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호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 모다두구 굽타 인도 어업 과학자

  • 글·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사진·선학평화위원회 제공

    입력2015-07-24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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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 모다두구 굽타 인도 어업 과학자
    선학평화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는 제1회 선학평화상 공동수상자로 키리바시공화국의 아노테 통(Anote Tong·63)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M. V. Gupta·76) 박사를 선정했다.

    선학평화상은 미래 세대의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상으로, 단일상으로는 세계 최고인 100만 달러(한화 11억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일각에선 상의 취지와 상금 규모에 근거해 ‘한국의 노벨상’으로 일컫는다. 시상식은 8월 28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키리바시공화국은 30년 안에 수몰될 운명에 처해 있다. 통 대통령은 ‘존엄한 이주’ 프로그램을 통해 수몰 이후 자국 국민의 삶의 터전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주변국에 이주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으며, 자국민이 난민이 아닌 경쟁력 있는 시민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전문직종 훈련과 어학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자국 내 산호수역 피닉스 제도의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피닉스제도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어획과 채굴이 금지되는 40만 ㎢의 해양공원이 조성됐다. 이는 키리바시의 큰 소득원인 원양어선 입어료 수입을 포기하는 도덕적 결단을 요구했다. 이 지역은 2010년 유네스코에 의해 최대 규모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런 활동으로 그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 모다두구 굽타 인도 어업 과학자




    굽타 박사는 인도의 어업 과학자로서 양식 어종을 개량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평을 받는다. 그래서 ‘청색혁명의 설계자’ ‘빈자들의 성자(聖者)’로 불려왔다. 양식수산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자원이다.

    굽타 박사는 얕은 물에서도 생존하는 어종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의 어업생산량은 1986년 17만t에서 2005년 85만t으로 급증했다. 그는 한 연못에서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저비용으로 양식하는 ‘혼합양식법’,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어업과 농업을 엮는 ‘어업-농업통합방식’을 개발했고, 이런 기술을 가난한 이들에게 보급했다. 많은 동남아 여성이 그의 도움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덕분에 방글라데시 양식업 종사자의 60%가 여성이라고 한다. 이 지역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도 덩달아 향상됐다고 한다.

    통 대통령은 “키리바시는 특별한 곳이다. 우리는 손놓고 미래를 기다리지 않는다.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한 일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처음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선학평화상 수상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해결책 마련의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매우 기쁘다. 한국에서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도 기쁘다”고 했다.

    굽타 박사는 “내 평생의 목표는 굶주림과 가난을 줄여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번 수상은 이 목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게 새로운 에너지를 줬다. 빈곤 해결을 위해 애써온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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