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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상도

엔저 가속화 한계 뚜렷 그래도 장기화 대비해야

‘수직낙하’ 엔화, 하반기 전망은?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엔저 가속화 한계 뚜렷 그래도 장기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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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하락도 엔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물가 상승률 하락이 추가적인 금융완화를 촉진하는 엔저 요인이지만, 물가 상승률 하락 자체는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물가상승률)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미·일 간 실질금리 차이를 축소해(일본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짐) 엔고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소비세 인상 충격을 극복하고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해 올 한 해 1%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기의 둔화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엔저 가속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엔고 리스크도 고려해야

이처럼 불확실한 여러 변수 때문에 엔화 환율의 추이를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엔저 현상이 이미 2년 이상 지속됐고 일본 경기의 회복세, 미국의 예상외 성장 부진, 저유가 지속, 신흥국 금융불안 등을 고려할 때 엔저 가속화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구매력평가환율로 본 엔화가 달러당 95~100엔임을 감안해도 지나친 수준의 엔저가 장기화하고 있어 어느 시점에는 급격한 엔고가 발생할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정책이 엔저를 부채질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 엔고 진행에도 어려움이 있다. 결국 극단적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엔저 요인과 엔고 전환 요인이 서로 견제하며 당분간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20엔 전후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일본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무역수지 적자가 감소하면서 엔저에 제동이 걸리는 한편, 미국 금리인상이 신중하게 이뤄져 미·일 간 실질금리차를 크게 변동시키지 않고,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한정적으로 강화돼 오히려 엔고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충격을 고려해 일본은행이 하반기에 추가 금융완화에 나서 엔고 진행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본은행은 하반기에 ‘2016년 초반 2% 소비자물가 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엔저 효과는 지난해 가을 추가 금융완화에 비해 낮을 것이다.

엔저 가속화에는 서서히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분간 엔저 기조는 이어질 것이기에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우리 산업은 엔저 장기화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일본 기업의 수출 단가와 물량 추이를 보면 과거 엔저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자동차 등 수송기계의 수출물가가 엔화가 떨어진 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수출물가지수(계약통화 기준)는 2012년 12월과 대비해 수송기계는 3.1%, 전기기계는 4%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에 엔화 가치가 44%나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일본 기업이 가격 인하에 소극적임을 알 수 있다. 수출물량지수도 3월 기준 98.9에 그쳐 리먼 브라더스 쇼크 이전인 2008년 상반기 113.7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일본 기업의 차별화 전략

이번 엔저 환경에서 일본 기업들은 과거처럼 저가격 경쟁에 나서기보다 수출물가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며 수익성 확대에 주력, 차세대 분야를 개척하거나 글로벌 생산체계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의 경우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과 차별화한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재생의료, 로봇산업, 우주 관련 비즈니스, 에너지 솔루션 등 차세대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2013년 이후 중단한 공장 신설을 재개, 멕시코와 중국에 새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 여파로 세계시장에서 한일 제품 간 경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 장기화로 우리의 대일 수출 부진이나 일본인 관광객 감소 현상이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신동아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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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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