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호

‘애마’ ‘지라시’… 틈나면 野 조롱 親文 윤호중 거친 입

86그룹 법사위원장 잇단 설화에 여야 극한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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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11-27 16: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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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원장이 11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원장이 11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를 두고 여야가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27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57) 법사위원장에 대해 윤리위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전날(26일) 윤 총장의 법사위 출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논쟁하는 과정에서 ‘지라시’ ‘보좌관 자격시험’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 간사와 의원들은 이날 윤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법사위 전체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26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그 양반이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오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 회사 이름은 얘기 안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신문기자 출신이다. 이러자 야당에서는 “(조 의원과 같은 언론사 출신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영찬 의원이 지라시 출신이냐”는 말이 나왔다. 

    같은 날 윤 위원장은 김도읍 의원 보좌진을 거론하며 “제대로 보필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미국 의회에는 입법보좌관 자격시험 제도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것을 좀 도입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윤 위원장 본인 역시 한광옥 전 의원 보좌진 출신이다. 

    윤 위원장은 10월 23일 법사위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 자료 제출을 놓고 야당과 설전을 벌이면서는 김도읍 의원에게 “국방부가 여야를 나눠서 자료 제출하나. 생각을 한쪽으로만 하시나. 좀 입체적으로 하시라”고 말했다. 7월 29일에는 법안소위 구성을 하지 않고 법사위 전체회의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조수진 의원이 “윤호중 의원님, 이러려고 민주주의를 위해 섰습니까”라고 묻자 “지금 당신은 어디에 가 계신 거예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설화를 일으켰다. 4월 7일 민주당 사무총장 신분으로 당 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해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100조 원 재원 마련책에 대해 “대학교 2학년생 리포트 수준에 불과한 대책”이라며 “망상에 빠져있는 김 위원장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장창을 뽑아 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당시 야당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윤 위원장의 입이 제1야당만 겨냥했던 건 아니다. 3월 17일에는 비례연합정당 구성과 관련해 민중당·녹색당 등과 연대하지 않는 이유로 “이념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녹색당은 “명백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발언”이라고 맞섰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던 2016년 11월 10일에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운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며 선거에 이용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돌았다. 하지만 이는 한 누리꾼이 트럼프 당선인의 사진과 해당 발언을 합성해 SNS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진보진영에서조차 “여혐 논란에 편승한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위원장은 86세대 운동권 그룹이자 친문(親文) 실세로 꼽힌다.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4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오인(誤認) 폭행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1987년 사면 복권됐다. 1988년 평화민주당 간사로 정당 생활을 시작했고, 경기 구리시에서 4선을 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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