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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상도

엔저 가속화 한계 뚜렷 그래도 장기화 대비해야

‘수직낙하’ 엔화, 하반기 전망은?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엔저 가속화 한계 뚜렷 그래도 장기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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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의 양면

일본 정부도 이러한 금융완화 및 엔저 유도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 최근 아베 내각의 핵심 참모인 하마다 고이치 전 예일대 교수는 “1달러당 120엔은 구매력평가환율(미일 양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한 균형 환율) 측면에서 지나치며, 105엔 수준이 타당하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그는 아베 내각 초기부터 엔저 유도 발언을 한 인물이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일본 기업들이 임금을 매년 2% 넘게 인상 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2%대 물가상승률을 계속 유도하는 것은 실질임금의 지속적인 마이너스를 가져오기에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은 지난 4월 30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소비세 효과 제외) 2% 달성 시기를 2015 회계연도에서 2016 회계연도 전반기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일본은행이 당장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2% 물가상승률’을 위해 언제든 금융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일본은행의 의지는 여전하다고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일 간 금리차를 확대해 단기적으로는 엔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성장세 둔화로 미국 금리인상 시기는 늦춰졌지만, 하반기에 미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5월 6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주가 버블 가능성과 채권 금리 급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경기 둔화로 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기대해 채권시장에 자금이 몰린 상황에서 그의 발언에 시장은 충격을 받고 금리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고용 회복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성장세 부진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올해 중 금리인상이 보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면 미·일 금리차가 확대되고 일본 보험사 등이 미국 채권투자를 확대해 엔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이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야기한다면 오히려 엔고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순채권국이다. 즉, 일본은 세계로 자금을 순공급한다. 따라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심화할 경우 엔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미 달러화는 신흥국 통화에 강세를 보이는 구조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함께 세계 경제 환경 또한 유념해 살펴야 하는 이유다.



엔저 가속화 한계 뚜렷 그래도 장기화 대비해야
저유가 지속되면 엔고 효과

한국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면서 채권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화하면 자금 유출과 함께 원화 약세 압력이 발생할 위험성이 여전하다. 따라서 올 하반기 미국 경제 및 세계경제의 호조 속에서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소폭의 ‘엔저원고’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의 극심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오히려 ‘엔고원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2012년 이후 계속되는 엔저 현상을 엔고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요인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우선 엔저와 함께 국제유가가 급락해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축소될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12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적자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해 지난 3월에는 19억 달러의 소폭 흑자를 기록했다. 무려 2년 9개월 만의 흑자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막대한 규모로 확대되는 상황에선 이것이 어느 정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올해 일본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내진 않을 것이기에 이것이 엔화 환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일본 무역수지 적자의 팽창세에 제동이 걸린 점은, 지속적인 엔저 진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엔화 ‘실수요’ 측면에서 무역수지 적자 감소가 엔화 매입 압력을 팽창시키기 때문이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발생하면 경제 주체들이 실수요 측면에서 엔화를 선호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제유가 향방이 엔화 환율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1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진 국제유가는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지난해 상반기의 100달러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저유가는 올 하반기에도 일본 무역수지 적자 개선과 엔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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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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