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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정상회담 이후 북미는 어디로Ⅰ

단독확인 | 바그다드 함락 미 3사단, 한국 배치 완료

“3월 야간·휴일 없이 강도 높게 전쟁준비훈련”

  • |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missionhero@naver.com

단독확인 | 바그다드 함락 미 3사단, 한국 배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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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부터 균열?

북한이 평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징후는 지난해 말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미국 동부까지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는 고각발사였으며,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진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서는 탄두 마찰을 줄이기 위해 수직에서 20~30도 경사지게 진입하는 자세제어기술, 6000~7000도의 열과 탄두가 일정 부분 깎이는 것을 견디는 내열 합금 및 삭마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원하는 목표지점과 시간에 핵분열 및 융합반응을 일으키는 기폭장치가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기술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사일 제원과 관련한 북한의 상세한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계측장비와 낙하지점에서의 분석선단을 이용해 화성-15형을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를 밝혔어야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려면 3~6개월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6개월의 시점은 올해 5월이다. 북한은 이 6개월의 기간 안에 사력을 다해 미사일을 완성해야 한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하라고 압박하면서 5월 데드라인에 맞춰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이다. 북한이 가진 핵·미사일이 아직 완성품이 아니므로 그 가치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정부 성명을 통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것은 핵무기를 가지려는 국가가 그 목적을 달성할 능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선언은 핵 무력의 기술적 완결 입구에서 내놓은 정치적 선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은 핵보유국 행보를 내딛고 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면서 “그 어떤 핵 위협도 봉쇄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됐다”고 자평했다.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자신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3월 10일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이 신문은 “분단의 주범인 미국이 일삼아온 북침전쟁 소동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는 평화 담판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에 대해 “그동안 트럼프는 조선에 대한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내비쳐왔으나 실제로는 무력 충돌을 피하고 핵보유국 조선과 대화를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는 바람에 미국이 대화를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조선신보의 글은 하루 만에 전문이 삭제됐다.


뮌헨 신드롬

1939년 9월 29일 아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독일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데텐 지방을 넘겨준다는 내용을 담은 뮌헨협정문을 들고 왔다. 그는 아돌프 히틀러가 서명한 뮌헨협정문을 놓고 “영광스러운 평화”라고 치켜올렸다. 이에 대해 윈스턴 처칠은 “나치의 폭력 위협에 굴복한 것” “이리떼에게 작은 고기 한 덩어리를 던져주고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착각”이라고 했다. 

독일은 뮌헨협정 체결 이듬해 3월 체코의 나머지를 병합했고 4월 폴란드를 침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이었다. 체임벌린의 이 오판은 유화정책의 한계를 뜻하는 ‘뮌헨 신드롬’으로 불린다. 

몇몇 안보 전문가는 이번 대북 특사단의 합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뮌헨 신드롬을 상기시킨다. 독재자와의 협상엔 이런 위험이 늘 수반되기 때문이다. 체임벌린은 문서라도 들고 왔지만 이번 남북 합의엔 문서조차 없다. 북한 당국이나 언론 매체는 합의가 나온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합의 내용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국은 김정은의 말만 믿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개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하도록 했다. 잘되면 노벨평화상감이다. 그러나 BBC의 말대로 잘못되면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도 더 깊은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다. 필자는 이 점이 우려된다. 

사실, 김정은의 급반전엔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북한은 과거 중요한 합의를 자주 어겼다. 1972년 체결된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가 휴지조각이 됐다. 1991년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도 헌신짝처럼 취급됐다. 1994년 제1차 핵 위기를 타결한 제네바 합의도 파기됐다. 2005년 6자회담의 결실로 나온 9·19 공동성명도 이후의 핵실험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이후 2·13 합의와 10·3 합의는 구체적으로 핵시설을 표시하고 봉인하고 신고하고 폐기하고 검증하기로 했다. 2008년 6월 북한은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그러나 이런 합의와 폭파도 쇼로 끝났다. 

북한은 원론에 합의한 뒤 각론에서 시비를 붙는 공산주의자들의 전형적인 협상 수법을 써왔다. 2012년 미국과 북한은 북한의 영유아를 지원하는 2·29합의를 도출했다. 이후 북한은 두 달도 안 돼 장거리미사일을 쐈다. 이렇게 북한과 체결한 모든 합의는 결국 무산됐다. 국제법상 조약의 성격을 갖는 정전(停戰)협정도 하루아침에 백지화하는 북한이다. 북한의 합의 파기 역사는 너무나 찬란하다. 이번 합의를 파기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특사단에 따르면, 김정은은 비핵화를 이야기하면서 ‘군사위협 해소’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것은 북한이 반복해 주장한 말이다. ‘어떻게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고 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 북한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대목이 지뢰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지금 북한은 내부 사정상 핵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북한은 2012년 개정헌법에서 ‘핵보유국’이라 칭했고, 2013년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에 대한 법’이라는 이른바 ‘핵보유법’을 제정했다. 북한 주민들 뇌리에 박히도록 핵 보유를 선전해왔는데, 갑자기 핵을 버리겠다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북한 매체들은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핵 무력은 정의의 보검” “100년이 지나도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유화책은 늘 시간 벌기 전략의 일환이었다. 이번에도 그랬을 정황이 있다. 지난해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2대 전략 방향이 채택됐다. ‘핵보유를 어떻게 기정사실화하느냐’ ‘제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제재를 무력화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평화 국면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어려울 때마다 한국을 이용했다. 1990년대에 소련이 붕괴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태도를 바꿔 남북 기본합의서를 채택하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했다. 이후 고난의 행군을 무사히 넘겼다. 현재까지 유엔 안보리가 통과시킨 대북제재 결의안이 11개에 달한다. 무지막지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이 제재가 북한 목에 턱턱 차올라서 북한은 궁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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