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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검증엔 ‘어물쩍’ 냉·온탕 오가는 극단 언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의뭉 화법’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도덕성 검증엔 ‘어물쩍’ 냉·온탕 오가는 극단 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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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 그 자체”

그러나 그는 관훈클럽 토론회 이후에도 기자들에게 반말을 계속 했다. 사석에서 반말하는 것이야 별문제 될 일이 없지만, 그는 TV카메라가 촬영하는 가운데 걸어가면서 기자와 묻고 답하는 상황에서 반말을 한다. 그의 반말이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잦다.

7월 10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후 한 여기자가 “지금 당이 좀 어수선하니까…”라고 묻자 그는 “뭐가 어수선하노. 다 정리됐는데”라고 답했다. 이 영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웃으면서 반말하는 게 아니네” “거만 그 자체, 반말도 기분 나쁜 반말” “문화충격입니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그와 다른 한 기자가 걸으면서 나눈 또 다른 대화 영상내용이다.

▼ 부산 서면 유세에서 남북정상회담 이야기를 울분에 차서 하셨잖습니까.

“응. 했지.”



▼ 그 내용이 국정원 발췌록과 굉장히 흡사하다는 거죠.

“뭐, 흡사할 수도 있지.”

▼ 네네. 그럼 국정원 발췌록 보셨단 말씀입니까.

“아니, 발췌록을…왜 자꾸 그렇게 유도질문을 하나?”

김 대표의 처지에서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긴 하지만, 그는 이 질문에 반말로 대답하면서 거기에다 위압적 분위기까지 얹는다.

네티즌들은 김 대표의 반말 응대를 이렇게도 평가한다.

“사회에서도 혼자 친한 척하면서 상대에게 말 놓는 사람들 보기 안 좋다. 엄연히 공적으로 취재 나온 기자들이고 카메라까지 돌아가는데 말 놓는다는 건 그만큼 인간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알 수 있다.”

“카메라 돌아가는데 자연스럽게 반말하던데. 그거 좀 거슬림. 가뜩이나 운동선수처럼 크시고 목소리도 중저음에 약간 고압적으로 보이심. 기자 떠나서 그 사람들도 다 똑똑하고 국민이면서 유권자 아닙니까?”

보수 + 중도 + 진보

김 대표는 의원이나 고위공직자에게도 가끔 반말을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 때인 7월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말을 계속 이어가려 하자 “그만해. 그만해”라며 말을 끊었고, 김 최고위원이 항의하자 “회의 끝내겠습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김 대표는 2013년 8월 29일 새누리당 연찬회 자리에서 다른 의원들에게 “꼬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포격 사건 때인 8월 20일 김 대표는 국방부 국회연락관 박문식 준장에게 “지금 연천 인근 주민들은 방공호로 대피한 상황이냐”라고 물었고 박 준장은 “거기까지는 아직 파악을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그런 것도 모르고 무슨 보고를 하러 와! 내가 아는 걸 당신이 왜 몰라?”라고 반말로 호통쳤다.

한 여권 인사는 김 대표의 이런 말 습관에 대해 “문제가 많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국회 출입기자가 1000명 안팎에 이르고 언론사마다 6개월~1년 단위로 출입처 이동이 발생한다. 여당 대표가 어떻게 그 많은 기자와 친동생 같은 친분을 유지하나. 대다수 기자는 실제론 잘 모른다고 봐야지. 친동생 같은 생각에서 반말한다는 해명은 말이 안 된다. 뉴스, 예능, 교양 등 TV 프로그램에서 대부분의 출연자는 반말을 하지 않는다. 김 대표가 기자에게 반말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는 김 대표가 마치 자신에게 반말하는 것 같은 불쾌감을 갖기 쉽다. 2000년대 이후 매스컴에다 반말을 일상적으로 하는 대선주자는 김 대표 외엔 거의 못 봤다. ‘재력가 출신의 오만함’ ‘소양 부족’으로 오해받기 쉽다.”

김 대표의 언술은 ‘진보와 화해하는 중도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을 오간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는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많이 비판했지만, 과(過)는 그만 따지고 공(功)을 높이 평가해 국민통합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5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전야제에서 물세례를 받자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면 물세례를 당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통진당 오병윤 전 의원 선처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발언은 보수로 ‘튜닝’된다. 그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대기업 강성 노조가 쇠파이프로 공권력을 두들겨 팼다” “그런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을 넘었을 것” “디트로이트의 비극이 재현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보좌파의 준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우리는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 같은 우파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감성적 표현과 ‘유연성’

다른 한편으로 김 대표는 감성적 표현도 잘 구사한다. 그의 반말이나 버럭 화를 내는 습관을 이런 차원에서 좋게 보는 사람도 많다. 김 대표는 사위의 마약 전과와 봐주기 수사·판결 논란을 ‘딸 바보’ ‘딸 고집 못 꺾는 부정’을 연상시키는 감성적 어휘로 잘 타 넘었다는 평을 듣는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에겐 “사퇴 못 말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듣는 사람으로선 진심이 전달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는 가끔 “대등한 당·청 관계”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말하며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다. 동시에 정부가 노·사·정 합의를 이루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타협”이라고 치켜세운다. 이런 ‘유연함’ 덕에 그는 유승민 의원처럼 박 대통령과 파국으로 치닫지 않으면서 ‘미래권력’으로서의 안정감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도 있다.

신동아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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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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