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호

경영 트렌드

중소기업청 CSR 지원사업 대기업-중소기업 생태계 구축

  • 입력2016-12-20 17: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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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R 실천기업 확인제 도입 예정 리스크 관리하고, 브랜드 가치 높이고 중기 경영진의 관심·이해 부족 여전
    막걸리를 제조하는 A 중소기업. 열악한 노동조건, 위생 불량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고, 그 결과 매출도 20%나 떨어졌다. 노동자의 근무환경이나 제조환경 등 사회적 책임 이슈는 이렇듯 중소기업에도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반면 사회를 위해 기여한 기업에는 기회가 다가온다. 식탁용품을 만드는 B 중소기업은 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국제구호개발 활동을 적극 지원해 현지 사회에서 좋은 이미지가 형성됐고, 이는 공장 노동자들의 업무만족도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으로도 이어졌다.



    CSR 경영 3대 효과

    이렇듯 국내 중소기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경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다가왔다. 기업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사회에 기여해야 지속적 영업활동이 가능한 시대인 것이다.

    두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CSR 경영은 그 효과가 뚜렷하다. 그동안 밝혀진 CSR 경영 효과는 크게 세 가지. 첫째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법규 위반, 환경오염, 불공정거래, 안전하지 못한 작업환경, 인권침해 등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험요인을 CSR활동을 통해 미리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한 CSR 위반사항이 언론 등에 노출됐을 때, 평소 CSR활동이 미흡한 기업들은 CSR활동을 잘한 기업들보다 주식가치가 2배 이상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이다. 투자자, 소비자, 고객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대해 갖는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CSR활동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CSR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제고(51.2%)’의 경영효과를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셋째, 무엇보다 기업의 CSR활동이 내부적인 비용절감뿐 아니라 외부의 매출 증대와 연결되면서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 1972년부터 2007년까지 35년간 기업의 CSR활동 관련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기업의 CSR활동과 재무적 성과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CSR활동을 직접 이윤 증대로 연결시킨 사례는 수없이 많다. 탐스슈즈는 신발 1켤레를 구매하면 빈민국의 아이에게 신발 1켤레를 기증하는 ‘원 포 원(One for One)’ 마케팅을 통해 설립 3년 만에 매출이 40배나 늘어났다.



    중소기업 위한 관리지표 개발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들에 CSR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이유도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의 CSR 지원사업(신동아 2016년 12월호 참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짚어봤다. 다음은 중소기업청 CSR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동반성장지원과의 김성훈 사무관과의 일문일답.

    ▼ 중소기업청에서 CSR 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2010년 ISO26000 출범 등으로 CSR이 국제사회의 중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중소기업도 지속적으로 생존·발전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CSR경영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해외에 수출할 때도 CSR경영에 대한 정보나 실적·성과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기업 여건상 CSR과 관련된 빠른 변화에 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청은 2008년 CSR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2014년 중소기업 CSR 지원센터를 지정하는 등 중소기업계에 CSR 경영이 확산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최근까지 사업성과 중 주목할 만한 것들이라면.

    “이제까지 대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던 CSR 관련 국제 지표인 ISO26000, GRI 가이드라인 등에서 중소기업에 필요한 요소만을 선별해,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CSR에 대응하고 성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표를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중소기업 CSR 성과지표는 인권, 노동, 환경, 공정경쟁, 고객, 지역사회, 지배구조 등 7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중소기업 사회적책임경영 홈페이지(www.csr.go.kr)를 통해 무료로 그 내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CSR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해외 다국적기업이나 대기업의 공급망 평가에 적극 대응해 신규·장기 계약 창출과 매출 신장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2015년 CSR 보고서 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케이피티는 해당 사업을 통해 로레알, 샤넬 등 해외 대기업의 CSR 평가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이는 장기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CSR에 대한 관심·이해 부족 여전

    ▼ CSR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중소기업의 CSR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가 부족한 점이 제일 아쉽습니다. 사실 CSR은 주주/투자자, 근로자, 소비자, 협력사,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CSR을 기부·봉사 등 단순한 사회공헌으로만 여기거나 지나친 시간적·경제적 부담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중소기업 CEO들의 관심도가 낮습니다.”

    ▼ 향후 중소기업청에선 중소기업 CSR 지원사업의 어떤 측면을 특히 강조할 계획인지요.

    “중소기업 CSR 실태조사(중소기업청)에 따르면 CSR 경영 추진율(추진기업수/인지기업수)이 2013년 47%, 2015년 47.4%로 중소기업의 CSR경영 도입 추세가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중소기업이 관심을 갖고 CSR경영을 새로이 도입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확산’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2017년부터는 CSR 경영을 도입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CSR 실천기업 확인제(가칭)’를 신설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CSR 경영을 추진코자 하는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CSR클럽(가칭)을 결성하고, 클럽 내의 멘토링, 벤치마킹, 공동 교육, 컨설팅 등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 중소기업 CEO 및 임직원, 소상공인 대상의 CSR 온·오프라인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 콘텐츠도 확충해 CSR 교육을 내실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확산’ 분야의 방안 외에도, 이미 CSR 경영을 도입한 기업이 더 잘하도록 촉진하는 ‘역량강화’ 방안도 균형 있게 마련할 계획입니다. CSR 수준 측정도구 개발, CSR 심화 클리닉, 맞춤형 CSR 컨설팅 실시 등 CSR 단계별 대책을 통해 기업의 CSR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 중소기업 CSR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차원에서도 필요한 듯한데요. 중소기업 CSR 확산을 위해 대기업에 바라는 게 있습니까.

    “CSR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소기업의 CSR 경영 수준이 미흡해서 어떤 사고나 위기가 발생할 경우, 그 여파는 그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대기업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나이키는 동남아시아 신발 제조 하청업체의 아동 노동 착취 보도로 인해 매출이 37%나 급감했고,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실추돼 파산 위기에까지 몰린 적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절반가량이 대기업과 수·위탁관계에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CSR이 대·중소기업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기업이 요청할 때

    다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CSR을 요구할 때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일 중소기업에 대해 진단·평가 후 미흡하다고 해서 곧바로 협력사에서 제외할 경우 일자리 감소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네거티브(negative) 방식보다는 미흡한 부분이 개선될 수 있도록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후에는 컨설팅을 해서 CSR 경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이끄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사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공급망 프로세스 전체에 관심을 갖고, 수탁기업협의회 등을 활용해서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CSR활동을 하는 방식도 효과적일 것입니다.”

    ▼ 앞선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중소기업 CSR 지원정책 및 중소기업 CSR활동의 현주소는 어떠한지요.

    “1990년대 후반부터 중소기업의 CSR활동이 논의되기 시작한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 CSR의 정책적 지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동안의 정책이 CSR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CSR은 꼭 추진해야 할 기업 경영의 핵심 활동’이라는 인식이 중소기업 담당자들 사이에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소기업의 CSR활동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CSR활동도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특히 독일은 2010년 마련된 ‘CSR 액션플랜(Action Plan)’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에 CSR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으며, 그 결과 중소기업 중 94.3%가 CSR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SR 지원사업 성과와 5개년 계획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의 CSR 경영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중소기업의 실정에 맞는 CSR 경영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 노동, 공정 운영 등 20개 지표로 구성된 성과지표를 만들었다. 또 3년 이상 된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100여 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했고,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중소기업인들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2012년엔 성과지표를 알리기 위한 설명회를 5회에 걸쳐 했고, 중소기업 현장 20여 곳을 방문해 CSR 경영 상황을 진단해 개선책을 알려주기도 했다. CSR 포럼 개최와 우수기업 포상 등 성과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사업들이 전년보다 다채로워졌다. 2013년엔 지방 소재 중소기업도 진단지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성과관리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4년엔 중소기업 사회책임경영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CSR과 관련한 진단 및 자문사업, 역량 강화 지원 등이 더 전문화하면서 인식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2015년엔 보고서 작성 지원, 진단 및 자문, 간이진단, CSR 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수행했다. 2016년에는 기업 맞춤형 정보 제공, CSR 지도사 양성과 임직원 대상 교육 등을 위한 CSR 아카데미 운영, 컨설팅 및 CSR 보고서 작성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했다.

    2016년 10월 중소기업청은 CSR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형 중소기업을 확산하고자 관계부처와 함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사회적책임경영 중소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CSR경영 신규도입 촉진 △CSR경영 도입 중소기업의 역량 제고 △중소기업 친화적 CSR 인프라 조성 등의 3대 전략에 따라 다양한 세부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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