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호

시마당

세 개의 돌

  • 이근화

    .

    입력2019-12-09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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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르는 돌
    날아가는 돌
    경계의 돌

    사라지는 발밑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 숨었나

    웃는 돌
    아픈 돌
    고통 받는 돌

    입술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당신은 생생한 목소리로 말을 했는데

    뜨거운 돌
    미워하는 돌
    화난 돌



    지팡이에 싹이 나고 잎이 번성하고
    내일과 모레……

    두려운 돌
    무서운 돌
    죽지 않는 돌

    어둠에 발이 걸리고
    누구나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얼어붙은 돌
    노래하는 돌
    돌멩이의 차가운 목소리

    이근화
    ● 1976년 서울 출생
    ●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시집 ‘칸트의 동물원’ ‘우리들의 진화’ ‘차가운 잠’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등 출간
    ● 제17회 김준성문학상, 제58회 현대문학상, 제11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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