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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한반도 통일 이뤄내 홍익인간 이상 실현하자”

2017 글로벌 피스 컨벤션 | 마닐라에 울려 퍼진 ‘원 드림, 원 코리아’

  • 마닐라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한반도 통일 이뤄내 홍익인간 이상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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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꿈(One Dream)! 하나의 한국(One Korea)! 하나의 세계(One World)!

아이돌 그룹 AOA의 설현과 샤이니의 민호가 구호를 선창하자 필리핀 K팝 팬 1만여 명이 구호를 또박또박 따라 외친다. 팬들이 ‘One Dream! One Korea! One World!’가 적힌 야광 봉을 흔들면서 환호성을 지른다.



잼&루이스, ‘원 코리아’ 선보여

국내외 850여 개 시민단체가 K팝을 통해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세계인의 지지를 얻어내고자 기획한 ‘원 케이 글로벌 피스 콘서트’(이하 One K 콘서트)가 3월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One K 콘서트는 한반도에서 벌어진 6·25전쟁의 참상과 분단된 민족의 아픔을 소개하는 영상을 무대 중앙 스크린을 통해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설현, 민호가 MC를 맡았으며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네 곡을 불렀다.  
 
B.A.P, B1A4, 비투비, AOA 등 세계 각지에서 K팝 돌풍을 일으키는 아이돌 그룹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K팝 가수들이 ‘태양의 후예’ ‘꽃보다 남자’ 등 필리핀에서 사랑받은 한국 드라마 OST를 부를 때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AOA 초아는 ‘태양의 후예’ 삽입곡 ‘유 아 마이 에브리싱’, B.A.P 대현과 영재는 ‘꽃보다 남자’의 ‘파라다이스’를 선보였다.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K팝 팬들은 “One Dream!” “One Korea!” “One World!”를 외쳤다. 샤이니, CNBLUE가 필리핀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 샤이니가 무대에 오를 때 환호성이 가장 컸다. 팬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환호하거나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아이돌 그룹을 촬영했다.
 
오후 8시부터 11시 10분까지 이어진 콘서트의 마무리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의 글로벌 버전 격인 ‘한반도 통일 노래’가 장식했다. 지미 잼, 테리 루이스(이하 잼&루이스)가 한국판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표방하면서 프로듀싱한 ‘원 코리아’(가제)가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DMZ서 악상·가사 떠올려”

6월 ‘송 라이터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잼&루이스는 “한반도 통일 노래로 여섯 번째 그래미 상을 받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CNBLUE 이정신은 “남북통일을 이뤄내 평양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싸이는 “4월 새 음반이 나온다”면서 컴백 소식을 알렸다.  
 
잼&루이스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16곡 프로듀싱,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빌보드 1위 음반을 내놓은 거장이다. 마이클 잭슨, 자넷 잭슨, 보이즈투맨, 어셔 등 슈퍼스타의 음반을 제작했다.
 
팝 프로듀서계의 전설이자 전례 없는 히트 메이커가 제작한 한반도 통일 노래에는 피보 브라이슨도 참여한다. 브라이슨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주제곡 ‘뷰티 앤드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와 ‘알라딘’ 주제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불렀다. 잼&루이스와 브라이슨은 지난해 12월 비무장지대(DMZ)를 함께 둘러보며 ‘원 코리아’의 악상과 가사를 구상했다. ‘감히 우리가 꿈꾸기 시작한다면 통일은 이루어질 것’ 등의 소망이 한반도 통일 노래 가사에 담겼다.    
 
“주한미군 위문공연을 위해 과거에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분단된 상황이라는 게 슬프다. 노래에 담긴 통일 기원 메시지가 널리 전파되길 소망한다. 한반도가 다시 한 가족이 되는 데 통일 노래가 기여했으면 좋겠다. 노래의 힘을 믿는다.”(브라이슨)

“갈라진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일에 재능을 보탠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잼)  
 
“촛불을 들고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하나 된 움직임을 보인 한국인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평화처럼 추상적인 개념은 자꾸 표현해야 실체가 된다. 통일 한국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루이스)



3월 2일 One K 콘서트에서 공개한 한반도 통일 노래에 “DMZ 방문 때 얻은 영감이 녹아들어가 있다”고 잼은 말했다. 해금 가락으로 시작해 피아노 선율로 이어지는 노래의 멜로디가 아름답다. 잼은 이렇게 덧붙였다.

“DMZ의 자연환경이 눈부시게 아름답더라. 이렇듯 고요한 곳이 분단의 최전선이라는 점이 슬펐다. 갈라진 가족, 헤어진 친구가 다시 만나는 것은 평화의 기본이다. 가족, 친구는 다퉈 한동안 연락하지 않더라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 분리되고 나뉜 것은 다시 하나 되는 게 보편적 이치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갈라짐을 겪고 있다. 갈라진 이들이 다시 만나는 희망을 담은 이 노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미국, 영국, 한국 뮤지션 외에 더 많은 국가의 더 많은 가수가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 노래가 마이클 잭슨의 ‘위 아더 월드’ 같은 명성을 얻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될 잠재력이 있다. 음악은 신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신이 주신 것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평화는 신이 우리에게 준 보편적 가치다. 신기하게도 서울에서 만난 젊은이 상당수가 통일에 무감각하더라. 젊은 세대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통일을 염원했으면 좋겠다.”



해금, 피아노의 어울림

마닐라에서 영어 버전으로 공개된 ‘원 코리아’는 한국어 버전과 브라이슨 등 해외 아티스트가 참여한 버전을 내놓는다. △해외 팝스타 듀엣 버전 △해외 스타와 K팝 스타의 듀엣 버전 △합창 등의 형태로 발표될 예정이다. 글로벌 유통은 유럽 최대 음반회사 메트로폴리스스튜디오가 맡았다. 필리핀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10개국에서 One K 콘서트가 이어진다. 이 콘서트를 후원하는 문현진 글로벌 피스 재단(GPF)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인종, 문화를 초월해 메시지를 전한다. 잼&루이스는 통일 한국의 비전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일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평화를 주제로 한 새로운 음악 장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음악 이력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도 했다. 잼&루이스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One K 콘서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코리안 드림’

그는 “한반도 통일 운동은 새로운 민권 운동(New Civil Rights Movement)”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건국 정신에 입각한 흑인 인권운동, 남아프리가공화국 인권운동 등 인간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남북통일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민권 운동을 통해 자유와 인권, 생명이 존중되는 새로운 통일국가를 이뤄내고 그 나라를 세계 평화의 모델이 되는 국가로 만들자고 강조한다.

“문명은 세계관, 인간관의 변화를 전제한다. 20세기 초중반 미국 건국 정신에 입각한 흑인 인권운동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 운동이 당시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대다수 국가의 자유와 인권에 불평등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인간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남북통일에 접근하려 한다. 그래서 자유와 인권 그리고 생명이 존중되는 새로운 통일국가를 이뤄내 한반도가 세계 앞에 평화의 모델이 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이날 콘서트는 비영리 국제 민간기구 GPF가 주관한 2017 글로벌 피스 컨벤션(GPC)과 함께 열렸다. 2월 28일~3월 3일 마닐라에서 열린 2017 GPC는 ‘원 코리아’를 위한 한반도 통일 세션, 경제·비즈니스 포럼, 교육·기업가정신 포럼, 청년리더십·봉사활동 포럼 등으로 이뤄졌다. 20여 개 국가에서 학계·기업·종교·교육·시민사회 분야 리더 1400명이 모였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전 대통령, 비니시우 세레소 과테말라 전 대통령,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등이 ‘도덕적·혁신적 리더십’이라는 주제와 한반도 통일, 경제, 여성운동 등의 세션에서 토론을 벌였다.
 
김진표 전 부총리는 2월 28일 개막 행사에서 “한국과 한국민은 한반도가 충돌의 현장이 아니라 아시아 평화의 거점이 되길 원한다”면서 “한국의 통일은 한국의 꿈(Korean dream)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할 역사적 이벤트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영구적 평화가 구축되면 한반도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며 동아시아와 전 세계에 새로운 기회와 시장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GPC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한반도 통일 세션이다. 추수룽(楚樹龍) 중국 칭화대 교수(정치외교학)의 발표가 특히 입길에 올랐다. 그는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억제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 같은 관점은 북·중 관계의 실상과는 다르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중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미국과 공유한다. 북한과 국경을 접해 방사선 피해마저 우려된다. 6·25전쟁 이후 중국과 북한이 혈맹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공산주의 국가로서 특별한 동지애를 느낀다는 시각은 ‘근거 없는 전설’에 불과하다. 북·중 관계는 특별하지 않으며, 중국의 다른 이웃인 파키스탄, 네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과 맺는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 또한 일가족이 모든 권력을 쥐고 반대자를 숙청하거나 처형하는 북한 체제를 거짓 공산주의로 본다.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봉건주의 국가라는 게 중국의 관점이다.”

탈북민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주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탈북민이 북한 인권의 대변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프 보스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베이징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앞장서도록 워싱턴이 압박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상대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착수해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돕는 중국의 사기업을 제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중국 당국이 대북 직접 제재에 나설 것이다.”
 


‘통일한국의 비전, 홍익인간”

2017 GPC를 주최한 문현진 GPF 의장은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출간한 책 ‘코리안 드림’에서 자세히 밝혔듯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동북아 지역 경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안정을 돕고 핵 확산을 막아 인류에 기여하는 일이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비즈니스스쿨(MBA)을 졸업했다.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성장하면서 조국의 분단은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어떤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하나 된 꿈이 하나의 코리아를 만든다”다면서 풀뿌리 통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리안 드림’에서 한반도의 정체성과 운명을 바탕으로 한 ‘통일의 길’을 논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비롯한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아 통일을 이뤄내면 한국이 21세기를 주도하는, 세계 평화의 실증을 세우는 국가가 된다는 게 요지다.
 
“독특한 역사적 전통에 의해 형성된 한민족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부터 통일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홍익인간의 정신, 즉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인류에 봉사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다. 홍익인간의 이념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담겨 있다. 남북 모두가 공유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통일의 비전을 구성해야 한다. 운명 개척의 시작은 우리의 사명을 실현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통일은 한국이 번영한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백범 김구(1876~1949)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않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모두가 통일의 주인이 되자”

문 의장은 One K 콘서트를 후원한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전 세계의 유명한 가수들이 한국의 통일을 노래로 염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은 이뤄지게 마련이다. 음악은 인종, 문화를 초월해 보편적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한국 젊은 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한데, One K 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이 통일 운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게 했다. 국내외 850개 단체가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참여했다. 시민들이 앞장서 풀뿌리 통일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가 내놓은 어젠다인 ‘코리안 드림’은 ‘대한민국이 홍익인간이 밝힌 이상을 실현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칭기즈 칸 부족은 몽골에서 가장 약한 집단이었으나 ‘한 하늘 아래 하나 된 세상’이라는 그들의 꿈은 심오했다. 모두가 함께 같은 꿈을 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미국 혁명도 마찬가지다. 보잘것없는 농부, 작은 가게 주인들이 대영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신에게서 받은 천부인권을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이 건국으로 이어졌고 오늘의 초강대국이 됐다. 홍익인간이 밝힌 이상은 몽골 제국의 꿈, 미국을 건국한 이들의 소망과 같다. 누구나 ‘나’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던진 돌멩이 하나는 많은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평범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통일 문제의 주인이 된다면 통일운동의 거대한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존재하는데 시민들이 앞장서야 한다. 정치 지도자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한국 경제가 통일을 수용할 만큼 건강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정치, 경제 분야의 리더들이 담합해 만들어낸 체제가 역동적이지 못해 통일의 발목을 잡는다. 한국 언론을 보면 통일에 부정적, 냉소적인데 잔이 아직 반밖에 안 찼다고 볼 수 있으나 반이나 찼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오래전에는 한국과 북한을 구분하지 못하고 분단된 지도 몰랐다. 현재는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도 한국의 상황을 잘 안다. 세계가 한국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반도 통일은 세계의 평화 공존과 직결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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