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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다큐멘터리 알리의 전쟁

정글에서 ‘로프 타기’로 철권 조지 포먼을 눕히다

팍스아메리카나의 실상을 관통하는 대서사

  • 안병찬│전 한국일보 부국장·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 ann-bc@daum.net

정글에서 ‘로프 타기’로 철권 조지 포먼을 눕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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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타기’ 신기술

다들 이제 경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텔레비전으로 보면 포먼이 허덕이는 알리를 때려잡는 듯 보입니다. 알리는 로프로 가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거기 등을 기댄 거예요.

내 기사에는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지붕에 뭐가 있는지 보는 자세라고 썼지요. 그런 알리에게 포먼이 맹공을 가했어요. 곧 쓰러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주 빠르고 맹렬한 포먼의 공격이었어요.

노먼한테 그랬죠.



“걸렸어.”

다운되는 건 시간문제였어요. 로프가 바닥까지 반쯤 내려갔어요.

동굴에 웅크린 자세 같았죠.

좀 어설프지만 아주 강력한 양 훅, 이게 마치 애들 싸움처럼 되어갔어요.

그 라운드와 다음 라운드, 그 다음 라운드도 알리는 로프에 기댄 채 포먼에게 계속 뭐라고 했어요.

별난 광경이었어요. 그 와중에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포먼은 스파링 파트너에게 하듯 줄기차게 강타를 퍼붓고,

알리는 그네라도 타듯 출렁거렸죠.

사방으로 몸을 미끄러뜨리면서 이따금 한 대씩 받아치면서 이랬죠.

“조지, 실망이야. 생각보다 별로잖아, 조지. 이거 별로 안 세잖아, 조지. 이래서 팝콘이라도 깨겠어? 조지, 안 되지!”

포먼은 격분했지요. 갈기고, 갈기고 또 갈겼어요.

강펀치, 강펀치, 강펀치를!

5회 중반까지 포먼은 펀치를 쏟아 부었지요.

3개 회전에 걸쳐 내내.

알리는 포먼이 강펀치를 먹이면 상체를 로프 밖으로 나갈 수 있을 만큼 한껏 젖히면서 상대 주먹의 힘을 약화시킨다. 흔들리는 갈대처럼 로프 타기로 에너지를 흡수한다. 상대 펀치가 얼굴에 들어오는 순간 옆으로 얼굴을 홱 돌려 힘을 흡수하는 이치와 같다.

알리가 고안한 로프 타기 즉 ‘로프-아-도프’(원문 rope-a-dope)라는 신기술이었다.

알리가 간간이 뻗어 치는 빠르고 강한 펀치와 상대의 주먹을 되받아치는 크로스 카운터로 포먼의 얼굴은 금세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다. 오른팔을 뻗었을 때 왼팔로, 왼팔을 뻗었을 때 오른팔로 되받아 치는 것이 크로스 카운터다. 포먼은 수도 없이 많은 펀치를 던졌으나 알리에게 제대로 된 유효타를 먹이지 못했다.

알리는 로프를 타며 다시 독설을 퍼붓는다. “때릴 수 있어? 넌 못 때려. 넌 밀고 있잖아!”

알리의 ‘로프 타기’ 테크닉으로 포먼의 에너지는 점차 고갈한다.

알리는 클린치로 엉킬 때마다 포먼에게 자기 체중을 전부 얹거나 기대거나 목을 붙들고 찍어 누르는 작전을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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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전 한국일보 부국장·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 ann-b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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