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호

4·15투시경

“배현진, 뭘 하려는지 정리 안 돼” vs “최재성 종부세 공약은 말 바꾸기”

최재성 vs 배현진 두 번째 혈투, 서울 송파을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0-04-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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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 인근 선거 유세 차량에서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최재성 후보(왼쪽). 같은 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쉼터 옆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는 후보. [문영훈 기자]

    10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 인근 선거 유세 차량에서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최재성 후보(왼쪽). 같은 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쉼터 옆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는 후보. [문영훈 기자]

    4‧15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맞대결이다. 2018년 6월 13일 실시된 송파을 재보궐선거에서 최 후보가 배 후보를 누르고 4선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배 후보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송파구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최 후보는 지역구 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 능력을 무기로 내세운다. 배 후보는 참신함을 어필하면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송파구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표심 향방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로 이 지역 유권자가 약 2만여 명 늘었다. 헬리오시티 유권자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는 미지수다. 30~40대 등 젊은 연령대 주민이 많이 입주한 터라 민주당에 유리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한편, 입주민 중 고소득 전문직이 많아 통합당이 웃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관련 공약 역시 헬리오시티와 연관돼 있다.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주민 중 나이 드신 분들이 종부세 이슈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두 후보 모두 부동산 관련 공약을 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정무능력 입증된 사람”

    10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 앞 공원을 낀 사거리에서 최재성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최 후보는 선거유세 차량에 올라 주민들에게 “5선 국회의원 최재성이 송파 발전을 계속 일궈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최근 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송파구민들만 이용할 수 있게 바꿨습니다. 이것이 해결 능력입니다”라고 외쳤다. 

    유세차량 주변에는 최 후보의 선거운동 장면을 촬영하는 유튜버들도 보였다. 최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나왔다는 김주하(48) 씨는 “최 후보의 능력과 정부‧서울시와의 유대로 송파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1가구 1주택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1가구 1주택자의 세금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다”며 “그건 공약이라기보다 현재 지역구 의원으로 진행 중인 과제라는 표현이 알맞다”고 했다. 최 후보의 공약이 당의 방향과 배치된다는 배 후보의 지적에 “야당은 지적할 수는 있지만 무엇을 해내기는 힘들다”며 “화풀이를 하실 것이냐 최재성을 찍어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주민들께 여쭙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송파을 지역구 의원으로서 그간 추진해온 사업을 안착시키겠다는 태도다. 그는 “탄천동로와 올림픽대로 잠실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1조 원이 들어갈 이 지역 숙원사업인데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배 후보 측은 “19대 국회 당시 유일호 의원이 진행해온 사업을 최 후보가 자신의 것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유일호 의원 공약에는 탄천동로 지하화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올림픽대로 지하화와 탄천 생태 하천화 등 융복합적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배 후보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했다. 배 후보에 대해 “선출직 공직자로 출마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가 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진해 아쉽다”고 비판한 최 후보는 “나는 현안을 해결하는 정무 능력이 입증된 사람”이라고 밝혔다.

    “세금폭탄 만든 文정권”

    10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쉼터 옆. 배현진 통합당 후보는 출근길에 오른 유권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배 후보는 “지난번 선거와 비교해 유권자들의 응원이 확연히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며 “무조건 이겨라, 바꿔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지하철 역사를 지나는 몇몇 주민은 배 후보에게 응원을 보내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나이도 많이 들었는데 종부세 때문에 이 지역을 뜰 수는 없지 않나. 꼭 돼라” 

    한 유권자가 배 후보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의 이슈는 단연 부동산 문제다. 배 후보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 종부세 산정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최 후보가 내건 부동산 정책과 다른 점을 묻자 배 후보는 “세금 폭탄 상황을 만든 당사자는 지금의 여당과 문재인 정권 아닌가. 이낙연 전 총리가 종부세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민주당 내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 최 후보의 공약이 총선을 겨냥한 말 바꾸기임은 유권자들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배 후보는 주공5단지 재건축도 공약했다. 

    “주민들은 재건축 허가를 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가 투기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핑계를 대며 주공5단지 재건축을 미루고 있는데 국회에 들어가면 그것부터 따져 물을 것이다.” 

    교육특구 지정도 배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배 후보는 “통합당은 ‘건강한 경쟁’을 표방한다. 교육을 하향평준화 할 수는 없다”면서 “공약을 실현해 교육열 높은 학부모님들의 요구를 정책에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주민과의 공감 능력도 강조했다. 그는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하겠지만 학자금 대출도 갚아보고 직장 생활을 해본 내가 주민과 거리가 더 가깝다”고 말하며 “최 후보의 다선 경험은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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