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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알리의 전쟁 ④

패배의 밑바닥에서 승리를 길어 올린다

  • 안병찬│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언론인권센터명예이사장 ann-bc@daum.net

패배의 밑바닥에서 승리를 길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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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살벌한 싸움은 섭씨 38도의 더위 속에서 14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알리는 초반에 승세를 보였으나, 중반에 프레이저가 반격을 했고 알리는 ‘정글의 혈전’에 활용한 ‘로프 기대기’로 프레이저의 강공을 피했다. 후반 라운드에서는 알리가 주도권을 잡고 프레이저를 제압해 마지막 15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렸으나 프레이저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트레이너 에디 퍼치는 프레이저의 두 눈가가 크게 부풀어 올라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할 지경이 된 것을 보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1976년 4월, 지미 영을 이긴 직후 알리는 일본에서 프로 레슬링 선수 안토니오 이노키와 시범경기를 벌였으나 재미없는 졸전에 그쳐 관중의 빈축을 샀다. 이 경기를 마친 후 알리는 수행원 40여 명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다(제6장 참조).

/‘가장 위대한 자’ 폐위되다 /

1978년 2월15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레온 스핑크스는 알리와의 대전에서 깜짝 놀랄 일을 벌였다. 알리와 싸운 끝에 세 번째의 패배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타임지는 2월27일자에 알리를 다시 표지에 올려 스핑크스와의 대전에서 판정패하는 순간을 이렇게 보도했다.



“여러분, 심판 불일치 판정이 나왔습니다.”

링 아나운서 척 헐이 선언하자, 완전한 정적이 잠시 라스베이거스 복싱 홀 위를 뒤덮었다. 무하마드 알리와 레온 스핑크스가 최고의 왕관을 탈환하기 위해 통렬한 주먹세례를 교환하고 15회전의 투쟁이 끝난 순간이다.

척 헐은 목소리를 높여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심판 아트 루리: 143 대 142, 알리 우세.

심판 루 타바트: 145 대 140, 스핑크스 우세.

심판 해롤드 벅: 144 대 141….”

잠시 짧은 정적이 지나간 순간 판정이 났다.

새로운 세계 헤비급 챔피언, 레온 스핑크스!



판정을 가르는 처음 몇 마디 말을 빼고는 모두 관중의 포효 속에 묻혀버렸다. 알리는 이 세 번째 패배가 자기 권투경력 가운데 가장 뼈아픈 일패라고 여긴다. 타임지는 셰익스피어의 구슬픈 시 한 대목을 인용해서 알리의 침몰에 조사를 보냈다.

이제 왕들의 죽음에 관한 슬픈 이야기를 말하리라.

어떤 왕은 폐위당하고 어떤 왕은 전장에서 살해당한다.

또 어떤 왕은 자기가 폐위한 유령에 시달리며 끝없이 괴로워한다.

-셰익스피어, ‘리처드 2세’ 중에서

/‘왕의 부활’/

무하마드 알리는 프로 권투선수가 된 후 61전 56승(37케이오, 19판정승), 5패(4판정패, 1은퇴)의 통산 전적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클레이라는 본래 이름을 쓰던 때부터 알리로 이름을 바꾼 후로 이어지는 권투 인생의 파란이 실려 있다.

초반의 젊은 시절에 클레이는 이미 춤추는 복서로 사람들을 현혹하며 무패 기록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들뜬 사람처럼 입담을 쏟아 부으며 소니 리스튼을 캔버스에 눕히고 통합선수권을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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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언론인권센터명예이사장 ann-b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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