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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울린 일곱 살 우크라이나 소녀 아멜리아 아니소비치

[who’s who] 피난 중 방공호에서 부른 ‘렛잇고’ 영상으로 화제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세계 울린 일곱 살 우크라이나 소녀 아멜리아 아니소비치



폴란드에서 열린 자선콘서트 무대에 오른 아멜리아 아니소비치. 폴란드 TVN 방송 캡처.

폴란드에서 열린 자선콘서트 무대에 오른 아멜리아 아니소비치. 폴란드 TVN 방송 캡처.

“몸과 영혼을 희생하리라, 우리의 자유를 위하여.”

3월 20일 폴란드 로츠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선 콘서트 현장에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일곱 살 소녀 아멜리아 아니소비치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빨간색, 흰색, 파란색 꽃으로 수놓은 우크라이나의 전통 드레스를 입은 아멜리아는 차분하게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 국가를 무반주로 불렀다. 수천 명의 관중은 아멜리아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였고, 노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콘서트가 끝난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멜리아는 “내 노래를 들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래 연습을 한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항상 꿈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 릴리아 역시 “아멜리아가 긴장할까봐 걱정했는데 잘 해냈다. 딸의 공연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1만 석의 콘서트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으며, 시청자 모금액은 약 38만 달러(약 4억6000만 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멜리아는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나온 난민 가운데 한 명이다. 3월 초, 아멜리아는 대피 과정에서 방공호로 몸을 숨겼는데 포탄이 터지는 소리에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곡 ‘렛잇고’를 부르며 피난민을 위로했다. 아멜리아의 노래를 들은 한 아이의 어머니는 눈물을 훔쳤고, 여러 피난민들은 “브라보, 브라보!”를 외치며 잠시나마 미소 지었다. 이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우크라이나의 여성 마샤 스메코바는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아멜리아의 영상을 올리며 “키이우의 벙커 안에서 아이들이 어둠 속에서도 어떻게 밝은 그림을 그리는지를 보고 조용히 지나갈 수 없었다. 이곳은 너무 행복한 곳”이라고 언급했다.



방공호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멜리아의 영상. 트위터 캡처.

방공호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멜리아의 영상. 트위터 캡처.

이후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공유됐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시청하면서 아멜리아는 유명세를 탔다. 여러 유명인사의 응원도 이어졌는데, 렛잇고를 부른 미국 가수 이디나 멘젤은 ‘우리는 너를 보고 있어. 정말로, 정말로 너를 보고 있단다’라는 글과 함께 아멜리아가 노래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또한 렛잇고를 작곡한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역시 해당 영상과 함께 ‘나와 남편은 고통 속에 있는 가족을 치유하기 위해 이 곡을 썼다. 이 소녀가 노래하는 것은 마치 가슴속의 빛이 퍼져나가는 마법 같은 일이며,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을 치유한다. 계속 노래하렴! 우리가 듣고 있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겨 아멜리아의 노래에 화답했다.

BBC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직후, 아멜리아는 할머니, 열다섯 살 오빠와 함께 폴란드로 피난길에 올랐다. 아멜리아는 6일 동안 음식과 물도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아 3월 중순 무렵 폴란드에 무사히 당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의 아버지는 계엄령에 따라 참전했고, 아버지를 따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남았던 어머니 릴리아도 뒤늦게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 통계에 따르면 3월 22일 기준,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난민은 약 350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약 210만 명이 폴란드로 대피했고, 이어 루마니아 (약 52만 명), 몰도바(약 36만 명), 헝가리(약 30만 명), 슬로바키아(약 24만 명) 순으로 피난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28일째 이어지고 있다.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긴급 연설과 함께 전면 침공을 단행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추구를 선언하며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과 우크라이나 영토 활용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침공 첫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했으며, 이후 인근 비행장 및 군사시설을 비롯해 민간 건물까지 폭격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진격을 계속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월 19일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만날 때가 됐다. 대화할 때”라며 러시아에 의미 있는 평화‧안보 협상 개최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러시아 측 손실은 수십 년이 지나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협상에 나설 것을 재차 호소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은 개전 닷새만인 2월 28일 벨라루스에서 1차 협상을 가진데 이어 3월 3일 2차, 7일 3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현재까지 전쟁은 계속되는 형국이다.



신동아 2022년 4월호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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