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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일촉즉발 한반도

“박근혜, 연합사령관의 조인트를 까라”(前 해참총장)

열혈 ‘안보맨’들이 말하는 안보위기 돌파 방안

  • 이정훈 편집위원│hoon@donga.com

“박근혜, 연합사령관의 조인트를 까라”(前 해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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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연합사령관의 조인트를 까라”(前 해참총장)

SLAM-ER을 달고 출격하는 F-15K. 북한 도발 시 SLAM-ER로 주석궁을 격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통령의 인식이 그러하면 국방부와 합참은 그에 부합하는 생각을 가진 군인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어요. 연평도 포격 때 이명박 대통령이 ‘공군기로 폭격하면 안 되나?’ 하니까, 옆에 있던 군 출신들이 ‘교전규칙상 안 된다’고 답했다는 게 그 증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도 그런 답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현실을 봐야 합니다. ‘연합사령관은 내 부하다’라는 생각이 확고해야 해요.”

안 전 총장은 1990년대 중반 ‘대양해군’을 내세워 우리 해군이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지스 구축함이라도 있으니 여차하면 우리는 여기에 탑재한 해성 함대지 미사일로 북한 전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그는 “많은 국민과 정치인이 통수권, 지휘권, 작전권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사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줬다 해서 통수권을 넘긴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통수권은 우리 대통령이 갖고 있어요. 통수권은 주권(主權) 사항이라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는 한 넘겨서도 안 되고, 넘길 수도 없는 겁니다. 통수권은 군정권과 군령권으로 나뉘는데 그것은 분명히 우리 대통령이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한을 군이 위임받아 행사할 때는 지휘권이라고 합니다. 지휘권에는 인사, 예산 편성과 집행 등 많은 것이 포함되기에 작전권보다 훨씬 큰 개념입니다. 우리 군에 대한 인사와 예산 집행은 우리 군이 하고 있어요. 일부 언론에서 ‘전시작전지휘권’을 넘겼다는 표현을 자꾸 쓰는데, 이건 틀린 말이에요.

작전통제권은 전쟁이라고 하는 좁은 범위에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같은 지역에서 동급인 A와 B 두 부대가 작전을 하게 되면 혼란이 생길 수 있으니, A부대가 B부대를 통제하게 하는 것이 작전통제권입니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을 섞어서 독일 대표팀과 시합하게 할 때 1명의 감독이 팀을 이끌게 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시합이 끝나 한일팀을 구성할 이유가 사라지면 감독의 역할도 끝납니다. 한일팀이 독일팀에 밀린다면 한국은 감독에게 ‘똑바로 하라’고 기합을 줘야죠.”

동독군 탈영으로 시작된 급변사태



“박근혜, 연합사령관의 조인트를 까라”(前 해참총장)

2011년 키리졸브 연습을 위해 한국에 투입된 미군 장비.

작전은 전시를 염두에 두고 만든 개념이다. 평시에는 준비한 작전을 익히는 연습과 훈련을 한다. 그렇다면 ‘평시작전통제권’은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은 대간첩작전 같은 소형 작전을 평시작전으로 규정해, 그에 대한 통제는 한국군이 하도록 해놓았다. 한국은 독일과 더불어 작전통제권을 전시와 평시로 나눠놓은 ‘유이(唯二)’한 국가일 것이다. 한국은 독일 통일을 보며 평시작전통제권을 가져왔다.

1989년 11월 9일 동베를린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넘으면서 동독엔 공산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정권이 들어섰다. 그 와중에 동독군의 절반 가까운 병력이 탈영하는 혼란이 일어났다. 그러자 동독에선 새로 구성된 의회가 동독 민주정부는 동독을 통치할 수 없다고 보고 동독을 서독에 합병한다는 결의를 했다. 합병을 하려면 탈영한 동독 군인과 동독 군인들로부터 무기를 회수해야 하는데, 이 일은 서독군이 들어와서 수행해야 했다.

그런데 서독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갖고 있었다. 서독군이 동독에 들어가려 하자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강하게 반대했다. 당시 나토군에 대항하는 바르샤바조약기구(WTO)군이 건재했는데, 동독군은 소련 및 동유럽 국가들의 군사공동체인 WTO군의 일원이었다. 고르바초프는 “동독 국회의 서독 합병 결의는 주권을 행사한 것이라 시비를 걸 수 없지만, 나토군이 WTO의 일원인 동독에 들어오는 것은 WTO군에 대한 공격에 해당하므로 WTO군 전체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했다.

나토군과 WTO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처럼 공동 방어를 결정한 조약(북대서양조약, 바르샤바조약)에 따라 만들어진 기구다. 따라서 이 조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회원국에 다른 나라 군대가 들어오면 자국이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공동 대응할 의무가 있다. 미군을 중심으로 한 나토군과 서독 당국이 고민 끝에 찾아낸 것이 평시작전통제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었다.

공동 방위는 적의 공격이 있을 때인 전시(戰時)에 하는 것이다. 전시라면 북대서양조약에 가입한 미국과 서유럽 국가 군대들은 나토군 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평시엔 나토군이 가동할 이유가 없다. 서독군은 동독에 싸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동독군의 무기를 회수하는 평화 임무를 위해 가는 것이니 나토군은 서독군을 작전통제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찾아냈다. 그리하여 작전통제권을 전시와 평시로 나눈 뒤, 서독군에 대한 평시작전통제권은 서독이 행사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나토군과 서독군이 이러한 명분을 만들어주자, WTO 가입 동유럽 국가들을 의식하고 있던 소련은 ‘서독군의 동독 진입은 WTO국 전체에 대한 침입이 아니다’라는 출구를 마련하게 됐다. 그때 콜 서독 총리가 동독 주둔 소련군의 철수비용은 물론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하자 고르바초프는 바로 소련군 철수를 단행했다. 그 후 서독군이 신속히 동독에 들어가 동독군의 무기를 회수하고 동독 지역을 안정화했다. 이러한 토대 위에 1990년 10월 3일 동서독은 역사적인 통일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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