모기지론인 ‘주택연금’을 통해 편안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집만 한 채 가지고 있어도 어르신들이 가장 중요한 생활자금을 평생 받을 수 있습니다.”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보증상품에는 전세자금 보증 외에도 중도금 보증과 임대보증금반환자금 보증 등이 있다. 중도금 보증은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주택 완공 후 소유권 이전 전이라도 공사의 보증을 이용하면 은행에서 중도금이나 잔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임대차보증금반환자금 보증은 임대차계약 만료 후 임대차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때 자금이 부족한 임대인이 이용하는 상품이다. 공사는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이러한 주택보증 상품을 총 160만여 가구에 공급했다. 누적 공급액이 45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세난 해소의 디딤돌 ‘전세자금 보증’

    ▼ 전세난이 심각합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최근 몇 년간 1,2인 가구가 급증한 데 반해 중소형 주택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주택 가격상승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주택구입을 미루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한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전세시장의 급등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올 하반기에도 불안정한 현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 등으로 주택매매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가을 이사철에 전세가가 또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한 공사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보증공급 규모를 확대해 은행지원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 지원을 늘릴 예정입니다. 현재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은 금리가 4%로 낮은 대신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전세자금이 필요한데 국민주택기금 대출요건에 맞지 않아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던 분들을 제1금융권 수요자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공사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은행재원 전세자금 대출을 늘리려고‘은행재원 협약보증’을 출시해 보증요건 완화 및 보증대상자 확대 등 제도 개선에 힘써왔습니다. 앞으로 취급기관 확대 등을 통해 공급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때 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보증을 서주나요.

    “공사 보증서가 담보가 되죠. 고객이 보증을 신청하고, 은행 직원이 고객의 소득 및 부채, 임차보증금 등을 전산에 입력하면 공사는 실시간으로 심사해 보증가능 여부와 보증한도 등을 은행전산망을 통해 통지한 후 전자보증서를 발급해 드립니다. 따라서 고객이 보증서를 받으려고 공사에 직접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 전세자금 보증을 신청하는 방법과 필요한 서류는 무엇입니까.

    “고객의 편의를 위해 공사의 보증업무를 16개 시중은행에 위탁해 전세자금 보증 서비스를 가까운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용방법이 간편해 공사의 보증서를 받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많습니다. 다만 국민주택기금 대출에 대한 공사의 보증은 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에서만 취급합니다. 보증을 받으려면 은행에 갈 때 주민등록등본과 임대차계약서, 계약금 지급 영수증, 소득증빙서류(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지참해야 합니다. 전에는 전세자금 보증을 신청할 때 임대인이 서명한 임대차사실 확인서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전세계약을 한 경우 임대차계약 사실을 공인중개사가 확인해줘도 되게끔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보증 가능여부와 한도는 은행 방문 전에도 공사 홈페이지(www.hf.go.kr)의 ‘e-보증 스테이션’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 보증은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를 대상으로 한다. 소득이 없거나 신용도가 낮아도 이용할 수 있다. 또 국민주택기금의 서민 전세자금대출 이용자나 결혼예정자, 신혼 가구, 지방소재 가구, 다문화 가구, 장애인 가구에는 보증한도와 보증료를 우대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부터 전세자금보증 특례조치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국민주택기금 만기 도래자, 기초생활수급자, 신용회복지원자다. 새로 포함된 국민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특례조치는 월 소득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70%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전세보증금의 80%를 보증하도록 되어있다.

    서민부담 ‘확’ 줄인 주택연금과 u-보금자리론

    최근 공사 보증상품 가운데 주택연금이 인기다. 주택연금의 지난해 신규 가입자는 2016명으로 2009년(1124명)보다 약 80%가 늘었다. 올 들어서도 3월 말 현재 602명이 가입해 전년 같은 기간(318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다양한 세금우대혜택이 주어진다면서요.

    “담보주택에 대한 저당권을 설정할 때 부과하는 등록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국민주택채권매입 의무 등이 면제됩니다. 이 밖에도 재산세 25% 감면,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활자립능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의 처지를 감안해 비교적 낮은 금리(CD+1.1%)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 가입자가 사망해도 배우자가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까.

    “공사가 보증하는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종신보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더라도 배우자가 소유권을 승계해 보유주택에 살면서 평생 가입자와 동일하게 연금을 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고 경제적으로도 당당해질 수 있지요.”

    ▼ 주택연금 수요자가 사망하면 담보로 잡은 집은 어떻게 되나요.

    “상속인이 상속받기를 원할 때는 주택연금 대출금 전액을 상환해야 상속이 가능하지만, 상속인이 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공사가 해당 주택을 경매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고 남은 차액을 상속인에게 지급합니다. 상속인이 원하면 공사가 정하는 가격 이상에서 임의 처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택처분가격보다 연금을 더 많이 받은 경우에도 상속인에게 부족분을 청구하지 않습니다.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실수록 실익이 큰 상품입니다.”

    최근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보금자리론보다 0.4%포인트 금리를 낮춘 u-보금자리론도 인기를 끌고 있다. u-보금자리론은 최저 5.0%의 금리를 만기까지 동일하게 적용해 낮은 금리와 고정금리의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까다로운 대출심사가 없어지고 신속히 처리되는 것이 강점이다. 무방문 시스템으로 운영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u-보금자리론 신청은 공사 홈페이지(www.hf.go.kr), 보증한도 등에 관한 상담문의는 고객센터(1688-8114)를 이용하면 된다. 6월 이전까지는 취급기관이 기업은행과 삼성생명 두 곳뿐이지만 6월 중순부터는 4대(국민·우리·신한·하나) 은행과 4개 지방은행을 포함해 11곳으로 늘어난다.

    서민의 평생 금융친구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임주재 사장이 윤리경영대상 상패를 들고 흐뭇해하고 있다.

    임 사장은 “어떻게 하면 금리를 낮춰 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공사 모든 임직원이 고민하고 노력해서 나온 상품이 u-보금자리론”이라면서 “기존에 은행이 하던 대출심사와 원리금 수납 등의 사후 업무를 공사가 직접 해서 얻는 비용 절감분을 금리인하 재원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에는 서민의 이자부담이 더 적은 혼합형 u-보금자리론을 출시했습니다. 기존의 시중은행 주택담보 대출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결합돼 금리 인상분을 고객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입니다. 반면 혼합형은 국내 최초로 고정금리와 고정금리를 결합시켰습니다. 기본형 u-보금자리론보다 0.4%포인트 낮은 최저 연 4.6%의 고정금리가 최초 3년간 적용됩니다. 또 부부합산 연소득이 2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혼합형을 이용할 때는 소득수준별 금리우대를 통해 최저 연 3.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 배려와 일자리 창출

    주택금융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준(準)정부기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엔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공정사회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됐는가 하면 최근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결과에선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4월8일 한국윤리경영학회에서 수여하는 준정부기관 부문 윤리경영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그동안 윤리경영, 고객만족경영, 펀(Fun)경영에 중점을 두고 공사를 이끌어왔습니다. 임직원 모두 그에 맞춰 윤리와 고객만족을 생명처럼 여기며 즐거운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왔고요. 그러한 노력의 산물로 상까지 받게 되니 무척 뿌듯합니다. 더욱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공정사회의 모범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 중에서 의지와 역량을 가진 구직자에게 취업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사회적 배려계층인 장애우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채용 시 10% 이내의 가산점 부여를 제도화했고, 여성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채용목표 할당제(30% 이상)를 운용해 올 2월 신규채용자 중 여성 비율이 전체의 53.8%에 달했습니다. 채용과정에서 소외돼온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채용비율도 40%로 할당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직원 비율은 2007년 말 3.4%에서 2010년 말 3.6%로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장애우 의무고용기준인 3%를 20%포인트 이상 초과한 것이다. 일자리 창출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공사는 지난해 직원 인건비 삭감 및 경비 절감으로 확보한 재원으로 정원의 27%에 달하는 104명에게 일자리를 줬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함께한 것이다.

    “104명 중 10% 이상인 14명은 고객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과 고령층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주택연금 수요자 연령대인 만 53세 이상으로 뽑았습니다. 대국민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콜센터 고객 상담 직원도 새로 채용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공사는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 구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채용 기회 확대와 일자리 창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 직원들과 소통을 자주 하십니까.

    “매주 월요일 아침 임원 전체와 부서장이 참석하는 창의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합니다. 자료 없이 회의방식으로 진행하며 공사의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전략방향을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또 하급직원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려고 매월 1회 이상 ‘CEO와의 대화’를 다양한 형태로 열고 있습니다. 사내 인트라넷에 ‘CEO 플라자’ 코너를 상시 운영해 익명으로 보내온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답변하기도 합니다. 도시락 미팅, 카페테리아에서의 티타임 등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직원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1일 상담원이나 1일 지사장으로 나서서 현장의 목소리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금융 공기업 최초로 유연근무제 도입

    소통의 힘은 일터 곳곳에서 직원들의 자긍심과 근로의욕 고취로 승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사가 도입한 유연근무제는 조직의 활력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과 중심의 생산적·창의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려고 정부 지침에 앞서 금융 공기업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유연근무제는 근무시간과 근무지,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전체 직원의 11%가 이용했습니다.”

    유연근무제는 주 40시간 미만을 근무하는 시간제 근무,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탄력근무제, 직원 거주지나 인근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택·원격근무제, 근무복장 자율제, 근무시간 선택제, 집중근무제 등 6가지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주택금융공사는 특히 원격근무제 도입을 위해 수도권 지사 4곳(영업부, 서울북부, 경기남부, 경기중부지사)에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했으며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로 잔업시간이 줄어들어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임직원의 업무만족도 역시 크게 향상됐습니다. 현재 고유가로 에너지 위기 단계가 ‘주의 경보’로 격상돼 에너지 절약이 절실한 때인데 재택·원격근무로 출퇴근 비용, 사무실 유지비용 등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 직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유연근무제는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육체적 피로를 줄여주고, 개인의 생활 리듬과 취향에 알맞은 작업 환경을 제공해 많이들 선호합니다. 특히 출산과 육아 문제로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여직원들이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유연근무제 실시 후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이 가능해지고 집안일에도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로 일과 가정생활의 조화,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부담 경감 등의 효과를 봤다면 회사는 시간 위주의 근무체제를 성과 중심의 근무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 밖에도 매주 수요일을 ‘가족과 행복한 날’로 지정해 가족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행복 찾기 서비스, 금연 클리닉을 통해 건전한 조직문화를 일궈냈다.

    “게으른 일류보다 열심히 일하는 삼류가 좋다”

    임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직원들의 애사심과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고 2009년 12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해 공사 고유의 조직문화 슬로건을 ‘T·O·P 문화’로 선정했다. 이는 조직의 전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의식으로 다함께(Together) 행동하며, 열린(Open) 마음과 열정(Passion)적 자세로 업무에 임하자는 공사의 정신과 신념을 표현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이 열정입니다. 좋은 학벌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보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이 더 필요한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논어에 나오는 ‘지지자 불여호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호지자 불여락지자(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겁니다. 머리는 가슴을 이길 수 없고, 가슴은 발을 이길 수 없습니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채용비율을 40%로 늘린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성실히 일하거든요. 단 4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일본전산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도 ‘어설픈 정신상태의 일류보다 열심히 하는 삼류가 낫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열정을 가지고 일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습니다.”

    임 사장의 경영철학은 첫째 서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둘째 경영 효율성과 조직 경쟁력을 높인다, 셋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해 미래 청사진인 ‘비전 2020’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2020년까지의 장기 사업목표를 명확히 했다.

    ‘Happy Finance 365+’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서민을 위해 365일 행복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사의 고객 중심 경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주택금융을 원활히 공급해 2020년까지 주택금융 잔액 36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담고 있다.

    “올해 목표는 주택금융 상품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초 사업목표(28조5000억원)보다 21.8% 증액한 34조7000억원의 주택금융 공급 계획을 수립해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u-보금자리론 취급기관을 확대해 서민의 금리부담을 완화하고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든든한 평생 금융친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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