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호

2019 DIEX

제3회 스마트 국방 ICT 산업박람회 성황리에 열려

“블랙이글스처럼 한국 경제 ‘수직 비행’ 기대”

  • 배수강 기자 고재석 기자

    bsk@donga.com jayko@donga.com

    입력2019-11-1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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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1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스마트국방 ICT 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지호영 기자]

    10월 31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스마트국방 ICT 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지호영 기자]

    11월 2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코 야외 특설무대. 1000여 명의 시민이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공군 특수비행전대 ‘블랙이글스’의 초음속 훈련기 T-50B 골든이글(Golden Eagle) 7대가 구미코 상공을 가로질렀다. 비행기 스모크 분사기에서 뿜어져 나온 형형색색의 연기는 구미 하늘을 가로질렀고, 태극 문양을 만들며 펼치는 곡예비행에 구미 시민들의 감탄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10월 31일~11월 2일 구미코에서 열린 ‘제3회 2019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 ICT 산업박람회’(이하 박람회) 폐막일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비행을 지켜본 김형일(43·구미시 형곡동) 씨는 “말로만 듣던 블랙이글스가 구미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며 “블랙이글스 비행처럼 대기업과 우수 중소기업 국방 ICT 제품이 많이 팔려 우리나라 경제의 수직 비행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을 선도하는 경북, 스마트 첨단도시 구미,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사흘간 열린 이번 박람회는 1만2000여 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국방부와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공대, 경운대 LINC+사업단이 주최한 만큼 대·중소기업과 학계, 지역의 우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국방 ICT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먹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 발길 이어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 모형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5호 모형, 고속-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틸트로터(Tiltrotor) 무인기(TR-60) 앞에는 ‘꼬마 손님들’로 북적였다. 풍산이 전시한 K-9 자주포탄과 전차포탄, 한화의 230㎜급 다련장 천무와 소형무장헬기(LAH), 한화시스템의 AUV(연안에 매설된 기뢰와 해저면을 탐색하는 무인체계), 한화디펜스의 차륜형 대공포와 자주박격포(모형)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군수용, 산업용 드론 전시도 눈에 띄었다. 드론과 로봇이 주축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드론봇(Dronbot)과 신형 총기·군복·장비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수십 대의 드론이 적진에 침투해 폭탄을 투하하는 미래 전투 시스템 체험 공간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테러 조직 등 반국가 단체가 군용 드론을 활용할 경우 이를 막는 안티(anti) 드론체계(LIG넥스원)도 큰 관심을 끌었다. 



    박람회에서 만난 드론 전문가는 “과거에는 ‘전투기 지상주의’였다면 지금은 군용 드론이 과거 전투기의 역할을 맡는 추세다. 군에서도 드론교육센터를 만들어 ‘시뮬레이터’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면서 “개발 단계에 있는 군용드론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전투기 중심 체계보다 돈도 적게 들어 ‘가성비’가 좋다”고 설명했다. 

    다채로운 부대 행사는 박람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10월 31일 개막식에는 군악대 연주와 화려한 의장대 퍼레이드가 펼쳐졌고, 야외무대에서는 ‘구미 갓 탤런트 장기자랑대회’가 열려 구미 시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1월 1, 2일에는 임형주 팝페라 테너 공연과 제2작전사령부 태권도시범단 공연, 블랙이글스 곡예비행과 함께 ‘드론 축구’ 대회가 열려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드론 축구는 플라스틱 망을 씌운 드론 여러 대를 조종해 상대 드론과 경쟁하면서 도넛 모양의 골문 안으로 공을 넣는 경기. 

    또한 행사 기간 내내 주한 외국대사관 무관단의 구매 상담과 비즈니스 매칭 상담회가 잇따라 열려 중소기업이 판매 및 수출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각각 주최한 ‘기술이전 설명회’ 등도 함께 열려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수 제품, 국방부 시범 적용 요청

    11월 1일 열린 ‘우수제품 평가대회’에서 한 기업인이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11월 1일 열린 ‘우수제품 평가대회’에서 한 기업인이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11월 1일 열린 ‘우수제품 평가대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관계자들이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자사 제품을 설명했는데,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등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송곳 질문과 엄격한 심사가 이어졌다. 대회에서는 무선 정보유출 탐지시스템을 선보인 ㈜지슨이 국방부장관상을, 출력물통합관리시스템을 선보인 ㈜와우소프트가 육군참모총장상을, 센서와 AI 결합 신기술을 선보인 대보정보통신(주)이 공군참모총장상을, 위치측정솔루션에 대해 소개한 위탐(주)이 방위사업청장상을 받는 등 8개사 제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구미 갑)은 11월 2일 박람회 폐회사에서 “행사 개최를 위해 노력해준 기관과 기업, 대학 관계자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로 어려움을 겪는 구미 경제가 국방 ICT 산업을 통해 최단 기간에 재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폐막 이후인 11월 4일 ‘우수제품 평가대회’에서 입상한 8개사 제품들이 우리 군에서 시범 사용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공식 협조를 요청했다.

    ‘2019 DIEX’ 산파役, 김영형 금오공대 교수
    “구미 ‘미래 산업’ 모색하는 자리 됐으면…”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김영형(사진) 금오공대 IT융합학과 교수는 “‘제3회 2019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 ICT 산업박람회’는 정부 부처와 관계기관, 대·중소기업이 한데 모여 ICT의 미래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이전회, 주한 외국대사관 무관들의 무기 구매 상담 등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회 대회 동안 매년 박람회의 산파역(役)을 맡았다. 공공기관 1급 처장으로 근무하다 모교인 금오공대 대학원에 진학해 산업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현장파 교수’. 

    -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기업인들이 자사 기술력을 소개하면서 실질적으로 협업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명실상부한 내륙 최초 산업단지가 있는 구미의 중소기업들이 정부 및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회 콘셉트도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기업들이 상생·협업하는 대회였다. ADD와 ETRI 기술이전설명회, 국방기술품질원 주관 지원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돼 기업인들의 관심이 많았다.” 

    -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세대 전투기(KF-X) 모형이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5호 모형, K9 자주포와 지상로봇 등 평소 보기 어려운 공공기관·대기업 전시품들은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항공 모형도 만들고, 태권도 격파 시범도 보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찾는 좋은 체험 현장이 됐다고 본다. 또한 구미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할 때인 만큼 박람회가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줬을 거라고 믿는다.” 

    - 구미가 옷을 갈아입는다? 

    “정보기술(IT) 중심 도시인 구미는 백색가전과 모바일 산업이 위축되면서 신(新)산업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를 맞았다. 국방·드론 산업을 통해 구미의 미래 산업을 모색할 수 있었고, 에릭 존 보잉 한국지사장이 기조강연에서도 밝혔듯이 박람회에서 선보인 신기술은 기업들의 눈높이를 높이고 의욕을 갖게 하는 자극제가 될 거라고 본다.”  

    - 올해 처음 DIEX(Defence ICT Industries Expo)라는 대회명을 사용했다. 

    “그렇다. 글로벌 박람회를 지향하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DIEX’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세계가전전시회)처럼 DIEX도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해 매년 구미에서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통해 다국적기업들의 국방 기술에 우리나라 IT기술을 접목해서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신동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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