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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5G 저가요금제는 ‘빛 좋은 개살구’

계산기 두들겨보니 전체 통신비 부담 더 커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이통 3사 5G 저가요금제는 ‘빛 좋은 개살구’

  • ● 요금만 따지면 일반요금제에 비해 월 3500원가량 저렴
    ● 휴대폰 가격 포함 전체 통신비용은 외려 손해
    ● 통신비 아끼려 LTE 넘어가려 해보지만…
    ● LTE요금제 쓸 수 있는 휴대폰 찾기 어려워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전시장 인근에 5G 홍보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전시장 인근에 5G 홍보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이동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앞다투어 저가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이하 SKT)이 포문을 열었다. 2020년 12월 5G 저가요금제를 내놓는다고 발표한 것. KT와 LG유플러스도 앞다투어 저가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나섰다. 두 회사는 올 상반기 안에 저가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SKT는 구체적 가격을 제시했다. 월 데이터 사용량 9GB는 3만8000원. 200GB는 5만2500원이다. 기존 요금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을 것이라 보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3사의 5G 일반요금제는 월 데이터 사용량 9GB에 5만5000원, 200GB는 7만5000원이다. 할인 폭이 큰 것 같지만 저가요금제를 선택하면 그간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던 할인 제도가 전부 사라진다. 

이동통신사의 할인이 없다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급제’로 휴대폰을 구매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자급제는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직접 휴대폰을 구매하는 일을 말한다. 이렇게 휴대폰을 구매하면 공식 출고가에 비해 10%가량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게 된다. 

공식 출고가는 이윤이 포함된 소비자가격이 아니라 판매 시 이윤이 발생하지 않는 원가에 가깝다. 이 가격에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은 통신사가 휴대폰 판매점에 성과급조로 지원금을 주기 때문이다. 해당 통신사의 제품을 팔면 그만큼 가입자가 늘어나니 이에 대한 보상이다. 휴대폰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저가요금제에 가입했다가 외려 통신에 들이는 비용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저가요금제 선택했다 5만 원 손해 볼 가능성

각 통신사의 저가요금제를 ‘선택약정할인’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선택약정할인은 통신사가 매달 소비자의 통신요금 25%를 인하해주는 제도다. SKT의 월 데이터 사용량 9GB요금제와 200GB요금제에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적용하면 각각 4만1250원, 5만6250원. 이를 약정할인이 적용 안 되는 저가요금제와 비교하면 월 데이터 사용량 9GB요금제는 3230원, 200GB 요금제는 3750원 비싸다. 



휴대폰 구매대금까지 생각하면 저가요금제가 손해인 경우도 있다. 특히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손해가 커진다. 삼성전자가 2020년 8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울트라’의 공식 출고가는 129만 원. 이를 자급제로 구매하면 13만 원 비싼 142만 원이다. 2년간 휴대폰 사용료와 휴대폰 구매대금을 합산해 보면 기존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다. 월 데이터 사용량 9GB 요금제에 가입했다면 기존 요금제를 2년 사용하는 것이 저가요금제를 쓰는 것에 비해 5만2000원 저렴하다. 통신비는 매달 3250원 씩 더 내지만 휴대폰 가격을 13만 원이나 덜 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월 데이터 사용량 200GB 요금제도 저가요금제를 선택하면 2년에 4만 원 손해를 보게 된다. 

일각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LTE요금제를 사용하면 된다는 지적도 있다. LTE는 5G의 이전 세대 이동통신망으로 ‘4G’라고도 한다. 이동통신3사의 LTE무제한 요금제의 가격은 월 6만9000원.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5만1750원이다. 5G 저가요금제 월 데이터 사용량 200GB 요금보다 750원 저렴하다. LTE의 최저가 요금제는 월 데이터 사용량 1.5GB요금제다. 데이터 사용량은 적지만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이다. 가격은 월 3만3000원.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2만4750원이다.

5G 고집하지 않고 LTE 이용한다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20년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5G 관련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20년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5G 관련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지금의 LTE는 5G와 통신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 당초 5G는 LTE에 비해 통신 속도가 20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2020년 4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5G 상용화 축하행사’에서 “종전보다 속도는 20배,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10배로 늘어나고 지연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든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가 바로 5G”라 말했다. 

실제 측정 결과 5G 통신 속도는 LTE에 비해 3~5배 빨랐다. 2020년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공식 통신 품질평가 결과 국내 5G서비스의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500~800Mbps를 기록했다. LTE의 다운로드 속도는 158Mbps를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휴대폰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모(43)씨는 “게임은 거의 하지 않고, 통화·인터넷 사용·동영상 시청만 한다면 LTE를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게임도 초고사양의 최신 게임이 아니라면 LTE 환경에서도 충분히 구동이 된다. 저가요금제를 찾는 고객에게는 5G보다 LTE를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5G와 LTE의 통신 속도 격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G의 통신 속도가 LTE의 20배가 되려면 통신 주파수를 바꿔야 한다. 현행 5G는 3.5GHz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LTE보다 속도가 20배 빠르다고 알려진 주파수는 28GHz다. 현재 이 주파수를 사용하는 5G서비스는 없다. 

이동통신사가 28GHz를 사용해도 일반 소비자의 통신 품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 10월 과기부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과기부 장관은 “정부는 28GHz 주파수의 5G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해당 주파수는 기업 간, 기업과 기관 간의 서비스에 주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5G 탈옥해 LTE로 자리 잡으려면

하지만 소비자가 LTE요금제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장애물이 있다. 5G 지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원칙적으로 LTE요금제 가입이 불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은 대부분 5G 통신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새 휴대폰을 산다면 LTE요금제를 선택할 수 없다. 사용은 불가능하다. 물론 10%의 웃돈을 주고 자급제 휴대폰을 구매하면 5G 모델도 LTE요금제 가입이 가능하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5G 스마트폰을 구매해 사용하는 사람도 2년의 약정 할인 기간이 지난 후 약간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면 LTE요금제로 바꿀 수 있다. 2년이 지난 후 요금제 변경을 원한다면 일단 5G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유심(USIM)을 빼, LTE 스마트폰 공기계로 옮겨야 한다. 5G 스마트폰에 유심이 꽂혀 있다면 LTE요금제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심이 LTE 스마트폰에 있는 동안 온라인 요금제 가입이나 이동통신사를 직접 찾아가 LTE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요금제 변경이 끝났다면 LTE 스마트폰에서 유심을 꺼내 다시 원래 사용하던 5G 스마트폰에 끼운다. 이미 요금제가 변경됐기 때문에 5G 스마트폰에서도 LTE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신동아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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