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호

“한국, 북한의 무서운 이웃 돼야 북핵 문제 풀린다”

[책 속으로] ‘북핵본색’ 펴낸 정항래 전 육군 군수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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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1-09-0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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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항래 제공]

    [정항래 제공]

    “북한이 핵무장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대응 전략을 짤 수 없다.”

    정항래(61) 전 육군 군수사령관(예비역 중장)의 말이다. 북한은 수차례 핵실험을 감행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생각하면 군 출신 관계자가 북한의 핵무장 사실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의 최근 저서 ‘북핵본색’은 북한의 핵무장 문제(이하 북핵 문제)를 직시하며 시작한다. “핵 보유국 북한은 더 강력한 핵무장의 길을 선택했다. 앞으로 북한 핵이 더 위험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35쪽)

    ‘북핵본색’은 북핵 문제를 직시하고(1, 2부), 지금까지의 북핵 대응책을 비판한 뒤(3부), 새로운 북핵 대응 전략(4부)을 제시한다. 여러 가지 해결책 중 정 전 사령관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 문제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다. 그는 “북한은 한국을 핵 협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전작권이 미군에 있으니 전쟁이 나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을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북핵 문제를 직접 풀려면 빠른 시일 내에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풀린다”
정항래 지음/ 북코리아/ 324쪽/ 2만 원

    북핵 문제 풀린다” 정항래 지음/ 북코리아/ 324쪽/ 2만 원

    일각에서는 전작권을 환수하면 주한미군이 철수해 한미동맹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정 전 사령관은 “미국은 한국을 쉽게 버릴 수 없다. 미·중 갈등만 생각해도 미국이 중국 근처에 있는 군사기지를 굳이 철수할 이유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자주적 국방·외교 정책을 수립해 한국이 북핵 관리의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사령관의 특기는 군수지만 9공수특전여단장, 21보병사단장, 영국 왕립군사학교 연구원 등을 역임하며 전략 및 국방·외교 정책에도 전문성을 쌓았다. 지금은 국방연구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가 퇴임 후 ‘북핵본색’을 쓴 이유는 북핵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정 전 사령관은 지금까지 한국의 북핵 문제 해결책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려고 애써 왔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좋아진다고 해도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장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핵무기는 북한의 체제 유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북한의 친구가 아니라 무서운 이웃이 돼야 한다. 전작권을 환수해 북한에 군사적 제재를 가할 능력을 갖추고, 미국·일본 등 북핵 문제 해결을 도울 주변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정항래 #북핵 #전시작전통제권 #신동아


    불량 정치
    노정태 지음, 인물과사상사, 348쪽, 1만6000원

    저자는 20대 때부터 진보 논객으로 주목받았다. 2014년 강준만, 진중권, 유시민, 김어준 등을 다룬 비평서 ‘논객시대’로 지식 사회를 흔들었다. 이번에는 386세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능력주의, 친문 팬덤 등이 그의 비평 테이블에 올랐다. 저자는 “386은 민주화 세대인가” “능력주의는 공정한가” “박정희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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