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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받지 못한 노력은 노력도 아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야구감독으로 산다는 것

  •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dhp1225@naver.com

“보답받지 못한 노력은 노력도 아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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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면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보통 한 경기에 양 팀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총 300개 남짓. 감독은 300개의 공을 일일이 쳐다보며 작전을 세워야 한다. 만약 하나라도 놓치면 낭패를 본다. 가뜩이나 올 시즌처럼 석연치 않은 판정을 비디오로 돌려보는 ‘합의 판정 시대’엔 감독의 집중력이 더 요구된다. 깜박하고 공 하나를 놓쳤을 때 아웃이 세이프로, 세이프가 아웃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중 타자와 주자에게 작전을 내는 것과 동시에 대타자, 대수비 요원을 체크하는 것도 감독의 임무다. 여기다 선발투수 강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구원투수를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도 감독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가 끝났다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에 1대 3으로 패한 염 감독은 TV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들이 모인 별도의 인터뷰룸에 들어가 10분가량 기자회견에 응했다. 이 짧은 시간에도 염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고려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켜야 한다.

밤 11시가 돼 호텔에 도착한 염 감독은 다시 커피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4차전을 준비한다. 새벽 2시에 침대에 눕지만, 번뇌는 사라지지 않는다. 염 감독은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4차전을 시뮬레이션 한다. ‘선발투수는 몇 회까지 끌고 가야 할지, 좌투수 상대 타선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염 감독은 꿈속에서도 또 다른 경기를 치르느라 바쁘기만 하다.

대기업 CEO 맞먹는 대우



프로야구 감독. 수많은 야구인 가운데 오직 10명만 앉는 자리다. NC 김경문 감독이 “감독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자리”라고 말한 것도 과언은 아니다. 원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실력과 운, 그리고 인맥이 동원되지 않으면 앉기 힘든 자리다. 그래서일까. 프로야구 감독은 존경과 추앙을 받는 것과 동시에 온갖 질시와 위험에 노출된 자리이기도 하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는 감독이지만, 모든 야구인은 프로야구 감독이 되기 위해 투쟁한다. 이유는 간명하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부. 2012년 10월 넥센 사령탑에 취임한 염 감독은 당시 3년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총 8억 원에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염 감독의 코치 시절 연봉은 7000만~8000만 원이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올 초 NC와 재계약한 김경문 감독은 3년 총액 17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4억 원)의 엄청난 몸값을 자랑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한화 수장에 오른 김성근 감독의 몸값엔 못미쳤다. 김 감독은 한화 유니폼을 입는 조건으로 계약금 5억 원에 연봉 5억 원 등 3년간 총액 20억 원을 받기로 했다. 웬만한 FA(자유계약선수)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고액이다.

한 야구인은 “한국에서 일흔이 넘은 남자가 2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나. 대기업 CEO나 프로야구 감독밖엔 없다”며 “모든 야구인이 감독직에 목숨을 거는 것도 야구인으로서 이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 자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약금과 연봉이 전부가 아니다. 각종 보너스와 메리트, 판공비만 합쳐도 족히 연봉을 웃돈다. 모 구단 운영팀장은 “한국시리즈 우승 시 보통 2억~3억 원의 보너스가 감독 몫으로 돌아간다”며 “정규 시즌 월 단위 성과에 따른 메리트를 지급할 때도 감독 몫이 가장 크다”고 귀띔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우승했을 때 김응용 감독은 5억 원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은 “기본 연봉, 보너스, 메리트 말고도 감독님께 ‘판공비로 쓰시라’고 구단 법인카드를 내드린다”며 “모 팀 감독은 법인카드로 한 달에 1000만 원 넘게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관예우도 확실

야구계에선 법인카드를 엉뚱하게 쓴 두 감독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으로 유명한 K씨는 법인카드를 아내에게 줘 생활비로 썼다. K씨가 속했던 모 구단 관계자는 “법인카드 명세서에 가구, 가전제품 심지어는 콩나물, 시금치 구매까지 적혀 있어 깜짝 놀랐다”며 “정작 판공비와 관련한 내용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귀뜸했다.

전 감독 B씨는 더했다. 한때 야구계엔 ‘B씨가 내연녀에게 구단 법인카드를 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 야구인은 “B 전 감독의 내연녀가 구단 법인카드를 편의점, 마트에서 수시로 쓴 건 야구계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카드 명세서에 여성 생활용품 구매 내역이 나와 구단 관계자들이 혀를 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보통 구단들은 감독에게 제네시스급 이상의 대형 세단을 제공한다. 고령이거나 운전이 서툰 감독에겐 기사까지 보내준다. 집도 제공한다. 홈구장 근처에 35평 이상의 전세 아파트를 구해주는 게 기본이다. 특급 대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항공기 탑승 시 최하 비즈니스석 이상을 제공하고, 숙소는 이유 불문 스위트룸 이상을 잡아준다.

명예는 부를 능가한다. 프로야구 감독이 되면 일단 사회 저명인사가 된다. 인맥도 딸려온다. 전·현직 감독들의 수첩엔 기업 CEO, 정치인, 법조인, 연예인 등 수많은 유명인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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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dhp12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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