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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여제’ 김자인

“훈련으로 뼈 튀어나온 손발이 자랑스럽다”

  • | 이영미 스포츠 전문기자

‘암벽 여제’ 김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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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드 잡는 순간의 짜릿함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그동안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다. 언제 가장 큰 위기를 경험했나. 

“2013년 무릎 부상이 심했다. 이듬해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2016년엔 손목 때문에 고생했다. 부상이 워낙 잦다 보니 그걸 잘 이겨낼 수 있는 요령도 생겼다. 오히려 그 시간이 내게 휴식을 주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부상이라고 완전히 쉬는 것도 아니라 재활하면서 다른 부위도 관리하는 등 나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그런 점에서 2014 스페인 히혼 IFSC 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무릎 부상을 딛고 이룬 우승이었기 때문인가.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는 이상하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스페인 대회 출전을 위해 무릎 수술을 미루고 주사 치료받으면서 재활로 버틴 터라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다 완등했고 결승에서도 마지막 홀드 잡고 완등을 찍은 순간의 짜릿함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은 대회였다.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오랫동안 꿈꾸던 우승이라 그 기쁨이 더 큰 것 같다.” 

그 대회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나. 

“그해 시즌 마치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오스트리아에서 했는데 후원사에서 수술 비용을 지원해줘서 잘 마칠 수 있었다. 당시 날 간호한 사람이 큰오빠였다. 내가 수술실 들어갈 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마취 깨고 나왔는데도 계속 울고 있더라. 오스트리아에서 수술 후 2주를 더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와 재활 훈련을 시작했다.”



김자인은 2013년 4월 프랑스 미요에서 열린 볼더링 월드컵 2차 대회 예선에서 착지를 하다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3개월간의 재활 끝에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대회의 리드 부문에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7월에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KNN타워 빌더링(빌딩과 스포츠클라이밍의 한 종목인 볼더링의 합성어)에 도전, 성공적으로 건물을 정복했다. 28층 높이의 빌딩을 맨손으로 구조물을 잡으면서 정상에 올라섰고, 10m 오를 때마다 100만 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모두 1280만 원을 기부했다. 이듬해 2014 스페인 히혼 IFSC 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미뤄둔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다. ‘독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스포츠 클라이밍 개척자

김자인이란 선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스포츠 종목에서 클라이밍이란 종목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스포츠클라이밍 개척자란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 부담 같은 게 있나. 

“내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진 편이다.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도 배우고 싶어 하고 문의도 많이 온다. 동호인들이 즐기는 종목으로 인지도가 상승하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시스템이 정립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이 부분은 내가 앞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나중에 은퇴해서라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클라이밍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까진 국내 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선수들은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그런 지원이 부족하다. 국가대표팀은 있지만 국제 대회 출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들은 개인 비용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다. 일본, 중국, 유럽의 대표팀 선수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우리는 대표팀에 선발됐어도 개인 훈련을 하다가 공항에서 만나 대회가 열리는 나라로 향한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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