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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新재벌’ 카카오·네이버도 규제 대상 된다

언택트 수요 폭증… ‘문어발식 사업 확장’ 뇌관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코로나 新재벌’ 카카오·네이버도 규제 대상 된다

  • ●장중 한때 현대자동차 제친 카카오
    ●1분기 영업이익, 카카오 219%·네이버 7.4%↑
    ●카카오 대표 “카톡 선물 활발, 배송 선물 증가”
    ●네이버 대표 “코로나는 위기이자 기회”
    ●보험·증권 진출, 규제 이슈 노출 가능성
‘코로나 新재벌’ 카카오·네이버도 규제 대상 된다
누군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원하던 목적지에 예상보다 더 빨리 데려다주는 고속 열차다. 국내 양대 포털업체인 카카오와 네이버에 특히 그렇다. 

5월 14일 투자업계는 하루 종일 술렁였다. 이날 카카오 시가총액이 잠깐이지만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를 앞섰기 때문이다. 같은 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3% 오른 2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 한때 22만8000원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시가총액이 19조8500억 원을 기록해 잠시나마 코스피 시총 9위에 올랐다. 이튿날 카카오는 2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쳐 코스피 11위에 자리매김했다. 삼성물산(12위), SK텔레콤(13위), 현대모비스(14위), 포스코(16위), 한국전력(18위)을 모두 제친 성적표다.


“대면 소통 어려워지니 카톡 소통 활발”

주가는 꿈을 먹고 자란다. 올해 1분기 카카오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5월 7일 카카오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8684억 원,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8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공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당기순이익도 798억 원으로 354.9%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위기를 불러오리라던 감염병은 되레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카카오가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적 발표 직후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한 2월 말 카톡 채팅탭 이용 시간이 주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카톡을 통한 소통이 더욱 활발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위생·실내 활동 관련 배송 선물이 증가하며 ‘선물하기’ 서비스의 활용 범위가 교환뿐 아니라 배송 선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대표의 해석은 숫자로 증명된다. 카카오가 공개한 실적 내역을 자세히 뜯어보면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공동주문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카카오 메이커스 등 커머스 부문의 1분기 전체 거래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55% 늘었다. 여기다 카카오톡 상단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톡비즈보드’ 사업 실적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 간편결제 사용자가 늘면서 카카오페이의 1분기 거래액이 14조3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9% 늘었다. 



전망도 장밋빛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카카오를 통해 선물을 보내고, 쇼핑하고, 결제하고, 웹툰과 동영상을 즐겨 보던 소비자의 활동은 코로나19가 완화돼도 지속되리라고 본다”고 했다. 안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가 27만 원까지 뛰리라 예측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장기적으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시너지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수요 줄지만 서비스에는 기회”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인터넷기업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인터넷기업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네이버가 또 비상한 점도 투자업계의 관심거리다. 5월 15일 네이버 주가는 2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4조9881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주인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와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3위)만이 네이버를 앞섰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실적 성적표도 ‘수’다. 4월 23일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1조7321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4% 증가한 221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직전인 4월 초만 해도 일부 증권사는 1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하리라는 리포트까지 내놓은 바 있다. 감염병 확산에 따라 대형 광고주들이 예산을 감축하면서 광고 매출이 직격탄을 맞으리라 봤기 때문이다. 

상황을 반전으로 이끈 동력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다. 네이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했다. 또 월간 800만 명 수준이던 이용자 수는 지난 2월 900만 명, 3월 1000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46% 증가해 5조 원을 돌파했다. 네이버페이 분기 거래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페이 월간 결제자 수는 1250만 명이었는데, 특히 50세 이상이 53%가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그간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에 소극적이던 장년층까지 새로운 수요로 등장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웹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60%가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직후 “코로나19 확산은 마케팅 수요 감소 측면에서는 위기지만,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회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한 2014년과 2017년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나 쇼핑 검색 광고와 같이 신규 수익모델 확장이라는 변수가 반영됐었다”며 “올해 영업이익 성장률은 50%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 전망된다. 차기 성장 동력으로 꼽히던 클라우드, 라인웍스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빠르게 성장하는 등 언택트 확산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재벌의 시금석’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 견제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기회로 작용하면서 외려 대기업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 점도 양날의 검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처음 자산총액 10조 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그런데 1년 새 카카오페이증권을 비롯해 계열사를 26개사나 늘려 자산총액 순위를 32위에서 23위로 끌어올렸다. ‘재벌의 시금석’으로 꼽히는 30대 그룹에 단숨에 진입한 셈이다. 

현재 자산총액이 9조5000억 원 수준으로 41위인 네이버는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내년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대기업에 대해서는 상호·순환 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 등을 적용한다. 오너 일가로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작 이 와중에 카카오와 네이버는 신사업으로 계속 진군하면서 ‘문어발식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금융 분야로의 확장이 눈에 띈다. 금융은 산업 속성상 규제 이슈에 노출돼 있을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5월 말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연내 보험·주식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6일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의 계열사 편입을 완료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꾼 바 있다. 

금융 당국 출신의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과거 핀테크(FinTech·금융+정보기술) 사업에 진출하려던 대기업들도 사외이사 등 직책에 금융 당국 출신을 영입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최근 포털업체로 금융 당국 출신이 이직한 경우가 있는데, 뒤집어 말하면 각 업체들이 규제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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