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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로 본 한국GM의 미래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 김대호가 본 한국GM 사태

“한국GM 위기 아닌 ‘자동차 산업’ ‘87년체제’의 위기”

  •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 김대호가 본 한국GM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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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잔치는 끝났다

한국GM 부평공장의 ‘주인’은 새나라자동차→신진자동차→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한국GM으로 바뀌어왔다. [동아DB]

한국GM 부평공장의 ‘주인’은 새나라자동차→신진자동차→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한국GM으로 바뀌어왔다. [동아DB]

게다가 2009년 파산 사태를 경험하고,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감지한 GM의 경영전략이 변했다. 적자 사업이나 저수익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폐쇄·철수·매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호주공장 및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 철수, 2015년 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 공장 폐쇄, 2017년 독일 오펠 및 영국 복스홀 매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 철수 및 상용차 사업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수출공장 유지)를 결정했다. 

GM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인 북미 및 중남미와 중국 이외의 지역(유럽·인도 등)에서 과감하게 철수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자동차 기술 패러다임(전기차, 자율주행차)과 소비 방식(차량 공유)이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GM은 자동차 시장의 격변기에 몸을 가볍게 하는 한편,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기술 투자를 대폭 늘려(선택과 집중) 새로운 기술·산업 패러다임의 선도자가 되면 철수한 시장 재진입과 시장점유율 제고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한국GM 판매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 한국GM이 지역별로 최대 실적을 올렸을 때와 2017년 출하대수를 비교해 보면 내수는 73%(2016년 최대), EU는 60%(조만간 0%로 수렴할 것이다), 러시아 등 유럽 기타 지역은 7%, 아프리카 3%, 아시아 14%, 중동 19%, 북미 75%, 중남미 10%, CKD 42% 등이다. GM이 유럽, 러시아,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에서 철수했으니 한국GM이 생산한 차의 판매는 더 줄어들 것이다. 특히 한국GM의 유럽 브랜드인 쉐보레 철수에 따라 2007년 25만6000대, 2017년 15만5000대를 팔던 유럽 시장이 통째로 사라진다. 유럽 시장에서 팔던 주력 제품이 바로 군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다. 철수한 신흥국은 CKD를 수출하던 지역이니 CKD 물량도 덩달아 줄어들게 돼 있다.


위기의 본질

결국 한국GM의 판매 시장은 한국 및 북미와 약간의 기타 지역임을 의미한다. 그나마 북미 시장에서 팔리는 차를 놓고는 멕시코GM 등과 물량 배정 및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 

요컨대 제반 경영지표는 현재도 심각한 문제지만, 미래는 더욱 심각할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니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 전략은 너무나 상식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산업·기업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장사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데서 온다. 가격, 기술력, 제품력, 마케팅력 등의 문제로 인해 판매가 저조하거나, 비용(원가) 구조가 나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위기의 원천은 산업·기업의 중장기적 미래 가치와 투자 가치에 대한 회의(懷疑)다. 

한국GM이 가장 잘나가던 2007년은 가동률이 100%를 넘었는데, 매출원가율은 84.8%에 달했고, 영업이익률은 4.3%에 불과했다. 가동률 80% 수준을 유지했던 2011~2013년에도 매출원가율은 90% 내외, 영업이익률은 2% 수준이었다. GM이 2013년 5% 중반의 조정영업이익률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을 볼 때 한국GM의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가동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2015년(완성차 62만 대, CKD 79만 키트) 매출원가율은 96.4%로 치솟고 영업이익률은 -5.8%로 추락했다.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한 2016년(완성차 60만 대, CKD 67만 키트)에도 매출원가율은 93.0%, 영업이익률은 -4.2%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GM의 비용(원가) 구조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진이 박하고 고정비가 높다는 얘기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생산성에 비해 너무나 높고, 시장의 변화 부침과 완전히 따로 노는 경직된 고용임금 체계다.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한국GM 인건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GM 직원 1인당 인건비는 2010년 6090만 원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6년 현재 8870만 원(총액 1조3898억 원)으로 6년 동안 45.6%가 올랐다. 

급격한 임금 인상, 생산성에 비해 너무 높은 임금, 인력사업 구조조정의 어려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급변기의 정부의 한가한 대응 등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공유하는 문제다. 한국GM 특유의 높은 매출원가율과 고정비는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차종의 문제, 가동률 저하, 높은 이전가격(관련 기업 사이에 원재료·제품 및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가격) 등이 삼중사중으로 중첩돼 있다. 

당연히 한국GM의 문제가 좀 더 심각하지만, 위기의 뿌리를 파헤쳐보면 현대·기아차 역시 이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GM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가진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말해준다. 주가 총액이 청산 가치의 절반 수준이다. 

GM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벌어진 ‘아무 말 대잔치’는 이 나라의 경제·산업·기업 구조조정 실력이, 그 숱한 실패와 좌절에도 조금이라도 발전하고 있는지 회의하게 한다. 경제, 산업, 기업, 기술을 너무 모르는 헛소리와 괴담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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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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