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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3인의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2020년 서울 집값 더 오른다”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부동산 전문가 3인의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 ●12·16부동산 대책…현금부자만 주택 구매 가능?
    ●늘어난 보유세 충당하려 전셋값 올릴 수도
    ●LTV 20% 적용 가능한 9억 원 이하 아파트 반사이익 예상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서울로 유입 가능
    ●4월 총선·자사고 폐지 정책…집값 상승
    ●2021년 신규 입주 물량 예년 비해 반토막…공급부족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동아DB]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동아DB]

2019년 12월 16일,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기습 발표했다. 이번 12·16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고강도 대책”이라 말하면서도, 이는 단기 효과에 그칠 뿐 2020년도에도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2014년 8월 이후 53개월(4년 5개월) 연속 상승하다 2019년 상반기 6개월 연속 내렸다. 하지만 하반기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정부는 집값 안정을 목표로 2017년 서울 전 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비롯해 대출 규제 강화,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실시, 고가주택 세율 인상, 다주택자 추가과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끊임없이 규제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서울 집값은 더 올랐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와 현재의 서울 아파트 3.3㎡당 가격을 비교한 자료를 발표했다. 2017년 5월 3415만 원이던3.3㎡당 가격은 2019년 11월 5051만 원으로 뛰었다. KB국민은행 시세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34개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한 결과다. 

새해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국민의 관심은 대단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2·16 대책으로 당분간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수는 있으나, 이러한 규제가 오히려 또 한번 집값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권대중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 등 부동산 전문가 3인에게 2020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들었다.


12·16 대책 효과 제한적일 듯

12·16대책의 핵심은 대출규제다. 시가 9억 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율(LTV)을 20%로 축소하고 ,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주담대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단기 투자 수요는 차단될 수 있겠으나, 결국 강남 주택은 현금부자들의 전유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교수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대출을 금지한 경우는 지난 15년간 없었다”며 “정부가 ‘초고가주택(15억 원 이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는데, 결국 강남 고가주택은 현금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수 재화가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로 인해 서울 외곽, 수도권 지역의 ‘갭 메우기’ 현상이 뚜렷해질 이란 추측도 나온다. 

안명숙 팀장은 “이 전에도 집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대출이 잘 나와서가 아니라 전세를 끼고 사기 때문인데, 대출이 제한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9억 이하 주택은 9억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에 해당 매물에 대한 갭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9억 원 이하의 서울 시내 소형 아파트나 서울 외곽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얘기다. 안 팀장은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그나마 풀려있는 만큼 오름폭이 적었던 지역들에서 ‘갭 메우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율도 인상된다. 정부는 2018년 9·13 대책에 이어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율을 또 높이기로 했다. 0.1%p에서 최대 0.8%p까지 오른다. 안 그래도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 부담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안 팀장은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겠지만 바로 집값 하락으로 연결되기는 힘들 것 같다. 우선은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는 심리가 발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퇴로를 열어줬다. 조정대상 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2020년 6월까지 팔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2주택자 10%p, 3주택자 20%p)에서 배제하고,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적용하는 등 세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기로 한 것. 이에 하지만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퇴로는 열어 놓았지만 고작 10%p, 20%p 내리는 거라 문을 살짝 열어줬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권 교수는 “퇴로를 열려면 제대로 열어서 시장 공급을 확대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결국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역시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000조 유동성 자금 부동산 시장에 몰려

반면 2020년에는 집값 상승을 부채질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권대중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몰려 있는 1000조 원가량의 유동성 자금이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저금리 추세가 더욱 확대되면서 갈 길을 잃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더욱 쏠릴 것”이란 예측이다. “2020년 정부 예산안도 2019년보다 43조9000억 원(9.3%) 늘어난 513조 5000억 원이다. 이 중 교통망 확충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해당하는 예산은 전년 대비 12.9%(2조6000억 원) 늘어났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도 많아 각종 공사가 봇물 터지듯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번 끓어오를 수 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등 전국 공공사업지에서 풀리는 수십조 원대의 보상금이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권 교수는 “목돈이 생기면 강남 집부터 사겠다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더군다나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사야 한다는 투자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자율형사립고를 비롯해 일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과 총선 등의 변수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자사고와 국제고, 외국어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는 것은 강남 부동산 시장에 핵폭탄급 사건”이라며 “전환 기간이 2025년까지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입에서 특목고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일반고 중에서도 학군 좋은 곳으로 교육 수요가 몰리고, 해당 지역의 집값은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1년 입주 물량 반 토막 나

2020년 4월 15일로 예정돼 있는 총선 또한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요소로 꼽힌다. 총선을 앞두고 내년 봄까지 지역별 현안이 매일 거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아무리 정치 거물이라도 총선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부동산 시장을 또 한번 술렁이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대표는 새해에는 ‘전세 가격’ 또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2019년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월 대비 0.21% 상승했다. 앞서 10월에 0.27% 상승한 데 이어 추가로 꽤 많이 상승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세 가격 흐름이 계속 ‘강세’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또 주택임대사업자에게나 적용하던 전월세상한제(전세·월세 금액을 일정 비율 이상 올리지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장 전체에 적용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집주인들은 그 이전에 전세가를 올려놓으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물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역시 ‘상승론’에 힘을 싣는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신규 아파트 분양 축소’와 ‘매물 잠김’ 현상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팀장은 “2017년 문 정부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그 여파가 3~4년 뒤인 2020~2021년에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지역 신규 입주 물량은 4만351가구, 2021년에는 1만9577가구로 전년 대비 반으로 줄어든다. 2020년은 입주물량이 전년도(4만2892가구)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없지만, 2021년부터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란 사실에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이가 많아지면서 집값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안 팀장은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 물량 감소는 결국 전세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입주 물량에 따라 아파트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순차적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입주 물량이 25만 가구(전국 기준)를 밑돌던 2009~2015년 사이 전셋값은 크게 올랐다. 반면 연간 입주 물량이 40만 가구에 육박한 2017년 이후부터는 전셋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권대중 교수는 “전세 가격은 현재의 입주 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3년 뒤에도 또 한 번 전세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그나마 부동산 시장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으로 모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추가 완화를 거론한다. 그래야만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공급 부족이 해소돼 가격도 안정된다는 논리다. 이상우 대표는 “한시적이라도 양도세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이 대표의 말이다. 

“시장에 물건을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비과세든 일반세율이든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특정 시점까지 중과세를 물리지 않는 식이다. 그러면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차익을 많이 본 사람은 한두 채는 팔아서 차익을 남기려고 할 거다. 그렇게 시장에 매물이 나오면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가격이 안정된다는 게 집값이 떨어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권대중 교수는 “서울의 경우 한번 오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오르지 않는 게 중요한데, 현 정부는 지금까지도 규제로 시장을 누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그 결과 집값은 계속 오르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 외곽 지역 일시적 오름세 주의해야

2018년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을 비롯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이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2018년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을 비롯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이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2020년에는 서울 외곽 지역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명숙 팀장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을 찾아다니는 투기수요가 적지 않다”며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30·40대의 경우 교통 호재가 있는 외곽으로 잠시 나갔다가 자산을 좀 불린 뒤 서울로 다시 진입하려고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일산을 꼽을 수 있다. 2019년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면서 빠른 속도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산 내에서 학군 좋은 곳으로 꼽히는 후곡마을(경의중앙선 일산역)의 경우 한 달 만(12월 기준)에 호가가 8000만 원까지 올랐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총부채상환비율(DTI)50%가 가능하고, 1주택 이상 가구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벗어난다. 여기에 대곡~소사선 일산역 연장,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되면서 교통망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2020년에도 계속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이상우 대표는 “그동안 집값이 많이 빠진 만큼 최근 호재로 당분간 오르긴 하겠으나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이 커서 투자자들은 아직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파주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지역 내 일자리 창출 여부와 지자체 정책 등이 향후 집값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 부동산은 ‘대대광부(대전·대구·광주·부산)’를 제외하고는 새해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 현상으로 집값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안명숙 팀장은 “지방 부동산은 해당 지역의 경기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렸다. 외지인 투자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지 수요가 중요한데, 올해 오버슈팅(일시적 폭등)된 지역은 2020년에는 다소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동아 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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