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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되면 수능 못 볼 수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 뭐가 달라지나 보니…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팩트체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되면 수능 못 볼 수 있다

  • ●실외 10인 이상 모임까지 전면 금지
    ●수능 보려면 수험생 교실 당 10명 이내로 배정해야
    ●카페, 보습학원, 예식장 등도 전면 영업 중단
    ●전문가들 “더 늦기 전 세부기준 마련해야 혼란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5일 앞으로 다가온 8월 20일 서울 한 입시학원에서 강사가 원격실시간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5일 앞으로 다가온 8월 20일 서울 한 입시학원에서 강사가 원격실시간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 말이다.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0명이다. 이 가운데 307명이 국내 발생으로, 사흘 만에 다시 300명을 넘어섰다. 국내 발생 코로나19 환자 수가 세 자릿수를 기록한 건 15일(155명)이후 연달아 12일째다. 

환자 수 증가 못잖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수 급증이다. 25일 서울 지역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134명 가운데 60명(44%)의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져 있다. 최근 2주(12일~25일)를 놓고 보면 신규 확진자 3285명 중 556명(16.9%)이 깜깜이 환자다. 코로나19 지역 발생이 잘 통제되던 8월 초까지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하루 평균 서너 명에 불과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조치 주요 내용.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조치 주요 내용. [뉴시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에 대해 “과거엔 특정인, 특정장소를 피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라며 “무증상 환자가 지역사회에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좀 더 강력한 방역조치 없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멈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감염학회 등 9개 전문학술단체가 23일 공동 성명을 내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이유가 여기 있다. 당시 학자들은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장기간 버텨온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며 “(지금)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며칠째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작되면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는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며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대체 뭔지, 3단계가 시작되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왜 의료계는 3단계 격상을 요구하고 정부는 망설이는지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오른쪽)이 26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20명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1]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오른쪽)이 26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20명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1]

Q: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뭔가. 

A: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방역조치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세 단계로 구별한다. 1단계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허용’하는 단계다. 2단계가 되면 ‘불요불급한 외출•모임 및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가 요구된다. 3단계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다.

Q: 지금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된 적이 있나. 

A: 없다. 정부는 올 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월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중대본을 꾸렸다. 이후 2월 2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관련 정책 이름은 확진자 수 추이에 따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3.22~4.19),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4.20~5.5), ‘생활 속 거리두기’(5.6~6.27) 등으로 조금씩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각각 정책 내용이 불명확해 사회적 혼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6월 28일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이때 처음으로 3단계 구별법이 마련됐다. 

당시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때다. 이날부터 8월 1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됐다. 그러나 8월 7일 9명이던 국내 지역발생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4일 85명, 15일 155명, 16일 267명 등으로 치솟자 정부는 16일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선포하고, 23일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전문가를 중심으로 ‘3단계 격상’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Q: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의 골자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의 원칙적 금지’다. 여기서 말하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이 뭔가. 

A: 아직 그 내용이 명확히 발표되지 않았다. 정부는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에 대비해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6월 28일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발표한 뒤 약 2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정책 세부내용을 정리해 발표하지 않은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Q: 방역당국이 그동안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해도 문제인가. 

A:
감염병 위기는 정부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민간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모르니 민간부문이 협조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공공기관 및 공기업 종사자는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 명령을 받는다. 민간기업 종사자도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를 ‘권고’받는다. 이때 ‘필수인원’이 누구인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이 없다. 일반 기업이 자체적으로 전체 직원의 100%를 ‘필수인원’이라고 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먼저 “필수인원은 정원의 30%를 넘을 수 없다” 같이 분명한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면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세부지침을 논의하고 있다’며 시간을 보내는 게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25일 한 고객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25일 한 고객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뉴스1]

Q: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시 ‘출근 제한’ 외에 달라지는 점이 더 있나. 

A: 실내•외를 막론하고 10인 이상 모임이 전면 금지된다. 야외 결혼식을 해도 하객을 열 명 이상 초대할 수 없다. 각종 채용 및 자격증 시험도 한 교실 내 응시자가 열 명 이내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12월 3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차질 없이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중 이용시설 영업 또한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태인 현재는 유흥주점, 300인 이상 대형학원, 격렬한 실내집단운동시설 등만 문을 닫은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카페, 300인 미만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도 운영할 수 없다. 음식점, 미용실 등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다. 병•의원. 약국, 생필품구매처, 주유소 등은 방역수칙을 지킬 경우 그 이후에도 문을 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정책 취지에 비춰볼 때 택배 배송업도 영업시간 제한의 예외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부분 역시 정부가 하루빨리 세부지침을 마련해 발표해야 현장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지금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실시할 때인가. 

A: 의사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조기에 잡지 못할 경우 머잖아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 상황이 나쁘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파악한 중환자 병상수 현황에 따르면 24일 현재 충남(8개) 전북(13개)은 전체 병상이 꽉 찼다. 강원도도 10개 가운데 1개만 남았다. 2~3월 대구•경북 같은 위기 상황이 전국 곳곳에서 빚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막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Q: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조금만 버티면 경제성장과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 

A: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각국 정부와 주요 제약사가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을 쏟아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백신에 거는 기대는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로 구성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마스크보다 예방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현재 사용되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50% 또는 그 미만이다. 코로나19 확산을 100% 예방하는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오 위원장 설명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다. 지금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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