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호

[단독] “김종인, 윤석열 지지율 쉽게 안 빠질 것이라 말해”

“의미심장한 대목”…安과의 합당론 차단 위한 고도의 우회전략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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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1-01-12 11: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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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출마설을 두고 최근 사석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에는 (정권에 대한 반대의) 에너지가 붙어 있기 때문에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문(反文) 표심’이 제1야당 후보가 아닌 윤 총장에게 쏠려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속내가 읽힌다. 

    12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현직 검찰총장이 무슨 야권후보냐”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그간 김 위원장의 발언과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1월 3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총장이 30.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는 20.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로 오차범위 안에서 2, 3위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5.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위원장의 시각은 선거 전략가인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의 해석과 궤를 같이 한다. 박 대표는 지난달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은 권력과 충돌하면서 지지를 획득했다는 면에서 김영삼 정권 당시 대통령과 맞서면서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떠오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가깝다”면서 “그렇게 국민적 신망을 얻으면 정치적 에너지와 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러한 기류 변화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주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대표로 쏠리는 관심과 당내 중진들이 주장하는 합당론을 차단하기 위한 고도의 우회전략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윤 총장을 두고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오는데 그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서 자기가 인생의 국가를 위해서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결심할 거니 내가 구체적으로 얘기는 안 하겠다”고 덧붙였다. 

    ‘별의 순간’은 김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대권 잠룡을 칭할 때 썼던 표현이다. 그는 2007년 한 인터뷰에서 대선출마설이 돌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두고 “인간에게는 살아가는 동안 역사에서 하나의 ‘별의 순간’이 있고 정운찬이라는 개인에게 그 순간이 도래했다. 그 ‘별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면 역사의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는 “2012년에 이미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 윤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의 인연도 새삼 회자된다. 김 위원장은 같은 경제학자인 윤 명예교수를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은 적이 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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