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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 담당·최호열 기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3/4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

민주주의를 넘어서

프랭크 칼스턴·커렐 베크만 지음, 구미화 옮김, A-북스, 149쪽, 1만2000원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이 책은 민주주의가 지닌 본질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은 많이 들어봤지만, 민주주의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건 이 책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가 겪는 정치·경제적 문제의 원인으로 우리가 조금도 의심한 적 없는 민주주의를 지목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의 특징을 민주주의에 관한 13가지 신화로 정리해 조목조목 비판한다. 특히 민주주의는 곧 자유와 관용을 의미하며, 번영을 낳고, 평화를 지지한다는 절대 믿음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면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집단주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민주주의는 나치즘이나 파시즘, 공산주의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라고 꼬집는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보다 다수의 뜻을 개인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에서는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표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그러한 민주적 방식을 통해 다수가 원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배웠다. 그러나 저자는 몇 년에 한 번 투표용지에 도장을 꾹 눌러 찍는 행위로 민주주의의 주체 행세를 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내 선택이 다수에 속하지 못할 경우 그 선택은 무시되며, 설령 내가 지지한 인물이 당선된다 해도 내 의견이 무시되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다수의 의지라는 것도 결국은 정치인에게 돈과 권력을 지원해줄 수 있는 로비스트나 이익단체의 특권을 대변할 뿐이다.



그럼 민주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지는 않다. 민주주의를 적용하는 사회 규모가 커질수록 민주주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만큼 작은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며,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통찰을 얻고 전보다 마음이 훨씬 평화로워졌다고 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나니 막연히 염증을 느끼고 외면했던 정치인들의 행태가 민주주의라는 틀에서 살아남으려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과 정책을 설명하기도 전에 ‘사전투표’를 종용하며 투표율 올리기에 급급하고, 위기의 정치판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치 신인들이 예외 없이 기존 정당과 손잡는 이유도 집단화하고 다수가 되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민주주의 원리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태에 공감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어떤 권리를 요구하거나 기대하기 전에 그것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재산을 빼앗아야 가능한 일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민주주의에는 여러 장점과 더불어 자유를 억압하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주의하려고 한다.

구미화 | 출판 번역가 |

New Books

세상의 모든 혁신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 임용한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KJ&M 인문경영연구소를 운영하는 저자가 전쟁사를 통해 인생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전략을 소개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전쟁의 큰 그림인 전략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그 전략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도구인 전술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단순히 전쟁만을 볼 게 아니라 전쟁의 전과 후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대 로마가 제국으로 명성을 떨치기까지 무기와 전술을 개량한 흔적을 쫓는 등 단순히 전투만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 전쟁사에서 혁신의 예를 찾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파리 수복의 발화점이 된 코브라 작전, 조선 이성계가 역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나하추와의 전투 등 24개의 전쟁을 따라가며 진정한 혁신을 이룬 전술의 힘을 살펴본다. 교보문고, 315쪽, 1만4000원

미친듯이 심플 | 켄 시걸 지음, 김광수 옮김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애플은 단순함의 미학을 최대한 이끌어낸 세계적인 기업이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캠페인을 기획해 애플의 부활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등 17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끌었던 저자가 애플의 혁신을 가능케 한 11가지 원칙을 담았다. 애플의 업무 구조를 신선할 정도로 평탄하게 만들고 프로세스를 단순화했던 잡스의 경영 원칙을 저자는 ‘심플 스틱(Simple Stick)’이라 명명하고, 복잡한 형식과 절차에 매몰된 기업들이 심플 스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똑똑하고 창의적인 인재들로 구성된 작은 집단을 구성하라는 ‘작게 생각하라’, 선택 범위를 최소화하라는 ‘최소로 생각하라’ 등 단순함의 11가지 원칙을 통해 애플에서 단순함이 어떻게 실행되고, 유지되는지 들려준다. 문학동네, 380쪽, 1만6800원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 | 최병삼 김창욱 조원형 지음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外
현대는 훌륭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다. 이는 플랫폼을 주도하지 못하면 플랫폼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을 고민하고 구축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는 기업들의 사례를 담은 이 책은 이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플랫폼의 활용 여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분야의 GM, 쿼키, 리앤펑, 물류·유통 분야의 UPS, 금융 분야의 스퀘어, Y콤비네이터, 교육 분야의 하버드경영대학원, TFA, 사회사업 분야의 키바 등이 어떻게 플랫폼을 사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크게 ‘발굴, 도입, 성장, 강화, 수확’의 5단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실제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자가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전략적 가이드를 제공한다. 세리북스, 328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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