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호

‘답정너’ 수능 한국사 20번 논란? 수험생들 “1번은 더 쉽다” [ON종일]

주먹도끼‧동검‧덩이쇠‧앙부일구‧상평통보…이 중 ‘석기(石器)’를 고르시오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0-12-04 16: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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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종일: Online에서 종일 화제가 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듣습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영역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영역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졌다. 한국사 영역 20번 문제가 화제다. 해당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을 보기로 제시하고 ‘다음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옳은 것’을 물었다. 5가지 보기 중 한국 현대사에 해당하는 내용은 하나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한국사 20번 뭐길래

    한국사 20번 문항은 연설문 일부를 발췌해 해당 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고르는 형식이다. 보기로 주어진 연설은 1992년 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 중 일부다. 답은 5번 선택지인 ‘남북 기본 합의서 채택’이다. 노태우 정부는 1991년 9월 북한과 UN에 동시 가입한 후, 12월 13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했다. 

    나머지 4개 선택지는 한국 현대사와 무관한 내용이다. 1번부터 4번까지 순서대로 당백전 발행(조선 고종)‧도병마사 설치(고려 성종)‧노비안검법 시행(고려 광종)‧대마도 정벌(고려 후기~조선 초기)이 제시됐다. 해당 문항은 고득점(3점) 문항이다.

    난이도 논란...일부 언론사 오보도

    “공부 1(하나)도 안 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3점이네. 이러면 한국사가 수능과목인 게 의미가 있나.” 



    4일 25만 명이 가입한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수만휘’에 게시된 글 내용이다. 일부 수험생은 해당 문항을 두고 “성의가 없다”고 평했다. 한 누리꾼은 “선택지 구성이 정도가 지나치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댓글을 썼다. 남북 교류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노선이 수능 문제 출제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4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사 영역 20번 문제를 캡처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윤 의원은 “페친(페이스북 친구) 여러분 어떤 생각이 드시냐”며 “단성을 나눠달라”라고 썼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수능) 출제위원이 역사 전문가가 아니라 정치인 아니냐”라고 댓글을 달았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너무 쉬운 한국사 20번 논란… 수능 문제로 정권 홍보?” 제하 기사에 노태우 전 대통령 연설을 문재인 대통령 연설로 표기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후 해당 기사 제목과 내용은 수정됐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영역 1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영역 1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1번은 더 심해”

    한국사 영역의 다른 문제도 난이도 논란에 휘말렸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서는 한 누리꾼이 “항상 쉽게 나왔는데 왜 저거만 콕 찝어서 논란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1번 문항을 캡처해 댓글로 달았다. 

    한국사 영역 1번 문항은 5가지 보기 중 구석기 시대에 사용된 뗀석기 사진을 물었다. 정답인 1번을 제외한 나머지 사진(비파형동검‧덩이쇠‧앙부일구‧상평통보)은 육안으로 ‘석기’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20번과 마찬가지로 1번 역시 고득점 문항(3점)이다. 

    한국사 영역 난이도 하락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영향이 크다. 2013년 교육부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사 영역 난이도를 낮췄고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 한국어 영역에서 1등급(50점 만점에 4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20.3%다. 

    3일 수능 출제본부는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영역에 대해 “기본 지식의 이해 정도와 역사적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며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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