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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없는 진보에 내일은 없다”

[책 속으로] 부족국가 대한민국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성찰 없는 진보에 내일은 없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28쪽, 1만6000원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28쪽, 1만6000원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가 우리 시대 탁월한 글쟁이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강준만은 1995년 펴낸 두 권의 책 ‘김대중 죽이기’와 ‘전라도 죽이기’로 ‘지역주의’라는 한국 사회 오랜 병폐를 공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이후에도 쉼 없는 글쓰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숱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왔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다보면, 강준만의 경계 없는 호기심과 왕성한 집필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가 이번에 관심을 둔 주제는 이념이나 가치보다 ‘패거리의 이익’을 우선하는 한국의 정치적 ‘부족주의’다. 강준만은 정치인이 부족주의에 빠지면 “똑같은 일도 자신이 하면 로맨스, 반대편이 하면 불륜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정신상태”를 갖게 된다며, 현 집권층의 이른바 ‘내로남불’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문재인 정권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보여준 정치적 부족주의는 자신들은 ‘선한 권력’이라는 착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개혁을 위해선 내로남불과 유체이탈은 불가피하며 때론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여기엔 이런 집단 정서를 뒷받침하는 열성 지지자들의 강철 같은 신념과 행동이 도사리고 있다. (중략) 엄밀히 말해 그건 진보가 아니다. ‘밥그릇 공동체’에 가까운 ‘가짜 진보’다.”

강준만은 1990년대 중반 지식인 사회에 처음 등장한 이후 줄곧 진보 인사로 분류됐다. 그런 그가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이유가 뭘까. 강준만은 이렇게 설명한다.

“나의 문재인 정권 비판은 ‘너 잘돼라’다. 예컨대 국정 운영을 부족주의 정서로 하지 말라는 거다. 그런 식으로 가면 정권도 망하고 나라가 흔들리니 제발 생각을 바꾸라는 주문이다.”



강준만은 진보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지리 못난 보수의 분노를 자극해 더 못나게 굴도록 만드는 일에 집중하면서 장기 집권을 꾀하”지 말고, “모든 잘못된 것은 보수 탓이라는 적반하장과 후안무치로 일관”하지 말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거듭나라고 주문한다. “성찰 없는 진보는 진보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부족국가 대한민국’은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 출간됐다. 그러나 저자는 선거 결과를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위기에 빠진 진보 정치세력에 보내는 충언을 책 지면 곳곳에 적어놓았다. 그가 책의 챕터 제목으로 삼은 문장 몇 개를 소개한다.

“독선과 아집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민생을 돌보는 데 증오는 필요 없다” “경청과 소통이 먼저다.”

#부족국가대한민국 #신동아


꿈꾸는 구둣방
아지오 지음, 다산북스, 264쪽, 1만6000원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이 일하고 시각장애인 대표가 경영하는 맞춤 수제화 기업이다. 고객 발을 직접 만져가며, 한땀 한땀 지어 만든다. 아지오는 2013년 폐업했다가 2017년 재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는 구두로 알려지며 관심을 얻은 덕이다. 아지오의 가치를 알아챈 국민들이 직접 손을 내밀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
웨이드 앨리슨 지음, 강건욱·강유현 옮김, 글마당, 304쪽, 1만6000원

저자 웨이드 앨리슨은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다. 그는 “기후변화가 현대문명에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핵 이외 어떤 에너지원도 탄소연료를 대체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환경보호 목적으로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늘린 독일은 에너지 생산량 부족 때문에 프랑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신동아 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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