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호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모내기는 TK가, 추수는 PK가”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입력2014-02-20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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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지방선거의 대구·경북지역 기상도는 1월 17일을 분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대구시장 3선 도전을 저울질하던 김범일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
    • 이는 재선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3선 도전과 대구·경북의 기초단체장 31명 가운데 3선으로 들어가는 9명의 단체장 거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여기에 신예 출마자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선거판이 유례없이 달아오르고 있다.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1월 17일, 김범일 대구시장이 6·4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박근혜 정권의 산실(産室)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하지만 지금 대구·경북 민심은 부글부글 끓는다. 지지를 보낸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특히 인사(人事)에서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국정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에서 TK(대구·경북) 출신은 힘을 쓰지 못한다. 3실장 9수석 체제에서 TK는 단 한 명도 없다. 국무총리와 주요 권력기관장도 PK(부산·경남)가 장악했다. 이 때문에 “모내기와 농사는 TK가 하고, 추수는 PK가 다 했다” “이번에는 TK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돈다.

    2월 10일 동대구역에서 만난 시민 김유환(55) 씨는 “남편에게 지극정성을 다하는 조강지처도 자신이 계속 푸대접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딴마음을 품는 법”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민심의 뜨거운 맛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구·경북 주민들 사이에선 1995년 6월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와 그 이듬해의 15대 총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출범했지만 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TK 유력인사들을 토사구팽(兎死狗烹)했다. 그러자 대구·경북 민심이 들끓었다.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잘못 밀었다는 자괴감이 확산돼 “낙동강에 (표를 찍은) 손가락이 둥둥 떠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다.

    그런 민심은 1995년 대구시장선거에서 무소속 문희갑 후보가 집권당인 민자당(현 새누리당) 조해녕 후보를 꺾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선거에서도 민자당은 사실상 참패했다.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장 중 민자당이 단 2곳을 차지했고, 자민련이 1곳, 무소속이 5곳을 가져갔다. 경북지역 23개 기초단체장은 민자당이 8곳을 확보하는 데 그친 반면, 민주당이 한 곳, 무소속이 14곳에서 당선됐다.



    대구시의원과 경북도의원선거에서도 민자당은 유권자에게 외면당했다. 성난 민심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1996년 15대 총선 때는 자민련이 대구에서 13석 중 8석을 가져갔다. 신한국당(민자당 후신)은 단 2석을 건지는 데 그쳤고, 무소속도 3명이나 당선됐다. 경북에서 신한국당은 19석 중 11석을 얻어 체면치레를 했지만, 자민련에 2석, 통합민주당에 1석, 무소속에 5석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지금은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국회의원 27명 전원 새누리당

    20년 가까이 흘러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때만큼의 회오리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이제 겨우 집권 2년차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대구·경북 주민들 사이에 남아 있다. 또 당시의 자민련처럼 대안 정당도 마땅히 없다. 진보 색채가 짙은 안철수 신당은 아직 TK의 표심을 자극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대구시장선거 등에서 큰이변이 일어나거나 무소속 바람이 불 여지는 남아 있다.

    대구시장

    침체된 지역 살릴 인물 누구 없소?

    1995년의 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진보정당 후보들은 대구시장선거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5차례 치러진 시장선거 가운데 1~3회 선거에선 진보정당이 후보조차 못 냈다. 4회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이재용 후보를 내세워 득표율 21.08%를 기록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다. 당시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는 70.15%를 얻었다. 2010년의 5회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72.92%로 민주당 이승천(16.86%), 진보신당 조명래 후보(10.20%)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그만큼 대구시장선거는 하나마나 한 선거였다. 새누리당 공천자는 항상 예상 가능했고, 선거 결과도 누구나 맞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 구도가 예측불허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뚜렷한 유력자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게 첫째다. 둘째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본선에서 여야 빅 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시장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 희망자가 쏟아진다. 한때 10여 명의 이름이 나돌았고, 지금도 8~9명이 자천, 타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이미 전직 국회의원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울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구 중·남구에서 18대에 등원했던 배영식 전 의원, 대구 동구에서 17, 18대 의원을 역임한 주성영 전 의원이다. 여기에 대구 달서병의 현역인 조원진 의원(재선)이 출마 의지를 굳히고 전방위 표밭갈이에 나선 상태다.

    3선으로 국회 정보위원장인 대구 북구을의 서상기 의원은 청와대의 교통정리, 즉 ‘중진 차출’을 기대하는 눈치다. 또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청장직에서 사퇴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배수진을 쳤다. 이외에도 심현정 전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가 여성으로선 처음 출마를 선언했고, 역시 여성인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가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정치인 선호 뚜렷

    대구시장선거의 1차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 경쟁의 흐름이다. 김범일 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경선 후보 선출을 강조한다. 출마 희망자들도 마찬가지다. 시민에게 참정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경선이 대세가 되면서 각 출마 희망자는 과거처럼 중앙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세를 확산하기 위해 현장에서 시민 곁으로 적극 다가선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대구시민들 사이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 여론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또 차기 대구시장이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한 말도 많다. 주로 침체된 대구를 살리기 위해선 활력 넘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구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여 지역 여론의 흐름에 밝은 이필후(48) 씨는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자질이나 경륜이 다들 괜찮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2%씩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차기 대구시장에게 필요한 건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선 대구시장은 행정가 출신의 독차지였다. 초대와 2대 문희갑 시장은 국회의원 경력이 있지만 과거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 관료였다. 3대 조해녕 시장도 내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관선 대구시장과 총무처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지냈다. 3대와 5대 김범일 시장 역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 때문에 중앙 관가와 정계에 인맥이 넓고, 대구시 현안을 발상의 전환으로 풀 수 있는 ‘정치인 시장’에 대한 목마름을 표시하는 시민들도 있다.

    오랫동안 개인택시를 몰아 지역 민심에 정통한 김순락(59) 대구시 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행정가 시장으로는 대구시의 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치인 시장에게 대구시를 맡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출마를 검토 중인 인물들 가운데는 정치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상기 의원은 미국 드렉셀대학교 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포드자동차 선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을 거쳐 국회의원을 세 차례 지냈다.

    조원진 의원은 황병태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익혔다. 대구의 대표적인 친박계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제2정조위원장을 맡으며 정치력을 과시한다. 권영진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전략통으로 꼽힌다. 당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최근까지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주성영 전 의원은 검찰 출신 정치인이다. 배영식 전 의원은 관료 사회와 정치를 모두 경험했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배 전 의원은 “시정을 이끄는 데는 행정 경험과 정치 경험이 모두 필요하다”며 “행정가 처지에서 시정을 진단하고 정치가의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 출신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권영진 전 의원이다. 그는 대구에서 고교(청구고)를 나왔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18대 총선 때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됐다. 그가 서울 정치를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을 때 평가는 엇갈렸다. 서울에서 정치를 하다가 어려워지니까 고향을 찾았다는 부정론과 새로운 시각으로 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긍정론이 교차했다. 권 전 의원은 “처음엔 기득권 보호 차원에서 나에 대한 시민의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구를 끌어갈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점이 장점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정치인 출신 출마자들 틈바구니에 끼인 형국이다. 벤처기업인 출신인 그는 “정치인 출신은 시정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광역단체장은 그 지역의 공무원 사회를 잘 알고 검증된 기초단체장이 맡는 게 행정 안정성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대구시의 24시간 행정편의점화’ ‘창업 생태계 살리기’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부겸, 사람은 좋은데…

    대구시장선거의 2차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자가 확정된 뒤의 본선 대결구도다. 야권 후보로 누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일단 안철수 신당 측도 대구시장선거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이다. 대구가 광주와 함께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적인 지역인 까닭이다. 하지만 인물난을 겪는다.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에게 영입 제의를 했지만 거부당했다. 지금은 김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 출마하고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전 의원은 이미 대구에서 한 차례 정치 실험을 한 바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자신이 내리 3선을 했던 곳(경기 군포)을 떠나 ‘지역구도 극복’을 기치로 내걸고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간판으로 수성갑에 출마했다. 그가 얻은 표는 4만6413표(40.42%)였다.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6만588표, 52.77%)에게 아깝게 졌지만 의미 있는 정치 실험이었다.

    역량 있는 진보진영 후보의 도전이 실패할 때마다 대구사람들에게 듣는 말이 있다. “인물도 마음에 들고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위해 한번 기회를 주고 싶은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손이 안 간다.”

    김순락 이사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김 이사장은 “택시 기사나 승객을 만나보면 ‘김부겸’ 말을 많이 한다. 그렇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손이 안 간다고들 하더라. 아무래도 김부겸에 대한 좋은 인상이 표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상인 조영호(54) 씨는 “대구가 너무 보수적이니까 개방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이 다음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새누리당 후보에 한정됐다. 그는 “김 전 의원이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면 선전은 하겠지만 대구시민은 어차피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민주당 시장이 나오면 불안하다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사

    김관용 3선 가도에 권오을 도전장

    대구시장선거가 예측불허의 미궁으로 빠져드는 데 비해 경북도지사선거는 단순한 구도로 전개된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3선 도전 의지를 굳힌 김관용 지사가 사실상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내고 추격전을 벌이는 정도다.

    민주당에서는 포항 출신인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안동이 고향인 이용득 최고위원이 도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안철수 신당도 경북도지사선거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대구와 마찬가지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에 대한 경북지역 지지도를 감안할 때 후보를 내더라도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범일과 김관용은 다르다”

    따라서 경북도지사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딱 한 가지다. 김관용 지사가 지금의 페이스대로 공천권을 따낼지,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변수가 발생할지다. 현재로선 김 지사의 3선 가도에 주목할 만한 이상기류는 감지되지 않는다.

    권오을 전 총장의 경우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포항에 선거 캠프를 차렸다. 이미 선거공약을 발표했고, 김 지사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활동 보폭을 크게 늘려나간다. 그는 “새누리당 안방인 경북도에서부터 경쟁을 통해 인적교체가 이뤄져야 여당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전 총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조금씩 올라간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으로는 김 지사를 꺾기에 역부족이다. 아직 차이가 크다. 특히 김 지사는 현역 광역단체장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적합도 조사에서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권 전 의원으로서는 상대가 너무 버거운 감이 있다.

    탄탄대로를 걷는 김 지사에게도 다소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다. 극히 일부의 의견이지만 “같은 재선인 김관용 지사도 결단을 내려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더구나 그 시점은 새누리당이 당헌·당규에 광역단체장 3선 금지 조항을 넣겠다는 ‘쇄신안’을 내놓은 직후였다. 그런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김 지사만이 유일하게 3선에 도전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재선 광역단체장은 모두 4명이지만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홍철 대전시장,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김관용 지사 혼자 남았다.

    하지만 이때 경북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김 지사에게 일제히 힘을 실어줬다. 최경환 원내대표(경산-청도)는 청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범일 시장과 김관용 지사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김 지사에 대한 지역민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문제를 연관지어 생각할 상황은 아니다. 김 시장과 김 지사는 별개의 사안으로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북지역 의원들의 좌장 격인 김태환 의원(구미을)도 “지지율을 비롯해 김 지사에 대한 경북지역 주민의 여론이 나쁘면 물러나야 하겠지만 김 지사는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3선 도전을 하지 말라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경북 주민 여론도 대체로 그 방향으로 흘렀다. 포항 죽도시장의 상인 박태규(50) 씨는 “현행법에 3선이 허용돼 있는 것 아니냐. 김 지사 외에 대안이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않고 결정적인 흠결도 없는데 인위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 유일 3선 광역단체장?

    그러나 경북 정치권 일각에선 여전히 ‘김관용 흔들기’가 시도되는 정황이 있다. 경북 주민들로부터도 간혹 듣는 말이 “김 지사가 정부의 다른 자리로 가고, 김 지사 밑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천의 이철우 의원이나 박승호 포항시장이 지사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또 경북도청 이전과 관련한 비리 연루자들이 최근 잇따라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도청 이전을 밀어붙였던 김 지사가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는 2월 7일 경북도청·의회 신청사 건설 사업의 설계심의·평가위원으로 일하면서 시공사인 대우건설로부터 9만9500유로(한화 약 1억5000만 원)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A대학 안모 교수에게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8600만 원, 추징금 1억2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1월 24일에는 대우건설 측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이우석 전 칠곡 부군수가 징역 7년에 벌금 5억 원, 추징금 5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부군수는 2011년 시공사 선정 당시 경북도 도청이전추진단장이었다.

    김 지사의 나이(72세)를 문제 삼는 의견도 있다. 도지사는 넓은 지역을 다니며 현장을 살펴야 하는데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태규 씨는 “70이 넘은 나이로 처음 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하면 논란이 되겠지만 3선을 하는 동안 70을 넘겼는데 나이를 시빗거리로 삼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지사가 구미시장 3선을 마치고 경북도지사가 된 상황에서 다시 지사 자리마저 3선을 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구미공단의 한 근로자(33)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되면 무려 24년을 자치단체장으로 있게 되는 셈”이라며 “세대교체를 통해 후진에게 길을 터주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오을 전 총장의 경우 젊은 나이에 여러 가지 스펙을 쌓았는데, 그런 사람도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지사의 핵심 측근은 “지역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박근혜 정부 실력자들과의 인맥도 탄탄하다”며 “‘3선 제한’이니 ‘고령’을 들먹이는 건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결국 경북도지사선거는 별 탈이 없을 경우 김관용 지사가 전국 유일의 3선 광역단체장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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